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회삿돈 53억여원 빼돌려 딸 포르쉐 렌트비 등 사용

재판부 “기업 사유화하고 직원에 책임 떠넘겨…보석 취소”

 

 수백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12일 오전 선고 공판을 앞두고 전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스타항공 전 대주주인 이상직(59·전북 전주을·무소속) 의원이 법정구속됐다.

 

전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강동원)는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기업의 총수로서 이스타항공과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기업을 사유화했다. 그런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책임을 부하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해규모가 거대하고 수사과정에서 증거인멸 행위를 한 점 등 죄질도 좋지 않다. 일반 사람들은 몇천만원만 횡령하더라도 구속된다. 법이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기에 재판부로서 인간적으로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지만 보석 취소 결정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2015년 11~12월 540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0억여원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로 인해 이 의원이 딸이 대표로 있는 이스타홀딩스는 112억여원의 이득을 얻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또 2016∼2018년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가치를 임의로 상향 또는 하향 평가하고 채무를 조기 상환하는 방법으로 계열사에 56억여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과 그 계열사를 실소유하면서 회삿돈 53억여원을 빼돌리고 이 돈을 친형의 법원 공탁금, 딸이 몰던 포르쉐 보증금·렌트비·보험료, 해외 명품쇼핑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횡령·배임 금액을 555억원으로 산정했지만 재판부는 범행 금액을 약 70억원으로 봤다. 앞서 이 의원은 이런 혐의로 지난해 4월28일 구속됐다가 184일 만인 그해 10월2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한편 재판부는 공범으로 기소된 이스타항공 재무팀장으로 일했던 이 의원 조카에게 징역 3년6개월, 최종구 이스타항공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공동 피고인 4명에게도 징역 6월~2년에 집행유예 2∼3년이 선고됐다. 박임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