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음핵에 신경 밀집, 해면 구조 “사람처럼 성적 쾌감 느낀다”

 

큰돌고래는 번식이 아니라 사회적 유대를 다지고 즐기기 위해서도 성적 행동을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암컷의 해부학적 구조가 확인됐다. 픽사베이 제공.

 

돌고래는 뛰어난 지능과 사회적 행동이 사람과 많이 닮았지만 성적 행동도 비슷하다. 돌고래는 생식뿐 아니라 사회적 유대와 쾌락을 얻기 위해서도 섹스한다. 그런 행동을 뒷받침하는 해부학적 증거가 발견됐다.

 

패트리샤 브레넌 미국 마운트 홀리요크대 교수팀은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암컷 큰돌고래의 음핵(클리토리스)이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해부학적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돌고래는 번식기가 따로 없이 연중 짝짓기한다. 사회적 유대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행동이어서 이성 간은 물론이고 동성 간이나 홀로 하는 섹스 행동이 흔하다. 암컷끼리 주둥이나 지느러미, 꼬리로 서로의 음핵을 자극하는 행동도 보고됐다.

 

연구자들은 자연사한 큰돌고래 11마리를 부검하고 마이크로 컴퓨터단층촬영을 이용해 생식기의 구조와 형태를 자세히 조사했다. 브레넌 교수는 “그 결과 사람과 똑같이 큰돌고래의 음핵에도 커다란 해면조직이 있어 혈액이 채워지면 단단해지고 커진다”고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또 음핵에는 신경이 모여 있고 피부 가까이 위치해 마찰에 민감한 구조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면 구조는 새끼가 성체로 되면서 형태가 바뀌어 기능을 획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자들은 덧붙였다. 브레너 교수는 “돌고래의 골반은 사람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음핵의 해부학 구조가 사람과 이렇게 비슷하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돌고래의 성적 행동은 이성은 물론 동성 간에도 흔하게 벌어진다. 다라 오르바흐 제공.

 

돌고래의 성적 행동과 음핵의 존재는 그동안 학계에 알려졌지만 해부구조가 정밀하게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새라 메스니크 미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 생태학자는 “정작 놀라운 건 이처럼 기본적인 생식 해부학 연구가 인제야 이뤄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남성의 생식기에 견줘 여성 생식기의 해부학적 구조에 관한 연구는 매우 빈약하다. 여기엔 여성 생식기가 단순하고 별로 특별하지 않다는 편견도 작용했다. 여성의 음핵에 관한 자세한 해부학적 연구가 처음 나온 것은 1998년이었다.

 

사람 아닌 동물에서도 성적 행동은 많이 관찰되지만 음핵의 해부구조나 성적 쾌락 여부는 거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브레넌 교수는 “우리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연구를 소홀히 한 결과 성적 행동의 진정한 본질이 무언지 잘 모른다”며 “동물의 성적 행동을 연구해 이해하는 것은 동물 이해뿐 아니라 장차 의학적 응용에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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