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과 25일, 3월2일 3차례

박경추·편상욱·박태서 진행

특정 진행자 ‘가부투표’ 이례적

노동·기후위기 주제 안 보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음주부터 20대 대선 법정 티브이(TV) 토론이 시작된다.

 

그동안 대규모 유세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진 시대적 변화를 반영할 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조건 때문에라도 주요 후보들의 티브이 토론이 많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측이 토론을 꺼리면서 법정 외 토론은 지상파 방송 3사 초청과 기자협회 초청 두 차례로 끝나는 분위기로, 세 차례의 법정 토론이 사실상 마지막 티브이 토론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9대 대선의 여섯 차례보다도 한 차례 적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고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 중계하는 법정 토론은 오는 21일과 25일, 3월2일 각각 저녁 8시부터 두시간씩 문화방송(MBC) 스튜디오, 에스비에스(SBS) 스튜디오, 한국방송(KBS)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국회에 5석 이상 의석을 가진 정당 추천 후보자 △직전 대선·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비례대표 지방의원 선거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추천 후보자 △언론기관이 1월16일부터 2월14일까지 실시해 공표한 여론조사에서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자가 초청 대상 후보자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대상이다. 그동안 세 차례 냈던 가처분신청이 모두 기각당했던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17일 또다시 4개 정당의 후보만 참여하는 법정 토론 방송은 불공정하다며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세 차례 토론의 주제는 경제, 정치, 사회로, 회차별로 두개씩 세부 주제가 정해졌다. 코로나 시대의 경제 대책 및 차기 정부 경제 정책 방향(경제), 권력구조 개편 및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정책(정치), 복지 정책과 재원 조달 방안 및 인구절벽 대응 방안(사회)이 그것이다. 주도권 토론에서 나올 수도 있다곤 하지만, 기후위기 문제나 노동, 생명과 안전에 관한 이슈들이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16일 재난·산재 피해 가족과 피해자 주체 안전운동단체와 종교계, 시민사회단체들은 “매해 2400여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대형 시민재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생명과 안전문제가 티브이 토론의 주요의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요구하는 자료를 낸 바 있다.

 

15대 대선 때 처음 의무화된 법정 티브이 토론은 그동안 공영방송인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이 중계와 제작을 맡아왔지만, 지난 1월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민영방송인 <에스비에스>도 처음 참여하게 됐다.

 

이번 법정 티브이 토론의 진행자는 각각 박경추 문화방송 아나운서, 편상욱 에스비에스 기자, 박태서 한국방송 해설위원이다. 박경추 아나운서는 과거 <100분 토론> 진행을 맡은 바 있고, 편상욱 기자는 현재 <에스비에스 오뉴스> 앵커를, 박태서 위원은 <일요진단 라이브> 진행을 맡고 있다.

 

애초 방송사가 1순위로 제안한 진행자는 문화방송의 경우 요즘 문화방송 <100분 토론>과 한국방송 라디오 <열린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였고 에스비에스는 오후 뉴스를 맡고 있는 앵커였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쪽이 특정 진행자의 ‘편파성’을 문제 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이의를 제기하면서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특정 진행자에 대한 ‘가부 투표’를 벌이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위원회 내에서 또다른 문제제기가 나왔고 결국 두명 다 진행자에서 빠지게 됐다. 그동안 토론 진행자는 해당 토론회 제작을 맡는 방송사 추천대로 정해지는 게 관례였기에 ‘이례적 상황’이란 말이 방송가에선 나온다.

 

한편, 초청 대상은 아니지만 이번 대선에 출마한 10명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론회는 22일 밤 11시부터 문화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사회는 문화방송 차미연 아나운서가 맡는다.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