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번째 SLBM 발사 성공

 

수중사출→점화→비행→탄착까지 SLBM 3단계 전력화시험 마무리

지하시설 타격 고위력미사일까지 북핵 대응 재래식 첨단무기 성과

 

‘북 도발 견제’ 대국민 홍보 효과...군비경쟁 촉발 ‘안보딜레마’ 우려

 

한국이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15일 도산안창호함(3천t급)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되고 있다.

 

“우리가 이 정도 능력이 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동안 각종 무기개발 관련 사안은 보안이라며 확인해주지 않던 국방부 관계자가 15일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잠수함 발사시험 성공을 공개하면 한 말이다. 북한이 ‘북극성’이란 무기 이름으로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SLBM 개발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자, 대북 견제뿐만 아니라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란 것이다.

 

이런 국방부 의도는 ‘우리가 세계 7번째 SLBM 수중 발사 성공국’이란 설명에서도 드러났다. 국방부는 SLBM은 개발기술이 무척 어려워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만 운용하고 있는 무기체계라고 밝혔다. SLBM 개발에 나선 북한이 바지선에서 발사 실험을 했을뿐 잠수함 수중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으니 뺐다는 것이다. 수중 발사를 아직 못한 북한과 달리 이날 잠수함 도산안창호함(3000t급)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됐으며, 계획된 사거리를 비행해 목표 지점에 정확히 명중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SLBM 전력화를 위해 3단계 시험을 해왔다. 지상 사출시험과 수중 사출시험, 잠수함으로부터의 발사 등이다. 이날 SLBM 핵심 기술로 꼽히는 ‘콜드론치’(냉발사체계·발사관에서 공기 압력으로 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낸 뒤 엔진 점화 방식) 기술 검증까지 끝냈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SLBM 발사과정은 콜드론치 후 부스터 점화, 메인추진기관 점화, 비행, 탄착 단계로 진행된다”며 “잠수함에서 발사된 후 최종 탄착까지 전체적으로 시험이 성공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SLBM이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는 뛰어난 은밀성과 높은 생존성 때문이다. 육상 기지와 공군기에서 운용하는 미사일은 적대 세력에게 사전에 위치가 파악되거나 레이더로 탐지가 가능하다. 유사시 적대세력의 첫번째 공격 목표가 돼 파괴될 가능성이 큰 반면, 잠수함에 탐재된 탄도미사일은 은밀히 수중에 숨어있다 적대세력의 주요 목표를 순식간에 공격할 수 있다. 이때문에 청와대와 국방부는 “SLBM을 보유함으로써 전방위적인 위협으로부터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억제 전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 도발에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실험 성공으로 충분한 억지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도 관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군 SLBM 관련 질문에 “중국은 보도를 주의 깊게 봤다”며 “관련 국가는 공동으로 지역의 평화, 안정, 발전을 유지하는 데 힘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국방부는 압도적 대응 능력을 갖는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도 올해 중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탄두 중량을 세계 최고수준인 3t 이상으로 키워 북한 지하 주요시설을 압도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이 미사일과 SLBM은 유사시 북한 주요시설들을 파괴할 수 있어 한반도 전략균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무력 강화를 공언하고 한국은 자주국방을 강조하며 재래식 첨단무기 개발로 맞서고 있다. 안보 딜레마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쪽이 안보를 튼튼하게 하려고 군사력을 증강하면 불안해진 상대도 덩달아 군사력을 늘리기 마련이다. 양쪽이 서로 작용-반작용의 군비 경쟁을 벌인 결과 안보가 모두 취약해지는 역설적 상황이 ‘안보 딜레마’다. 권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