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만 떠들 뿐, 불공정한 재벌 편
김종인, 국힘 변할 거라 본다면 오판“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이 지난해 3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8일 “국민의힘은 불공정한 경제구조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기득권”이라며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이미 2012년 대선 때 경험해 보지 않으셨냐. 선거 때만 구호로 떠들 뿐 국힘당은 공정경제를 실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의 경제 정책 설계에 주력하고 있는 채 위원장이, ‘윤석열 버전 경제민주화’ 개념인 ‘공정경제’를 강조하고 있는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저격수로 나선 모양새다.
20대 국회의원이었던 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공정경제 관련 법안 처리를 번번이 막아섰던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의 과거를 소환했다. 채 위원장은 “갑질 근절을 위한 하도급법, 대리점법, 유통업법,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위한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 관련법, 자영업자를 위한 상가임대차법 등 수많은 법들이 국힘당에 막혀 한발을 내딛기 힘들었다”며 “재벌 편, 기업 편, 자본가 편에 서서 불공정한 경제구조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기득권이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이 변할 거라 (김종인 위원장이) 기대하시거나 변하게 할 수 있다고 기대하신다면 이번도 오판”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이야기한 ‘공정하지 않은 경제구조에서는 창의와 혁신, 그리고 성장은 없다’는 문장을 윤석열 후보가 백번 얘기한들, 그 옆에 이를 실천할 사람들이 없기에 국민의힘에서 공정경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회계사인 채 위원장은 재벌개혁과 소액주주 권리보장을 위한 시민운동을 해왔다. 장하성 교수가 경제민주화위원장으로 있던 참여연대 활동을 시작으로 김상조 교수가 이끌던 경제개혁연구소와 경제개혁연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에서 일했다. 2016년 총선 때 안철수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에 비례대표로 영입돼 20대 국회 정무위·법사위에서 활동했다.
채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민주당 입당 이유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이번 대선 국면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내가 생각하는 공정한 경제 생태계 만들기를 할 수 있는 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민주당이었다”며 “그 연장선에서 최근 금융시장 개혁방안을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성장위는 지난 26일 기업이 물적분할 뒤 자회사 상장 때 모회사 주주를 보호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대주주나 경영진의 불공정거래 제재를 대폭 강화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채 위원장은 “김종인 위원장이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인 119조2항을 만드는 데 역할을 했지만, 그 뒤 경제민주화를 위해 실천적으로 일한 적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김종인 “후보 주변 사람 통제…지금부터 내가 달라질 것”
‘김종인 별동대’ 종합상황본부 힘 실려
이준석 “후보 요청 있으면 복귀 당연”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8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위드 코로나로 붕괴된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28일 본부장급 아침 회의를 신설하고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전시체제’로 치르기로 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에서 시작된 선대위 내홍을 수습하고 기강을 다잡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 등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전략점검회의를 열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임태희 본부장이 총괄하고 있는 상황본부 주도로 보고체계를 정비하고 기민하게 움직일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기동헬기를 띄우겠다”는 김 위원장의 공언대로 이른바 ‘김종인 별동대’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얼마 남지도 않았으니 다들 긴장된 모습으로 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매일 할 일을 찾아내고 점검하고 토론하러 모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3월9일 대선일까지 매일 오전 7시에 회의를 열고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정책본부가 어떻게 국민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을 개발하는지를 제대로 통제할 생각”이라며 “후보의 지역 방문이나 일정을 선택하는 과정, 후보가 내놓는 메시지 등을 타이트하게 조정해서 지금과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윤 후보 말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지금부터 내가 달라지겠다”고도 했다. 윤 후보가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핵관’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영향을 미치는 측근들의 움직임을 단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선대위 정상화’의 마지막 퍼즐은 이준석 대표의 복귀다. 이날 국민의힘 몇몇 초선 의원들은 이 대표를 면담했고 전날 초선의원 모임에서 나온 ‘대표 사퇴론’까지 거론하며 이 대표의 복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내부에서는 지난달 ‘울산 회동’처럼 윤 후보가 이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후보가 직접 나서서 갈등 관리를 하시기 바란다. 더 악화시키면 선거가 어려워진다”며 “이 대표가 못마땅하더라도 포용하시라. 이 대표를 핍박하면 대선은 물 건너간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언론 인터뷰에서는 “제가 선대위에 참여하느냐는, 어느 정도의 한계 지점을 넘어야 되는 것인데 거기까지는 거리가 좀 있는 것 같다”며 선을 그었지만 오후에는 “구체적으로 후보 측 요청이 있으면 (중앙선대위 복귀는) 당연히 생각한다”며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그러나 ‘이 대표의 복귀를 요청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표로서 역할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잘하실 거라고 기대한다”고만 했다. 김미나 기자
