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사실조차 확인 안하고 제기

검증특위 “착오 있었다” 망신 자초

 

국민의힘 김진태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검증특별위원회 긴급간담회에서 장영하 변호사 저서인 ‘굿바이 이재명’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29일 기초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아들 두명의 대입 의혹을 제기했다가 8시간 만에 사과했다. 민주당은 “네거티브에 책임을 묻겠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위원장 김진태 전 의원)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이 후보의 첫째 아들이 2012년 ‘세계선도인재전형’이라는 불투명한 전형을 거쳐 고려대 경영학과에 수시 입학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의 둘째 아들에 대해서는 “고려대 경제학과 면접 전날 영화 <완득이>를 시청하고 다문화 관련 토론을 했는데 다음날 면접시험 주제가 다문화였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위는, 특히 “첫째 아들이 입학한 ‘세계선도인재전형’은 입시 비리의 상징인 조국 전 장관의 딸과 같은 전형에 해당한다”며 조 전 장관 딸의 사례와 이 후보 아들의 전형을 한데 묶어 부각했다.

 

민주당은 반박했다. 권혁기 선대위 공보단 부단장은 “(이 후보) 첫째 아들은 2012년 재수를 해서 논술 및 학생부로 선발하는 ‘수시 일반전형’에 지원했고, 논술시험 등을 보고 합격했다”며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세계선도인재전형’을 거치지 않았다고 했다. 둘째 아들에 관해서는 “2013년도 대입 당시 고려대 ‘수시 국제전형’ 정경대학에 지원했고, 2학년 때 정경대학 행정학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8시간가량 뒤 국민의힘은 착오가 있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특위는 보도자료에서 “이 후보의 장남은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입학했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은 ‘수시 일반전형’으로 입학했고, 차남은 고려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은 정경대학으로 입학해 2학년 때 행정학과로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착오가 있었던 점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의혹을 제기했다가 망신을 자초한 셈이다.

 

이에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 부단장은 “유감을 표명하는 것은 변명이지 반성도 사과도 아니다”라며 “윤 후보와 선대위 차원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민주, 김진태 고발…“조작된 편지로 ‘이재명 조폭 뇌물’ 허위사실 유포”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조직폭력배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한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장을 허위사실 유포(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김 전 의원이 의혹의 근거로 제시한 조폭 출신 박철민씨의 친구 자필 편지에 조작정황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김남국 민주당 선대위 공명선거법률지원단 부단장과 김용민 공동선거대책부위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진태 위원장이 편지의 허위조작 가능성을 충분히 알면서도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이 후보의 당선을 방해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판단했다”며 “검찰 쪽에 소환조사 등을 통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기자회견 근거로 활용된 편지가 허위일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피고발인 김진태는 제보의 출처인 박철민이 제보하는 건마다 언론에 의해 신빙성이 탄핵돼 제보자의 신뢰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국민의힘 특별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지위에서 편지에 대한 사전 검증이나 확인 없이 국회 소통관이라는 공적인 장소에서 명백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했다. 이어 “최소한의 검증조차 하지 않은 ‘아니면 말고’ 식 허위사실 공표로 피고발인의 범죄행위를 즉시 처벌하지 않는다면 선거가 임박할수록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지난 21일 김진태 위원장은 박철민씨의 동료 조직원이던 장아무개씨가 박씨에게 보냈다는 자필 편지 2장을 공개했다. 편지에는 ‘이 지사 측에 내가 현금으로 준 건 7차례 10억 정도!’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지난 27일 <뉴스타파>는 ‘편지를 보낸 것은 맞지만 조작됐다’는 취지의 장씨 설명과 함께, 필적감정 결과 편지 2장에서 다른 필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 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마약중독 사기범 조폭과 어울려 흑색선전 정치공작하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 선대위”라며 “행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고 썼다.    최하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