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가 변호사 소개”말한 윤석열에 또 면죄부

● COREA 2021. 12. 30. 03:11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시효 지났거나 관련법 없어” 해명

검찰, 무려 6년10개월만에 윤우진 기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윤우진(구속기소)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시켜주고 경찰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결정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서, 국회 인사청문회 허위 답변서 제출은 관련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강범구)는 29일 윤 전 서장이 2012~13년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던 윤석열 후보가 변호사를 소개시켜줬다는 의혹 등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앞서 윤 후보는 2019년 7월 국회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사실이 없다’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후배인 이남석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시켜줬다고 인정한 윤 후보 육성파일이 공개되면서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변호사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이에 당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윤 전 서장을 고발하면서 윤 후보 등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허위공문서 관련 혐의에 대해 “인사청문 대상인 공직후보자는 형법 등에서 공무원으로 보는 규정이 없다.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는 공직후보자 자격으로 제출한 것일 뿐 서울중앙지검장 직무와 관련해 작성된 공문서라고 볼 수 없다”고 무혐의 처분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이미 재수사가 시작될 당시 공소시효(5년)가 지났다고 봤다.

검찰 설명을 종합하면, 허위공문서는 ‘공무원’이 작성해야 범죄가 성립하는데 윤 후보는 당시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이더라도 검찰총장 후보자 자격으로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양홍석 변호사는 “따라서 공무원이 아닌 후보자 신분으로 작성·제출한 답변서도 공문서가 될 수 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보관은 “허위공문서작성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윤 후보가 제출한 답변서와 청문회 증언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따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4일 윤 후보는 관훈토론회에서 “윤 전 서장이 후배(윤대진 검사장) 친형이다보니 자기 괴로운 이야기를 제가 들어준 적은 있지만 굳이 변호사를 소개할 위치도 아니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윤 후보 및 윤 전 서장 동생인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경찰 수사를 무마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도 경찰에서 검찰로 이 사건을 넘길 당시(2020년 9월) 이미 공소시효(7년)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이날 검찰은 윤우진 전 서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2015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가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지 6년10개월 만이다. 윤 전 서장은 2011~12년 육류업자 김아무개씨 등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대가로 골프 접대와 법인카드 등을 받아썼다는 혐의를 받는다. 앞서 윤 전 서장은 현직 세무공무원이던 2012년 경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는 도중 해외로 도피한 뒤 8개월만에 체포돼 국내 압송됐지만, 검찰에선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6차례나 기각하다 최종 무혐의 처분해 봐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검찰 특수통들 사이에서 대윤·소윤으로 불리며 친분이 두터운 윤석열·윤대진 두 사람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때문에 이번에도 검찰이 공소시효 등 형식적 요건만 따지고 실체적 진실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법률 공백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직후보자가 허위 진술을 하거나 허위 문서를 제출했을 때 이를 처벌하거나 제재할 규정이 없다. 양홍석 변호사는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온 사람이 위증을 할 경우 국회증언감정법을 준용해 처벌할 수 있지만, 후보자 본인은 법 해석상 적용대상으로 보기 어렵다. 처벌 규정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현수 강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