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대만 이름 사용 외교공관 개설 처음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 대표처가 18일 문을 열고 업무에 들어갔다. 대만 외교부 제공

 

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리투아니아에서 대만의 외교 공관이 문을 열고 업무를 시작했다. 중국 쪽은 ‘내정 간섭’이라고 맹비난하며 보복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19일 <대만중앙통신>(CNA)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사실상 대만의 대사관 구실을 할 ‘대만 대표처’가 전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공식 개관했다. 유럽 국가 가운데 ‘대만’ 이름을 사용한 외교공관이 개설된 것인 리투아니아가 처음이다. 중국의 수교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사실상 대만의 외교공관임에도 ‘대만’ 대신 수도인 ‘타이베이’를 앞세워 ‘타이베이 대표부’, ‘타이베이 경제·문화 대표처’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대만 외교부는 자료를 내어 라트비아 주재 대표부 황쥔야오 대표를 신임 리투아니아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간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연안국가의 영사업무는 라트비아 주재 대표부에서 맡아왔다. 대만 외교부 쪽은 “새로 설립된 리투아니아 대표부는 향후 반도체와 레이저, 핀테크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양국 협력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리투아니아 정부가 자국 주재 ‘대만 대표부’ 승인을 결정한 지난 8월 중국은 리투아니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한편, 자국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를 추방했다. 또 리투아니아로 향하는 직통 화물열차 노선의 운영을 중단시키는 등 보복조처를 단행했다. 그럼에도 리투아니아 정부는 지난날 달 “내년 초에 대만에 리투아니아 대표부를 개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쪽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밤 대변인 명의 담화문을 내어 “중국의 강력한 반대와 거듭된 만류에도 리투아니아 정부가 끝내 ‘대만 대표부’ 설치를 승인했다”며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공연히 어긴 처사로, 중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해치고 거칠게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은 이에 강력 항의하고 결사 반대하며, 리투아니아 정부가 잘못된 결정을 즉각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며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결과는 리투아니아 쪽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