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 "학살 원흉 비호"…여야 모두 "묵과할 수 없는 망언" 맹비난

윤석열 "정치 다 잘했다는 것 아니고 권한 위임 부분 배울 점 있다" 해명

 

 택시조합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9일 부산 연제구 부산개인택시조합에 택시를 타고 도착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윤 후보 손에는 윤희숙 전 의원이 쓴 책 '정치의 배신'이 들려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일부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비난 여론이 일자 윤 전 총장은 "정치를 다 잘했다는 게 아니라 권한 위임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호남에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망언이자 호남 폄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후보는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찾아 "대통령이 되면 최고 전문가를 등용해 시스템 정치를 하겠다"는 발언을 하기에 앞서 전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로 보기

 

이어 "왜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보았기 때문에 맡긴 거다. 그 당시 정치했던 사람들이 그러더라.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해라'며 웬만한 거 다 넘겼다고…. 당시 3저 현상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렇게 맡겼기 때문에 잘 돌아간 거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이어 대권을 잡은 뒤 시스템을 관리하면서 정국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지역과 출신 등을 따지지 않고 최고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한 뒤 시스템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은 해보면 어렵다. 경제 전문가라 해도 경제가 여러 분야 있어서 다 모른다. 최고 고수들, 사심 없는 분들을 내세워야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 권력, 정치 권력 수사하면서 저도 일반 국민 못지않게 익혔지만 조금 아는 것 갖고 다 할 수는 없다"면서 "최고 전문가 뽑아서 임명하고 시스템 관리하면서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소통하고 챙길 어젠다만 챙길 것이다. 법과 상식이 짓밟힌 이것만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 발언을 5·18 단체는 '망언'으로 규정하고 사죄를 촉구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성명을 내 "5·18 학살 원흉인 전두환을 비호한 윤석열은 광주와 호남 시민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을 했다"며 "망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김순례, 김진태, 이종명 의원이 2019년 국회에서 5·18을 왜곡하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상처 준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며 "국민의힘도 오월단체와 국민에게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제시하라"고 강조했다.

 

호남 정치권도 거세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성명을 내고 윤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두고 호남 폄훼라고 규탄했다.

 

광주시당은 "윤석열 후보가 호남이 전두환 정치를 옹호했다고 하는 부분은 도저히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망언이다"며 "전두환 집권 기간 호남은 정치적 차별뿐 아니라 경제적 차별까지 받으며 낙후의 길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또 "엄혹한 전두환 통치 기간에 그를 칭찬하고 찬양할 호남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나"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시 국민의힘 경남도당에서 "그분이 집권 7년 동안 잘못한 것 많고 정치를 전반적으로 다 잘했다는 게 아니다"며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게 그 후 대통령들이나 전문가들이 다 하는 얘기이며 호남분들 중에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했다"며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는데 전문을 보면 다 나온다"고 밝혔다.

 

여당, 윤성열 '전두환 발언' 맹비난 "참담한 역사관, 명백한 망발"

"군사독재 흠모…윤석열 정부 등장한다면 폭군 전두환 시대 부활"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참담한 수준의 망발이라며 맹폭을 퍼부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찾은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논란을 샀다.

 

윤석열

 

이소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제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찬양하는 윤 전 총장, 수준 낮은 역사 인식과 반복되는 참담한 발언에 국민들은 지쳐간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설화의 수준을 넘어 윤 후보의 참담한 정치관과 역사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학림사건, 부림사건, 수지 김 간첩 조작사건,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사건,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 등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리는 무수한 일들이 바로 전두환 정권 때 행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전두환의 정치를 찬양하여 호남까지 운운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명백한 망발이다.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 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시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 씨는 남긴 해악이 너무도 뚜렷해서 재평가의 여지조차 없다"고 말한 뒤 "윤 전 총장은 영남에서 인기를 끌어보겠다는 의도로 기본적 역사의식도 없는 발언을 마구잡이로 내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의원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우원식 의원은 '전두환이 정치 잘했다는 윤석열, 그 입 닫고 정치판을 떠나라'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군사독재를 흠모해온 윤씨의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우상호 의원도 '얄팍한 기회주의자, 윤석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표가 된다면 양잿물이라도 마실 기세"라고 비꼬았다.

