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상해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대선 후보의 위기극복·국민통합 특별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나서고 있다. 전날 70대 유튜버가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다친 송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 붕대를 감고 참석했다.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대선 유세를 하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둔기로 내려친 7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서부지검은 특수상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표아무개(70)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8일 밝혔다.

 

표씨는 지난 7일 정오께,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송 대표의 뒤통수를 수차례 가격해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송 대표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봉합치료를 받은 뒤 하루 만에 퇴원했고 8일 선거 유세 일정에 참여했다.

 

‘표삿갓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표씨는 해당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반대하며 종전선언을 촉구해왔다. 채널 영상을 보면 그는 지난달부터 송 대표의 선거운동 현장을 쫓아다니며 유세 현장을 중계했다.

 

표씨는 경찰 조사에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진술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혜미 기자

 

한 남성이 7일 낮 유세 중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둔기를 휘둘렀다. 독자 제공 영상 갈무리.

 

‘붕대투혼’ 송영길 “이재명, 내가 액땜 해주는 것 같다고 위로”

피습 하루 만에 붕대 감고 선거운동 복귀

 

머리에 붕대를 감고 이재명 후보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송영길 대표

 

“아이고 이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특별기자회견을 하던 중 하얀 붕대로 머리를 칭칭 감고 ‘등장’한 송영길 대표를 보고 이렇게 탄식을 내뱉었다. 송 대표는 전날 한 유튜버로부터 둔기로 피습을 당해 봉합수술을 받고 퇴원한 뒤 곧장 선거운동에 합류했다. 송 대표의 이런 ‘붕대투혼’에 보는 사람마다 “아이고” “괜찮냐”고 안부를 물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망치로 뒤통수 공격을 받았으나 다행히 치명적 부위를 비켜났고 뇌출혈도 없어 오늘 퇴원해 마지막 유세에 동참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폭력과 혐오가 아니라 연대와 협력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겠다”며 “저희가 미워서 윤석열·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의 목소리도 새겨듣겠다.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로 상대방을 서로 악마화해 공격하고 헐뜯는 정치를 제도적으로 변화시키겠다”고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피습 하루 만에 유세 현장에 복귀한 이유에 대해 “그만큼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데 안 나올 수 없었다. 의사가 안정을 더 취하라고 했는데 내가 나가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전날 이뤄진 급작스러운 피습에 대해 “깜짝 놀랐다”며 “내가 키가 크고, 그분이 키가 작아 (둔기로 때릴 때) 빗나가서 그렇지, 내 키가 더 작았더라면 의사들이 큰일 날 뻔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전날 둔기를 내려친 유튜버 표아무개(70)씨에 대해서도 “유세 때마다 앞에 있고 그랬다”며 “그분이 기억난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온갖 악재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말 인대파열로 인해 한동안 휠체어를 타고 선거운동을 다녔고, 지난달 4일에는 코로나19 확진에 이어 부친상을 당해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송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본인의 액땜을 내가 다 해주는 거 같다”며 얼른 나으라고 위로를 건넸다고 전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붕대를 가리기 위해 회색 비니모자로 쓴 채로 유세에 나섰다. 이 후보가 서울 여의도 유세장에 도착하기 전 먼저 여의도역 5번 출구에 나와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재명을 선택해주십시오. 국민통합, 위기극복 반드시 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1인 유세를 했다.

그는 "이제 (선거가) 하루 남았다. 보통 하루 남으면 이기는 후보는 국민통합을 얘기하고, 지는 후보는 상대방을 공격하는데 누가 이기는 후보 같은가?!(지지자들 '이재명' 연호)"


그는 "우리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국민통합정부를 만들어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해서 대한민국을 하나로 통합시키겠다"며 "증오와 혐오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또 "연대와 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해서 주가 5000 시대를 이재명 후보와 함께, 우리 민주당이 뒷받침해서 만들어가겠다"고  공언했다.

송 대표는 페이스북에도 "오늘 하루 절실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국민께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지역구인 인천광역시 계양구에서 이 후보와 함께 유세한 뒤 서울로 돌아와 종각역 4번 출구에서도 '부탁드립니다' 1인 유세를 진행한다. 청계광장에서 마지막 집중유세를 마친 다음 KBS 9시 뉴스에도 출연해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서
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