김종인 "윤석열, 정치 감각 모자란 측면…장점은 돌파력"
"윤 지지율 더 줄어들 것…구정쯤 변곡점"
"이준석, 대선승리 애써야…선대위 타이트하게 운영 계획"
인사말하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원전 반대 - 신한울 3,4호기 재개' 서명 100만 명 돌파 국민 보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28일 자당 윤석열 대선후보를 향해 "정치의 감각은 조금 모자란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강점과 단점을 묻는 질문에 "사실은 윤 후보가 정치를 처음 하시는 분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1년 가까이 검찰총장 자리에 있으면서 자기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주장했기 때문에 일반 국민이 그것을 높이 샀다"며 "본인이 강한 추진력을 갖고 산적한 여러 국가적 문제를 돌파할 능력을 가진 것을 장점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과거에 크게 정치에 얽매인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잇따른 '실언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적 용어를 활용하는 데 능숙하지 못하다"며 "그런 것에서 발생하는 말실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그동안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상당히 잡음도 많았고, 그런 과정에서 11월 말에 상당 수준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축소됐고 12월에는 더 축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말쯤 되면 아마 윤 후보 지지도가 더 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지지율에 별로 그렇게 놀라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 지지층의 지지세가 줄었다면서 "앞으로 빠져나간 지지층을 다시 회복하는 노력을 경주하면 충분히 지지율을 만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새해) 연초에 여론조사에서 하나의 변동사항이 나타날 것"이라며 "1월 내내 선거운동을 하면 구정쯤 가서는 또 하나의 변곡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체계를 둘러싼 당 내홍의 중심에 있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 "선대위를 떠나서 그분은 당 대표다. 그러니까 선대위에 있든 밖에 있든 종국적으로 대선을 승리로 이끄는데 가장 애를 써야 할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돌아갔다고 해서 선거에 대한 책임이 약해진 것은 절대적으로 아니다"라며 "총력을 경주해 윤 후보를 당선시키면 본인도 정치적으로 굉장히 상승하는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윤 후보 측에 가하는 비판에 대해서는 "하나의 충고로 생각하면 그게 문제 될 일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재편론에 대해서는 "재편이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제대로 기능이 안 된 것을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선대위 자체를 타이트하게 운영할 계획에 있다"며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는 홍준표 의원을 향해서는 "홍 의원도 당을 생각할 것 같으면 종국에는 당이 선택한 후보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근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고는 "옥고를 치르면서 건강이 매우 나쁜 상황에 있고 정신적 건강도 다시 회복해야 하는 단계"라며 "박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와 관련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윤석열 “한-중 청년 대부분 서로 싫어해”…여 “국경 넘는 망언”
“현 정부, 중국 편향적 정책” 탓하며 한-일 관계엔 “과도하게 폭파시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간담회에 참석해, 제임스 김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공개 토론회에서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한국 청년 대부분이 중국을 싫어하고, 중국 청년 대부분도 한국을 싫어한다”고 단정하는 실언을 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중범죄가 확정적인, 다른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이런 후보와 국민들 앞에서 미래비전 얘기하는 것으로써 물타기하려는 정치 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건 야당 후보로서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말했다. 윤 후보 자신도 고발 사주 의혹 등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상황인데도 이 후보를 대장동 개발 의혹에 연루된 ‘중범죄자’로 단정한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상대 후보를 중범죄자 후보자라고 칭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과거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나란히 앉아 토론한다는 것이 창피하다’고 말했다가 엄청난 후폭풍을 맞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송평수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윤 후보는 검사가 아니라 제1야당의 대선 후보다. 그런 분의 입에서 다시 검사로 되돌아간 것처럼 상대 후보를 ‘확정적 범죄 혐의자’로 간주하고 직접 수사라도 할 것처럼 구는 오만한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중국 혐오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미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중국 편향적인 정책을 써왔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그렇지 않았는데 중국 사람들, 중국 청년 대부분이 한국을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어떤 정책이 중국에 편향적이었으며, 그 정책이 어떤 이유로 한국과 중국 국민들의 사이를 멀어지게 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이에 강선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1일 1망언도 부족해 이제 국경을 넘는 망언까지 한다. 용감한 것인지 무지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윤 후보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 협력하고 지역 안보를 위해 협력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엔 “한-일 관계의 경우, 관계가 나빠질 정도가 아니고 ‘관계가 없다’고 할 정도”라며 “이 정부가 역사와 이념을 갖고 과도하게 폭파시켰다고 봐야 할 정도로 도대체 있을 수 없는 태도를 취해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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