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아들 불법도박 인정했지만

마사지업소 ‘후기’ 올린 것도 드러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큰아들 이아무개(29)씨의 ‘불법 도박’ 의혹을 인정하고 즉각 사과했지만 곧이어 성매매 의혹까지 불거지자 민주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아들 관련 의혹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어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하여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누리집에 올린 글 200여개를 근거로 불법 도박 의혹을 제기한 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이를 인정한 것이다.

 

선대위 확인 결과 이 후보 아들은 최근까지도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도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온라인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도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고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며 “국가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을 국민이 검증하는 것이라 가족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라도 무한 검증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 후보의 아들이 민주당 선대위를 통해 “저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상처 입고 실망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약 2시간여 뒤 이 후보 아들이 경기 성남시에 있는 마사지업소 이용 ‘후기’를 같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올린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이에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씨가 그 글을 쓴 것은 맞지만 성매매를 한 적은 없다고 선대위 관계자에게 밝혔다”고 밝혔다. 권 부단장은 ‘이씨가 마사지 업소에 간 것은 맞냐’는 질문에는 즉답은 피하고 “성매매 한 적은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고 “(마사지업소 이용 후기) 글을 포함해 이 후보와 아들이 포괄적으로 전부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큰아들 관련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민주당 내부에선 사태가 어디까지 커질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크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씨가 온라인에 쓴 글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유사한 보도가 계속 나올 것을 전제하고 있다”며 “현재로썬 사건의 향방을 예상할 수 없다. 뭐가 나오면 계속 사과하고 수사기관이 진행하는 절차에 성실하게 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선대위 핵심 관계자도 “때리면 맞고, 고발하면 수사받고, 처벌하면 처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도박은 본인이 시인했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가 이날 이씨를 경찰에 고발한 상황이라 조만간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불법 상습도박을 스스로 명백하게 입증한 것”이라며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김창인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시대정신에 대한 비전과 민생을 향한 정책은 없고 온통 양당 후보와 가족들의 범법행위로만 도배되고 있다. 콩가루 대선이 되고 있다”며 ‘가족 리스크’가 불거진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최하얀 송채경화 기자

 

이재명,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만난다

21일 온라인 대담 진행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2010년 2월 미국 롱비치에서 열린 테드(TED) 강연회에서 ‘민주적 토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는 21일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온라인 대담을 진행한다.

 

민주당 선대위는 16일 “이번 대담은 우리 사회에 자리한 공정과 정의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더 나은 미래를 견인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날 대담은 화상 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통해서 진행되며 ‘국민 참여단’이 패널로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국민 참여단’은 16~17일 민주당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이들 가운데 추첨을 통해 선발된다.

 

이번 대담은 당내 미국통으로 알려진 강선우 선대위 미래기획단 부단장이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는 “이 후보는 이번 대담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공정을 확보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이재명 선대위, 고3 · 암투병 뮤지컬배우 출신 등 인재영입

李 "정예람 학생에 주목…청소년 정치참여 계기로 만들어야"

간호사 등 총 5명…'국민추천 국가인재' 플랫폼 통해 선발

 

정예람 고3학생과 주먹인사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서 정예람 인천만수고 3학년 학생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암 투병을 계기로 뮤지컬 배우에서 사회적 기업가로 변신한 황서윤(39) ㈜박피디와황배우 대표 등 5명을 선대위에 영입했다.

 

이재명 대선후보 직속 기구인 국가인재위원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황 대표와 고교 3년생 정예람(19) 군, 기술기업 그린테크 이선우(50) 대표,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박승권(37)씨, 응급실 간호사 박성호(28)씨 등을 '국민추천 국가인재'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 2030세대 과학인재 4명에 이은 두 번째 인재영입이다.

