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비대위와 초선·재선 연쇄 회동
윤호중 “직접 듣고 입장 얘기하겠다”
비토그룹에선 강금실·강경화도 거론
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일부 권리당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 참석하는 비대위원들을 향해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86세대 의원들이 주축으로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견그룹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16일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토 여론이 끊이지 않고 확산되면서, 민주당 비대위 체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더미래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서울시당 대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윤 비대위원장에게 이런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더미래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선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했는데, 선거 책임 한복판에 있는 분이 당의 간판이 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윤 비대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다는 의견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더미래 소속 의원 다수가 윤 비대위원장이 비대위를 이끄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지만, 일부는 거취 문제에 신중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더미래는 윤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되 반대 의견도 함께 병기해 전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홍근·기동민·김영호·정춘숙·권인숙·김영호·민병덕·오기형·이수진(비례)·이해식·정필모·진성준·천준호·홍정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앞서 노웅래·김두관 의원 등 개별 의원을 중심으로 비대위원장 교체 요구가 제기된 데 이어 집단적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면서 비대위는 출범 초기부터 위기에 봉착한 모양새가 됐다. 당장 17일로 예정된 비대위와 초선의원·재선의원 연쇄 간담회에서도 거취 논란이 이어질 경우, 당 전반으로 비대위원장 교체 여론이 확산될 수도 있다. 다만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쪽에서도 마땅한 대안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어 소모적 논쟁만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윤 비대위원장 비토그룹 내부에서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나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 역시 쇄신 드라이브를 이끌 ‘새얼굴’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광주 글로벌모터스 현장방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에 대해 “항상 여러 의견이 있다”며 “제가 직접 듣고 제 입장을 얘기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대선 패배 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하며 쇄신 의지를 다졌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호남의 선택이 다시는 아픔이 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하고, 또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당원들이 이날 비대위 회의에 앞서 ‘윤호중 비대위 사퇴’, ‘민주당은 각성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여 소란이 일기도 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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