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역할론’엔 선긋기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중앙장례식장에 마련된 민주당 여성위원장 ㄱ씨 빈소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ㄱ씨는 대선 낙선 인사 중 교통사고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선 후보가 최근 당 소속 의원들과 원외 지역위원장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낙선 인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민주당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 전 후보는 민주당 의원들과 지역위원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고생하셨다”고 격려하고 “제가 부족했다. 나 때문에 졌다”고 미안한 심경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지난 9일 대선에서 패배한 뒤 경기도 성남 집에 머물고 있다. 이 전 후보 쪽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 전 지사가 계속 낙선 전화인사를 할 예정”이라며 “자택에서 쉬면서 곳곳에 인사를 드리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후보의 전화 인사에 일각에서는 ‘조기 등판’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 전 후보와 가까운 이들은 향후 정치 일정은 “백지 상태”라고 설명한다. 특히 김두관 의원 등이 요구하는 ‘이재명 비대위원장론’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이 전 후보와 가까운 경기도청 출신 인사는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인데 비대위원장은 할 수도 없고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라며 “정치일정을 적절한 때 재개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공감대는 있지만, 후보가 구체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이 전 후보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라는 짧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선거운동 기간 개설했던 정치구독 플랫폼 ‘이재명 플러스’와 온라인 소통 플랫폼 ‘재명이네 마을’이 이날 오후 6시 폐쇄를 앞두고 지지자들은 게시판에 “소통 공간을 유지해달라”는 글을 남기는 등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하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