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연구소 상습도박 등으로 고발

경찰청, 17일 경기남부청에 사건 배당

도박횟수·판돈 따라 처벌 수위 달라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경찰이 불법 도박 의혹으로 고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큰아들 이아무개(29)씨에 대한 수사를 17일 착수했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불법 도박의 종류, 횟수, 판돈에 따라 최소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씨가 상습도박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했다. 전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씨를 상습도박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이씨의 주소지 등을 고려해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했다.

 

앞서 언론 보도로 이씨가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씨는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게시판에 약 200개의 게시글을 올리고 해외 포커 사이트의 칩(게임 머니)을 거래하자는 글 등 100여건을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경기도의 불법 도박장을 방문했다는 글도 게시했다. 이 후보는 입장문을 내어 “언론 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했을 분들에게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로 이씨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불법 도박의 종류나 판돈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일시적인 오락 수준이 아닌 도박으로 인정되는 경우 형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형법 246조는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상습도박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이씨는 약 1년 7개월가량 커뮤니티에 도박 경험담을 올리는 등 장기간 도박을 한 정황이 있어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상습도박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있다. 공소시효(5년)도 만료되지 않았다.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경우 일반적으로 벌금형 선고가 많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도박장 개장이 아니라 단순히 도박에 참여했다면 보통 징역형은 어렵다. 가액이나 횟수가 많을수록 중형 가능성이 있다”며 “가액과 단순 도박 여부 등이 확인돼야 처벌수위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도 “도박장을 개장한 사람이 더 크게 처벌받고, 행위자는 실형이 거의 없다. 벌금이 얼마나 나오는지가 달라지는 수준”이라며 “상습성은 도박 횟수 등을 기준으로 살펴본다”고 말했다.

 

도박 횟수가 많고 가액이 클 경우 처벌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이승우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도박 사이트에 여러 차례 접속해 자주 도박을 하고, 정기적으로 도박장에 갔다면 상습도박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며 “판돈의 규모가 처벌에 중요하게 반영돼 경우에 따라 징역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해외 사이트에서 칩(게임머니)을 거래했다면 거래 방식에 따라 외환거래법에 저촉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도박의 종류에 따라 국민체육진흥법이 적용될 수 있다. 불법 사이트에서 스포츠 경기의 승부 예측에 돈을 거는 방식의 도박을 했다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처벌된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이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한편, 이날 가로세로연구소는 이씨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추가 고발했다. 이씨가 경기 성남시에 있는 마사지업소 이용 ‘후기’를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을 수사해 달라는 취지다. 관련 의혹에 대해 이 후보 쪽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16일 “성매매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윤주 이주빈 장예지 기자

 

김남국 “윤석역 쪽이 김건희 의혹 덮으려 아들 도박의혹 터뜨렸다는 제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아들의 ‘도박·성매매 의혹’에 대해 “김건희씨 의혹을 덮기 위해서 저희 후보자 아들 문제를 갑자기 터뜨렸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 TV>에 제보가 들어왔다며 “택시기사가 강남에서 손님을 한 명 태웠는데, 그 손님이 윤석열 후보 캠프의 사람이었던 것으로 이야기를 하더라. 그러면서 ‘(윤 후보 쪽이) 사과를 오늘 하고, (이 후보의) 아들 문제를 터뜨려서 이 사건을 충분히 덮고 한방에 (이 후보를) 보내버릴 수 있다’는 전화통화를 (손님이)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불법도박 의혹이) 터진 시기나 이런 것이 김씨 사건이 일파만파 터지다 보니 황급히 막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닌가”라며 “사과하는 대신에 여당 후보의 새로운 의혹으로 덮으려고 했던 의도가 야당에 있었던 것”이라고도 했다.

 

윤 후보 쪽이 김건희씨 논란을 막기 위해 이 후보 아들 의혹을 폭로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