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만난 안철수…심상정은 컵라면 대화

● COREA 2022. 1. 27. 06:2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안철수 딸 설희씨는 유권자들과 유튜브 소통

설 연휴 앞두고 가족들 총출동 본격 선거운동 시동

부인 김미경 교수, 광주 아파트 사고 피해자들 만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필승 전국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6일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만났다. 보수 진영의 대표적 원로로 꼽히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후원회장으로 영입하고 중도 성향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당밖 원로 인사들을 폭넓게 만나며 세불리기에 공들이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내자빌딩 반기문재단 사무실에서 반 전 총장을 만나 신년인사를 나누며 대선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반 전 총장은 안 후보에게 “최근에 지지율도 상당히 의미있게 상승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있다”며 “용기를 가지시고 계속 잘 해나가시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2017년 대선에 도전했던 반 전 사무총장은 이날 35분 가량 이어진 안 후보와의 회동에서 “대선 후보들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근시안적인 게 많고 서로 말싸움하듯 하더라”며 여야 대선 후보들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정치인들은 국민의 눈물을 씻어주는, 그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 후보도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 저는 그게 지금 이번 대선 제일 중요한 담론이 돼야 국가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양당 후보들 중에서는 아예 언급하는 사람이 없다”며 “그냥 네거티브에다 발목잡기만 하다보니까 이 정도면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고 동굴안 개구리가 아닌가 싶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과의 회동에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당 대선필승 전국 결의대회’에 참석해 설 연휴를 앞두고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개인의 도덕성, 가족 리스크, 네거티브, 진흙탕 정쟁 같은 것으로 상대편 죽이기에 골몰하느라 국민을 불행에 빠뜨리는 거대 양당을 심판하기 위해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의 가족들도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섰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이날 권은희 원내대표와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자들을 만났다. 딸 안설희씨도 앞으로 브이로그(Vlog)를 통해 ‘아빠 안철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밝히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박사 후 연구원(포스트닥터)으로 재직하다 지난 23일 귀국한 딸 안설희씨는 이날 안 후보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가격리 중 일상을 소개하며 앞으로 유튜브 브이로그를 통해 유권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지워진 사람들’ 찾아나선 심상정, 쿠팡 밤샘노동자 만나 ‘컵라면 대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6일 새벽 쿠팡 인천 물류센터를 찾아 쿠팡의 ‘밤샘노동자'들과 근처 편의점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심 후보 페이스북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밤샘노동자·이주민 등 우리 사회 ‘지워진 사람들’을 만나며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숙고의 시간’ 뒤 지난 17일 복귀한 뒤 ‘힘 없는 이’의 목소리에 집중해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찾겠다는 취지다.

 

심 후보는 26일 새벽 4시 인천 서구 오류동의 쿠팡물류센터를 방문해 저녁 8시 출근 뒤 일을 마친 노동자들과 근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심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쉴 틈 없이 포장작업을 하는데 냉난방이 안 되고 △제공되는 야간급식은 수준이 낮으며 △근무 시간 동안 휴대폰 소지가 금지돼 가족의 위급 상황을 놓치는 일이 생긴다는 고충을 전했다. 심 후보는 “말씀을 들어보니 극한직장이 따로 없었다”며 “밤낮없이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시민이 정당한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신노동법 사회’를 하루속히 앞당기겠다”고 적었다.

 

심 후보는 지난 21일부터 “일하는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정치를 통해 대표될 때 민주주의는 강해진다”는 정의당의 기본강령을 확인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 ‘지워진 사람들’을 매일같이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대책위 관계자는 “대장동 의혹, 김건희씨 녹취파일 등에 묻혀서 우리 사회에 지워진 사람이 너무 많다”며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했던 정당이 정의당인데, 그동안 그 땀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그런 만큼 그들의 마이크가 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앞서 심 후보는 지난 24일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에선 “정의당이 마이너리티(소수자) 전략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 사회는 비주류가 절대다수자, 바로 매저리티(다수)”라며 “저희가 애써온 길이 대한민국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금기를 깨는’ 공약 발표도 준비 중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다들 조심스러워 말하지 못하는 연금개혁, 정년연장을 앞장서 얘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