 

홍영표 의원 역시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서의 최소한의 역사의식도 없이 독재자를 부러워하는 윤석열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용기 의원은 "윤 전 총장 논리라면 박정희도 군사 쿠데타만 빼면, 이명박도 BBK 사건을 빼면, 박근혜도 최순실 국정농단과 세월호 사건을 빼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며 호남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신정훈 의원은 "내심으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학살 원흉 전두환을 동경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지 않았나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성주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등장한다면 폭군 전두환 시대의 부활이고, 사기꾼 MB(이명박 전 대통령) 시즌2, 무능한 박근혜 정부의 재현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김원이 의원은 SNS에 "억울한 죽음과 평생 남아 있는 트라우마를 알고나 있는지…"라며 "도대체 생각이란 걸 하고 말을 내뱉는 것인지, 망언의 한계가 있는지, 그 최대치가 어딜지 이제 두렵기까지 하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메시지를 통해 "윤 전 총장은 광주묘역 비석 닦기 전에 본인의 정신부터 세척하기 바란다"며 "노동관, 역사관, 여성관, 환경관, 정치관 모든 부분을 총체적으로 닦아도 모자랄 것 같다"고 비꼬았다.

 

오현주 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이완용도 나라 팔아먹은 것 빼면 잘했다'는 말과 무엇이 다르냐"며 " 어설픈 변명보다는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장혜영 의원도 "지금까지의 망언과는 차원이 다른, 역사에 남을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 '전두환 옹호' 망언 파장…"헌법정신 망각" 야당 주자들도 맹공

 

홍준표 "광주서 울어놓고" 유승민 "입만열면 망언" 원희룡 "천박하고 한심"

윤석열 "앞뒤 다 떼고 논란이라니"…주호영 "호남 비하와는 관련없어" 주장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정치를 일부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경쟁 주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일자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으며 '권한 위임'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취지의 언급이었다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왜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라며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을 관리해봤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경쟁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사람만 잘 쓰면 된다는 인식이야말로 수천 년 왕조 시대의 왕보다도 못한 천박하고 한심한 지도자 철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하였을 뿐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실언을 사과하고 대통령의 사명을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윤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직후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고 비석 앞에서 울기까지 한 것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십수년간 우리 당이 광주에서 했던 모든 국민통합 노력이 자칫 국민께 쇼처럼 비칠까 우려된다"며 "국민께서 상식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윤 후보는 '1일 1망언' 후보를 넘어 입만 벌리면 망언을 뱉는 '벌망(입만 벌리면 망언)' 후보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정권교체 최대의 짐, '벌망' 윤 후보는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제발 그 입단속이라도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오후 국민의힘 경남도당 사무실에서 "권한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얘기는 전문가들도 다 하는 얘기"라며 "호남 분(들) 중에도 그런 말씀 하는 분들이 있다"고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잘한 부분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히 얘기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어서 (논란이라고)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은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도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5·18은 분명히 잘못됐다는 취지를 분명히 한 것이기 때문에 호남 비하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도 "'호남분들도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고 한다'는 윤석열 후보님. 광주 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며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고 맹비판했다.

 

이젠 ‘전두환’까지 미화한 윤석열의 몰역사적 인식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며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맡긴 거다”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게 한두번이 아니다. 오죽하면 ‘1일 1망언’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하지만 독재자 전두환씨를 미화하고 나선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대선 주자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몰역사적 인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소양 부족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미화 발언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전두환씨처럼 경제 등 각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기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그 당시 3저 현상 이런 게 있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맡겨놔서 잘 돌아가는 거다. 저도 최고 전문가들 뽑아서 적재적소 (배치)해놓고 전 시스템 관리나 하면서 (…) 챙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두환씨가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기용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를 두고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전두환 독재정권의 무자비한 폭압정치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짓밟혀 국민들이 고통받은 사실을 윤 전 총장은 모른다는 말인가. 국민들이 목숨을 걸고 독재 타도 투쟁에 나서 민주주의를 회복했을 때 윤 전 총장은 어디에 있었다는 말인가. 특히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5·18 희생자와 유족들의 아픔을 생각한다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7월30일 부산 민주공원 행사에서 이한열 열사의 사진이 담긴 조형물을 가리키며 “부마항쟁인가요”라고 하고 8월15일 광복절엔 안중근 의사 영정에 술잔을 올리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하면서는 윤봉길 의사의 말을 올려 실소를 자아내게 했는데, 이번 전두환씨 관련 망언은 묵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윤 전 총장은 발언의 파문이 커지자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했다”며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는데 전문을 보면 다 나온다”고 해명했다. 말꼬리를 잡는다는 불만인데, “전두환씨가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자기가 말해 놓고도 남탓으로 돌리며 딴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매번 이런 식으로 문제 발언을 하고 파문이 일면 발뺌을 하는 것도 치졸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더 이상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자신의 망언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