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주간 모든 국외입국자 10일간 격리
ECDC “가장 심각한 변이”… 백신 무력화 우려도
박수현 수석 “대대적인 방역조치 조정도 가능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1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119 구급대원 및 의료진이 확진 환자를 감염 방지용 카트에 실어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나이지리아 방문 부부 등 5명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1일 확인되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빠르게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3일부터 2주간 모든 국외입국자의 자가격리(10일)를 추진하는 한편, 국외 입국 확진자에 대해 전장유전체(바이러스 유전자 전체)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달 24일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40대 부부 등 3명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또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나이지리아에서 귀국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50대 여성과 그 지인 등 2명 역시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실로 추가로 확인했다. 문제는 40대 부부 2명이 백신접종 완료자였기 때문에 이동제한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50대 여성 2명의 오미크론 감염이 뒤늦게 확인된 것도 지역사회 감염 우려를 키운다.
오미크론 변이가 강한 전파력을 가진 만큼 정부는 이날 정부는 이날 오미크론 바이러스 대응 범부처 티에프(TF)를 열어, 입국제한을 실시 중인 8개국 외에 나이지리아를 입국제한국으로 추가 지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국외입국자들에 대한 격리조치도 강화된다. 질병관리청은 “남아공, 나이지리아 등 9개 국 외 모든 국가발 국외입국자에 대해 향후 2주간(12월 3일~16일)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10일간 격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국인과 장기체류외국인은 자가격리 10일 동안 3번의 PCR검사(사전, 입국뒤 1일, 격리해제 전)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또 국내 입국자의 자가격리면제서 발급도 최소화하고, 모든 해외 입국 확진자에 대해서는 전장 또는 타겟유전체 검사를 추가로 실시해 오미크론 변이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에 대해 24시간 이내 접촉자 조사 및 등록을 완료하도록 역학조사도 강화할 계획이다.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접종완료자도 예외 없이 자가격리를 해야하고, 격리기간도 현행 10일에서 14일로 연장된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지금까지 발견된 주요 변이 중 가장 심각한 변이(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라고 표현 될 정도로 감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아공이 지난달 9일 샘플을 채취해 11일 최초로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하고 24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지 9일만에 한국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정보가 아직 많지 않아서 조심스러운 단계이지만 남아공에서 분석되는 변이 중 거의 100%가 오미크론 변이로 나온다. 미뤄 짐작하면 델타 변이 보다 전파력이 빠르고, 델타 변이보다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를 낮출 수 있다는 예측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를 남아공 보건 당국에 처음 알린 안젤리크 쿠체 박사 등은 전파력이 높은 반면 치명률은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자는 80%, 추가접종자는 22%이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돌파감염과 재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서 우려가 크다. 김태형 테라젠바이오 상무는 “우리가 바이러스 변이를 연구할 때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 유무를 유심히 관찰하는데 오미크론은 기존의 주요변이(알파·베타·델타·감마)를 모두 갖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재감염을 거듭하면서 기존에 있던 변이를 모두 공유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일 5266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로 나타났다. 이틀 연속으로 신규 확진자가 5천명, 위중증 환자가 7백명을 넘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266명(국내 5242명, 국외유입 24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가장 많다. 위중증 환자 수도 733명으로 역시 코로나19 확산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이날 사망자는 47명으로 전날(34명)과 견줘 13명이 많다. 누적 사망자 수는 3705명이다. 코로나19 확산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한 서울의 확진자는 2262명이다. 또 경기지역은 1490명, 인천은 354명으로 나타났다.
위중증 환자는 733명으로 역시 연일 최대 규모를 보이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지속해서 늘며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79.1%로 나타났다. 전날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이미 정부가 비상계획을 긴급 검토하는 조건(75%)을 넘었다.
특히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의 중환자 병상가동률은 연일 85%를 넘고 있다. 서울 90.1%, 경기 85.5%, 인천 88.6% 등이다. 충북(96.9%), 충남(89.4%), 대전(100%) 등 수도권과 가까운 비수도권 중환자 병상도 가동률이 높은 상황이어서, 수도권 환자의 이송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용 권지담 기자
미국도 오미크론 확진자 첫 발생…한국 등 27개국 확산
백신 접종에도 감염…일주일 만에 빠르게 번져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한 이미지 사진. AFP 연합뉴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자가 미국에서도 발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오미크론이 보고된 지 일주일 만에 한국 등 최소 27개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왔다.
1일 (AP) 통신 등 보도를 보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의 첫 번째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남아공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귀국했고, 일주일 뒤인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 이른바 돌파 감염이다. 그는 경미한 증상을 보이다가 현재 회복되는 상태로, 자가 격리를 하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이 확진자와 긴밀하게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해 코로나19 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며 남아공 등 아프리카 8개국으로부터의 여행을 제한한 여행 금지 조처는 오미크론 변이를 분석할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 조처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 25일 처음 보고된 뒤 1주일 만에 아프리카와 유럽, 미국, 한국 등 최소 27개국에서 확진자가 보고되면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1일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40대 부부와 그의 지인 등 5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발간한 주간(11월22~28일) 코로나19 역학 보고서에서 “기존 우려 변이와 비교해 오미크론 변이는 면역회피 또는 더 높은 전파력 가능성을 시사하는 예비 증거가 있다”며 “이는 추가적인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평가에 대한 증거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포함하며 더 많은 정보가 사용 가능해지면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했다.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정확한 특성 파악에 2주 또는 여러 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현준 기자
일본 두번째 ‘오미크론’ 감염 확인
“지난달 말 입국한 외국인 남성”
일본 도착 국제선 신규 예약 전면 중단
30일 방호복을 입은 일본 나리타공항 관계자가 대기하고 있는 승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에서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두 번째 감염자가 나왔다.
(NHK) 방송은 1일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11월말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 남성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도 첫번째 감염자처럼 공항 검역소에서 양성이 나왔고, 국립감염증연구소에서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오미크론 판정을 받았다.
일본에선 지난달 28일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나미비아 국적의 30대 남성 외교관이 처음으로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고 30일 확인된 바 있다. 하루 만에 두번째 감염자가 나온 것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오미크론 유입을 막기 위해 이달 말까지 일본에 도착하는 모든 국제선의 새로운 항공 예약을 중단할 것을 항공사에 요청했다. 이 조처를 취하면, 외국인 신규 입국에 더해 현재 항공편 예약을 하지 않은 상태인 일본인도 입국이 어려워진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긴급 예방 조치”라고 설명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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