국민의힘 선관위 1차 컷오프 결과 함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오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11명이었던 국민의힘 대선주자가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가나다순) 후보 8명으로 정리됐다. 컷오프를 여유 있게 통과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선두 다툼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15일 발표한 컷오프 결과, 2차 경선에 진출할 8명의 후보가 확정됐고 박진·장기표·장성민 후보가 탈락했다. 지난 13~14일, 책임당원 2000명과 일반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누구를 선호하는지’를 조사한 결과다. 최근 홍 의원이 급부상하고 윤 전 총장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1차 예비경선에서 누가 1위를 차지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국민의힘 선관위는 투표 결과에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참여 인원도 극히 제한적이었고, 자료도 봉합해 전달했다. 결과를 확인한 뒤 그대로 파기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사 결과 발표 장소에는 정 위원장과 한기호 사무총장, 선관위 참관인 5명만 참석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 5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컷오프에서 이준석 후보가 1위를 차지한 사실이 바로 유출되면서 대세론이 형성돼 이 대표가 본선에서도 무난히 승리한 사례가 있다.

 

최근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각축이 치열한 상황에서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선관위가 보안에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개표 결과를 함구했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박빙의 차이로 경합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고 조용기 목사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모습. 연합뉴스

 

양쪽은 서로 대세론의 주인공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입장문을 내어 “과분한 지지를 보내주신 데 대해 고개 숙여 감사인사를 드린다”며 “저는 확실한 승리카드다. 대선 압승을 위해 오늘부터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캠프에서는 본경선으로 갈수록 커지는 당원투표 비중에 기대를 걸고 있다.

 

2차 예비경선에서는 당원투표 비율이 30%, 본경선에서는 50%로 늘어난다.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는 “1차 컷오프에 당원 비율이 20%만 반영됐는데 1위를 고수했다”고 주장하며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 결국 당원들이 정권교체를 위해 누가 필요한지 전략투표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에 성공한 홍 의원 쪽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홍 의원은 이날 고 조용기 목사 빈소를 방문한 뒤 기자들에게 “컷오프 안된 것이 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농담을 건넨 뒤 “컷오프를 통과한 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본경선까지) 아직 50일이 남았고 그 사이 어떻게 출렁일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여태껏 당원들은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당대표 등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전략적으로 찍어왔다. 이미 ‘홍준표 상승세’는 막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난립하던 경선후보가 8명으로 정리되면서 본격적인 토론 경쟁도 펼쳐진다. 8명의 예비후보들은 오는 16일 첫 토론을 시작으로 2차 경선 때까지 6차례 토론회에서 맞붙게 된다. 홍 의원은 “전 토론회에 구애받는 사람도 아니어서 특별히 준비할 것도 없다. 원래 하던 대로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윤 후보 쪽도 “윤 전 총장이 워낙 임기응변에 강하다.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다음달 8일, 2차 예비경선을 통해 경선후보는 4명으로 압축되며 최종 후보는 오는 11월5일 본경선에서 확정된다. 배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