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검증특위 장영하 변호사 160분 녹음·78쪽 녹취록 내놔

이 후보 “제 과거 한 부분…깊이 사과”

선대위, 후보 비방죄로 장 변호사 고발 방침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욕설 파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재명 국민검증특위’ 위원인 장영하 변호사가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이 담긴 160분 분량의 녹음 파일을 국회에서 공개했다.

 

장 변호사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 육성이 담긴 녹음 파일과 78쪽 분량의 녹취록 전문을 언론에 공개하며 “이 후보가 전화로 형과 형수에게 개○○, ○○놈, ○신, 찌질이, 불쌍한 인간 등 모멸적 욕설을 반복적으로 퍼부었다. 특히 어머니 문제를 놓고 거친 욕설로 형을 몰아붙이는 등 격한 감정을 토해냈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가 이날 공개한 파일은 2012년 전후로 이 후보가 형 재선씨, 형수 박인복씨 등과 수십차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것이다. 앞서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된 이 후보의 ‘형수 욕설’ 파일도 서너 건 포함됐으나, 다수는 이날 처음 공개된 것이라고 장 변호사는 설명했다.

 

파일에는 이 후보가 재선씨에게 정신병원 입원을 압박하는 듯한 내용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의 핵심 피고인으로 재판 중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관련된 내용 등도 담겨 있다. 장 변호사는 “국민이 이 후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장 변호사는 개인 자격으로 회견을 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국민의힘 ‘이재명 국민검증특위’ 위원인데다 회견장 대관 등을 국민의힘 선대본부가 지원해 지난 16일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공개에 대한 맞불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장 변호사 회견 뒤 즉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그 파일들은 당시 형님 부부가 여러 개를 녹취했기 때문에 이미 공개돼 있던 것이다. 그것도 제 과거의 한 부분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사과드린다”며 “국민들께서 용서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장 변호사를 후보자 비방죄로 고발할 방침이다. 이 후보 선대위 공보단은 입장문을 내어 “장 변호사가 불법 배포한 이 자료를 선별 편집해 공개하는 행위 역시, 선관위 지침에 위배될 뿐 아니라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되므로, 즉시 고발 조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나 서영지 기자

 

민주당, 국민의힘에 ‘무속’ 공세 “윤핵관은 무당, 왕윤핵관은 김건희”

‘무속인 비선 실세’ 부각 집중 공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쪽의 ‘무속인 선거대책본부 활동’ 논란에 “윤핵관은 무당, 왕 윤핵관은 김건희”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인재 영입 발표식에서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을 무당과 무속에 의존하는 이런 국가 결정권자가 있다고 한다면 대단히 위험하고 불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라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방송을 통해 윤 후보의 배우자 김씨가 “도사들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 것이 공개된 데 이어, 윤 후보 부부와 친분이 있는 무속인이 선대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무속인 비선 실세’ 프레임을 부각하는 데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핵관은 무당이고 왕 윤핵관은 부인 김건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 쪽이 사실무근이라던 ‘건진법사’ 전아무개씨가 캠프 실세로 활동한 것이 (영상을 통해) 사실로 밝혀졌다”며 “최순실의 오방색도 울고 갈 노릇”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개명 뒤 최서원)씨는 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주술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윤 원내대표는 또 “선거 공식기구에 대놓고 무당을 임명할 정도면 이는 샤머니즘 숭배”라며 “직책도 없는 후보 부인이 캠프 인사, 언론 관리, 집권 (뒤) 계획까지 서슴없이 말하는 과정에서 예비 최순실의 모습을 봤다. 많은 국민이 되살아난 국정농단 트라우마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윤영 기자

 

이수정 “안희정 불쌍” 김건희 발언 유감 뜻…고문직 사퇴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시절의 이수정 경기대 교수.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안희정이 불쌍하다. 나랑 아저씨는 안희정 편”이라는 김건희씨 발언에 유감을 나타내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여성본부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이 교수는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 아무래도 나의 소신이 더 중요하고 양심적인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은 직책을 내려놨다. 여전히 질문이 오면 자문 역할은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이번 <서울의소리> 녹취록 파동이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님께 끼쳤을 심적 고통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위 여성본부 고문으로서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쥴리설’로 인한 여성 비하적 인격 말살로 후보자 부인 자신도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음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이신 김지은님의 고통에 대해선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대리 사과’를 했다.      조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