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원 2년전 재판 증인 출석

“5·18때 광주방문 안했다” 위증

 

송진원 전 육군 제1항공여단장(오른쪽) 등 육군항공 관계자들이 1989년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고 전두환씨 사자명예훼손 1심 공판에서 광주 방문을 부인했던 5·18 민주화운동 당시 송진원(90) 육군 제1항공여단장(준장)이 위증혐의로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았다.

 

2일 광주지법 형사9단독 김두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씨의 위증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송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송씨는 2019년 11월11일 전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광주사태 당시 광주를 방문한 적이 있는가요?”라는 전씨 쪽 변호인의 질문에 “없다”고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1982년 육군 항공감실(육군본부 특별참모부)이 발간한 <80 항공병과사>의 ‘사태일지’ 5월26일에 ‘1항공여단장 외 6명 광주 UH-1H(1310~1445)’라고 적혀 있는 점을 근거로 기소했다. 송씨는 5·18 당시 1항공여단장을 역임한 뒤 1982년 육군항공감으로 재직 중이었다.

 

이날 공판에서 송씨와 검찰은 송씨 위증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다퉜다. 검찰은 “송씨는 1989년 고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1995년 검찰조사에도 참여하는 등 5·18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씨는 5·18 관련 행적을 숨기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5·18 당시 송진원 육군 제1항공여단장이 광주에 투입됐다고 나온 <80 항공병과사> 기록. <한겨레> 자료사진

 

송씨는 최후 진술에서 “재판 증언 당시 변호인 질문을 ‘작전에 참여했냐’는 취지로 잘못 이해했다. 군 재직 시절 수차례 광주를 방문했기 때문에 5·18 때 광주 방문은 특별한 경험이 아니어서 재판 당시에는 방문 사실이 기억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송씨 선고 공판은 23일 오후 1시40분에 열린다.

 

한편, 전씨 사자명예훼손 항소심은 지난달 23일 전씨의 사망으로 공소기각(소송을 마치는 절차)이 결정될 전망이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계엄군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비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