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 “어느 국가도 보여준 적 없는 새 기술”

공대공 미사일인지 MD 파괴 위한 대응체인지 의견 엇갈려

 

중국이 지난 7월 말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때 활공체에서 별도 ‘미사일’이 발사되는 매우 특이한 형태의 실험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 이 사안에 대해 잘 하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7월27일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HGV) 발사 시험을 할 때 발사체가 음속보다 빠른 속도(마하)로 남중국해 해상을 활공하던 중 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 어느 나라도 지금까지 보여준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어서 미 국방부의 과학자들이 크게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신문은 앞선 10월17일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따 “중국군이 최근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궤도를 비행하다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 시험 발사를 했다”며 “미사일은 목표지점에서 20마일(약 32㎞) 가량 벗어났지만, 기존에 파악하고 있던 것보다 기술적으로 대단한 진전을 보여 미 정보당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었다.

 

 

이 기사에 인용된 ‘한 소식통’은 당시 “중국이 어떻게 이 정도로 진전된 능력을 갖췄는지 알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그가 언급한 ‘진전된 능력’이란 비행 중인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에서 별도 미사일을 쏘는 역량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미 국방부의 연구기관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전문가들이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활공체에서 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따른 물리적 제약을 중국이 어떻게 극복했는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다음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문제는 중국이 이 능력을 개발한 ‘목적’이다. 신문은 이 미사일이 공중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한 ‘공대공 미사일’인지, 자신을 노리는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한 대항체(countermeasure)인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7월 실험에서 발사된 별도 미사일은 자체 타격 목표가 없었는지 그대로 바다에 빠졌다.

 

백악관은 이 실험에 대한 견해를 묻는 신문의 요청에 답변을 거부하며 “중국의 지난 실험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반응하는데 그쳤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18일 이 실험에 대해 “우주선의 재활용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우주발사 시험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길윤형 기자

  

일본 ‘소형 위성’ 발사 추진…중·러 극초음속 미사일 감시 목적

 

2020년대 중반 3기 발사 목표

미국 ‘소형 위성 콘스털레이션’ 참여도 검토

 

        일본 정부가 구상하는 소형위성 관측망 이미지. <요미우리신문> 갈무리

 

일본이 중국·러시아의 극초음속 활공 무기(HGV) 등을 감시하기 위해 소형 위성 발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2일 일본 정부가 2020년대 중반께 소형 위성 3기를 발사해 관측망 구축을 위한 점검에 나설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재해 파악이나 해양 감시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가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을 감시·추적하는 군사 목적으로도 활용할 생각이다.

 

소형 위성은 무게가 100~500㎏ 정도로, 지상에서 400㎞ 전후의 저고도 궤도를 돈다. 위성 여러 개를 연동시켜 정보 수집력을 끌어 올릴 수 있다. 30기 이상 발사하면 수 시간 안에 세계의 어느 곳이라도 관측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성 3기의 발사 비용은 약 600억엔(6200억원)으로 기시다 후미오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안보 기금(약 5000억엔)에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가 소형 위성 발사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보 측면의 필요 때문이다. 중·러가 최근 공 들여 개발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기권에서 낮게 비행하기 때문에 기존 미사일 방어체제로 포착이 쉽지 않아 위성 등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만 넓은 범위를 포괄하기 위해서는 위성이 많이 필요하고 거액의 비용이 든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계획한 ‘소형 위성 콘스털레이션’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 조사·연구 비용으로 올해 2억엔의 예산까지 편성했다.

 

미국은 300~1000㎞ 고도에 1000기 이상의 소형 위성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 저궤도에 감시 위성을 쏘아 올려 저고도로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탐지·추적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정책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위성 일부의 생산이나 발사를 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부담을 덜 수 있고, 일본은 북한·중국·러시아의 미사일 위협에 더 쉽게 대응할 수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