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 하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거의 매일같이 발표되는 ‘여론조사 홍수’ 속에서 전문가들이 내놓은 분석은 한결같다. 대선을 50일 남겨둔 18일을 전후로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어느 한쪽이 승기를 잡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중앙일보> 의뢰로 조사해 18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윤 후보 지지율은 35.9%, 이 후보 지지율은 33.4%였다. 칸타코리아가 <조선일보>와 <티브이(TV)조선> 의뢰로 조사해 이날 내놓은 결과도 윤 후보 32.8%, 이 후보 31.7%였다. 여론조사업체 넥스트리서치가 <에스비에스>(SBS) 의뢰로 실시해 내놓은 차기 대선 지지도 조사에선 이 후보 32.9%, 윤 후보 31.6%였다.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었다.(세 조사 모두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이번 대선의 특징은 지지율의 하락과 반등이 단기간에 반복되면서 대선 판세가 짧은 주기로 요동치고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5일 국민의힘 경선 승리로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이 후보보다 앞서갔지만, 부인 김건희씨 허위이력 논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막말, 국민의힘 내부 갈등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새해 여론조사에선 일제히 급락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선대본부 체제로 전열을 정비한 뒤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인상’ 등 이대남(20대 남성)을 겨냥한 공약을 내놓으면서 지지율이 약 1주일 만에 복원된 것으로 전했다. 국민의힘이 직면했던 악재와 그동안 겪은 갈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회복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선 지지자의 충성도가 예전보다 약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장덕현 한국갤럽 연구위원은 “각 후보에 대한 변수가 매우 많아서 과거와 비교하면 후보에 대한 밀착도, 충성도가 다소 약해졌다”며 “또 네거티브가 많은 상황이라서 이런 영향들이 지지율 변동 폭을 크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경우 부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이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이 후보는 대장동 사건 재판이 매주 월요일 예정돼 있어 양쪽 다 ‘네거티브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다.

 

젊은층의 정치적 유동성도 판세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9~14일 전국 성인 30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8%포인트)에서 20대 남성의 윤 후보 지지율은 58.1%로 1주일 전(24.8%)과 비교해 2배 이상 급등했다고 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2030 세대는 특정 정당에 빚진 것도 없고, 매료된 것도 없다”며 “정치적 주장을 대변할 사람으로 보이면 지지했다가 아닌 거 같으면 가차 없이 회수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했다. 서영지 이완 기자

 

이재명-윤석열 양자 TV토론회, 27일? 31일? 날짜 이견

   민주당 “27일 밤 10시에 120분간 개최” 밝혔지만

   국민의힘 “방송사 의견일뿐…31일 황금시간대 원해”

 

이재명 윤석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설 연휴 전 양자 티브이(TV) 토론 개최에는 합의했으나, 개최 일정을 두고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양자 토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최종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박주민 민주당 선대위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양 후보 간 첫 티브이 토론이 지상파 방송 3사 주관으로 27일 밤 10시부터 120분간 진행된다”며 “양 후보 간 토론은 민생, 미래 비전 및 실천 능력을 누가 가졌는지 검증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 주제는 정해지지 않았다. 박 단장은 “토론 방식을 정하는 룰 미팅을 25일 오후 2시에 하자는 공문을 방송 3사가 전해왔다. 토론 방식은 룰미팅을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국민의힘은 양자 토론 일정과 관련 “사실하고는 다른 내용”이라는 다른 입장을 내놨다. 티브이 토론 협상단 대표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우리 당이 구정(설) 전에 토론하기로 한 것을 협조 요청한 공문을 공중파에 보냈다. 그 의견을 달라고 한 것이고, (방송사) 의견이 (27일로) 왔는데 이것을 그대로 릴리즈(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저희는 설 전날이 전 세대가 다 모이고 저녁식사를 해서 31일이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라며 나흘을 더 늦추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시간대는 (이미 고지된 오후) 10시 넘어서는 무리가 있어 보이고, 가능하면 황금 시간대에 토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하고 저희가 다시 어느 날짜가 적합한지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토론 주제와 방식은 물론 일정을 놓고 ‘밀당’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 쪽에선 양자 토론회 개최를 두고 ‘기득권 양당의 담합’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법률적 대응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막아낼 것”이라며 양당의 요구를 수용한 지상파 3사에도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대변인단도 성명서를 통해 “받으라는 쌍 특검은 깔아뭉갠 채 쌍 토론의 야합으로 선거판을 인위적인 양강 구도로 만들려는 획책을 즉각 중단하라”며 ”방송의 공영성과 선거중립성을 위해서 토론을 주관하게 될 방송사는 거절 의사를 표명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채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