 

이번에도 젊은 세대를 주로 영입함으로써 청년층 표심 공략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각자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발휘, 정책 자문을 하고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영입은 온라인 '국민추천 국가인재' 플랫폼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추천받은 630명 가운데 뽑은 것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기념촬영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와 2차 영입인재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영입 인재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성호 부산해동병원 응급실 간호사, 정예람 인천만수고 3학년, 이 후보, 황서윤 박피디와황배우 공동대표, 이선우 그린테크 대표, 박승권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이재명 대선후보는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오늘 제가 주목하고 싶은 분은 정예람 학생"이라며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 문제나 정치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에서는 정치 참여가 매우 뒤늦은 시기에 시작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유럽에서는 30대 장관도 나오고 40대 대통령도 나오는 상태인데 우리나라는 40세가 되기 전에는 아예 자격조차 안 준다"고 지적했다.

 

정예람 군은 내년 대학 입학을 앞둔 고교 3학년으로, 인천시 청소년참여위원회와 청소년 참여예산 추진단 등에서 청소년 복지·권리 등을 위해 활동해 왔다.

 

황서윤 대표는 뮤지컬배우 출신으로 2016년 암 진단을 받은 이후 팟캐스트로 암 투병기 등을 방송했고, 암 경험자들의 사회복귀를 돕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고 있다.

 

박승권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장학생으로 의대에 진학, 노동자 건강권을 챙기는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선우 대표는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를 딛고 15년째 기술기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박성호씨는 종합병원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며 간호 업무 과중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키웠다.

 

이들은 인사말을 통해 이 후보에게 뼈 있는 당부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선우 대표는 이 후보를 향해 "첫인상이 그리 좋지 않다. 다행인 것은 볼수록 매력이 느껴진다는 점"이라며 "내면의 진솔함과 혁신적 역량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박승권씨는 "대통령 만들어드리겠다. 그럴테니 날로 심해지는 사회양극화 문제에 대한 적극적 개선을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예람 군은 "이번 대선은 제가 투표권을 행사하는 첫 선거"라면서 "그런데 그 결정권을 쓰려고 보니 어떤 후보는 자꾸 과거를 말하는 것 같다. 정책도 비전도 없는 후보에게는 마음이 잘 안 간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우회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추진력이 강하다는 인상이 있다. 독불장군처럼 보일 순 있지만 그 힘을 청년에게는 기회를, 국민에게는 희망을 주는 일에 써달라"고 했다.

  

이재명 캠프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지대개혁·기후정의 추진

이재명 "지대개혁으로 사회전환" 추미애 "기본소득과 동시 추진"

추미애 "항간에선 '명추연대',  후보 구상과 제 뜻이 가장 잘조화"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악수하는 이재명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추미애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퍼포먼스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6일 "지대개혁을 통해 다시 노동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로 전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국가의 부 중에 20∼25% 가까이가 부동산 불로소득이라는 것이 참으로 서글프다. 국민들이 좌절하고 소외감을 높이는 주 원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출범한 사회대전환위원회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후보 직속 기구다.

 

추 전 장관이 당내 경선 과정부터 핵심 어젠다로 강조해 온 지대개혁을 비롯해 디지털전환·기후정의·교육혁신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이날 '눈 떠보니 선진국'의 저자인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 김유은 한양대 국제대학원장, 전강수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등이 합류했다.

 

이 후보는 의제 중 지대개혁에 대해 "제가 전적으로 공감하는 의제"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과도한 불로소득은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사회통합을 크게 저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에 적응하고 선도하면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끌려다니면 도태의 위험을 겪어야 한다"며 "시대적 대전환의 시기에 우리 사회가 갈 방향을 정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개발해 선도국가로서 위치를 차지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하는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저의 지대개혁과 후보께서 구상하는 기본소득은 동시에 추진돼야 하는 것"이라며 "항간에는 '명추연대'의 포장을 씌우기도 했지만 이 후보의 구상과 제 평소의 뜻이 가장 잘 조화되지 않았나 싶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께서 이 후보의 장점을 잘 설명해주셨는데,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귀납적으로 정치를 풀어가신다고 하더라"며 "위원회에서 지엽적 정책보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후보의 영민함으로 정책이 쏙쏙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지금까지는 앞으로 치고 나가는 데 급급해 뒤처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면, 앞으로는 약자가 안 생기도록 하는 대전환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지대개혁, 디지털 전환, 기후정의, 교육혁신에 있어서도 그런 모토를 세워 후보에게 맞는 정책 조언과 자문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는 오는 21일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한국 사회에서의 공정과 정의를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