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역대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연합뉴스>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자료를 집계한 결과,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이미 54만9854명으로 나타났다. 전날 동시간대 44만1423명 대비 10만8431명이 급증했다.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17일 0시 신규 확진자는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방역당국이 지난 14일부터 병·의원에서 받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양성'인 사람을 확진자로 분류하면서, 확진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전날 시스템 오류로 누락된 확진자가 이날 집계에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 방역당국은 유행 정점시기를 16∼22일로 보고 신규 확진자는 일평균 31만6000명∼37만2000명으로 전망했으나, 실제 정점 규모는 이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 18만1029명, 서울 12만8385명, 경남 3만4118명, 인천 3만1102명, 충남 2만1000명, 부산 2만265명, 경북 1만8411명, 대구 1만6804명, 강원 1만530명, 전북 1만5048명, 충북 1만4361명, 대전 1만3228명, 광주 1만2510명, 전남 1만2393명, 울산 1만1520명, 제주 4650명, 세종 4500명이다.
지난 10일부터 1주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2만7532명→28만2978명→38만3658명→35만184명→30만9782명→36만2329명→40만741명으로 하루 평균 약 34만5315명이다. 다만 16일 0시 기준 40만741명은 이보다 3시간 전인 15일 오후 9시 기준 전국 지자체 집계 44만1423명보다 줄어든 것으로, 시스템 오류에 의한 확진자 누락의 영향이었다. 이와 관련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자체가 제출한 명단과 질병관리청(이 중복·오류를 정리한) 시스템 명단이 일치해야 집계가 확정되고 확진자 번호가 부여되는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누락 규모 확인은 어렵고, 내일은 오류 없게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영래 반장은 “정점이 예측대로 형성되면서 의료 체계를 준비된 범위에서 대응할 수 있다면, 이번 위기가 코로나19 전반 대응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의 큰 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또다시 역대 최다로 나타났다. 전날 1196명보다 48명이 늘어난 1244명이다. 신규 사망자는 164명으로 전날 293명 보다는 129명 줄었다. 누적 사망자는 1만1052명으로, 치명률은 0.14%다.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177만6141명이다. 재택치료자 중 집중관리군은 26만8223명으로, 전날 신규 재택치료자는 43만2482명이다. 코로나19 병상 보유량은 전체 5만2248병상이며, 전국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병상 64.2%, 준-중증병상 71.2%, 중등증병상 46.4%이다.
코로나19가 유행의 정점을 향해 가며 연일 확진자와 위중증 및 사망자가 역대 최다로 나타나는 가운데, 정부는 오는 18일 사적모임을 6인에서 8인으로 늘리고, 영업시간을 추가 완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며 일상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변화하는 방역 상황에 맞춰 코로나19를 1급 감염병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1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20일 끝나는 현행 ‘6인·11시’ 거리두기 조처를 ‘8인·영업시간 제한 해제’ 또는 ‘8인·12시’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주∼다음 주 확진자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현재 의료대응 체계 역량으로 고위험군 등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거리두기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8인으로 인원수를 확대하는 데는 부처간 이견이 없고, 시간은 자정이나 아예 제한을 푸는 방식을 놓고 논의 중”이라며 “현재 의료대응 체계가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그렇게 힘든 상황은 아닌 점을 고려해 시간 제한을 아예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조정안은 17일 오후 4시30분 총리가 주재하는 방역전략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현재 1급 감염병으로 지정된 코로나19의 등급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총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방역당국에서는 일상적 의료 체계에서도 코로나 대응이 가능하도록, 현재 1급으로 지정된 감염병 등급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의료계와 함께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현은 권지담 기자
코로나 정점에서…‘8인·영업시간 완화’ 유력, ‘1급 감염병 제외’ 검토
18일 거리두기 조정 방안 발표 영업시간 제한 해제까지 검토중
“1급 감염병 제외 논의돼야” 2·4급 감염병으로 단계 낮출 수도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PCR과 신속 항원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6일 사상 처음으로 40만명대로 집계되며 유행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18일 사적모임을 6인에서 8인으로 늘리고, 영업시간을 추가 완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며 일상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변화하는 방역 상황에 맞춰 코로나19를 1급 감염병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1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20일 끝나는 현행 ‘6인·11시’ 거리두기 조처를 ‘8인·영업시간 제한 해제’ 또는 ‘8인·12시’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에 대한 방역·의료 전문가, 소상공인 단체 등의 의견을 취합했다. 이번 주∼다음 주 확진자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현재 의료대응 체계 역량으로 고위험군 등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거리두기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8인으로 인원수를 확대하는 데는 부처간 이견이 없고, 시간은 자정이나 아예 제한을 푸는 방식을 놓고 논의 중”이라며 “현재 의료대응 체계가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그렇게 힘든 상황은 아닌 점을 고려해 시간 제한을 아예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조정안은 17일 오후 4시30분 총리가 주재하는 방역전략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아직 유행 확산세가 커지고 있고, 확진자와 함께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역대 최다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시간이나 인원 수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방역에 해이해질 수 있는 신호가 될 수 있어 걱정스럽다”며 “정점을 확인하고 줄어드는 추세를 본 뒤 선택해도 되는데,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유행이 완만하게 감소한다고 해도, 정점 기간이 얼마나 유지 되느냐에 따라 의료 체계의 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1급 감염병으로 지정된 코로나19의 등급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총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방역당국에서는 일상적 의료 체계에서도 코로나 대응이 가능하도록, 현재 1급으로 지정된 감염병 등급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의료계와 함께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1급 감염병은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의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 의무가 있고, 음압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하다. 에볼라바이러스병, 신종인플루엔자 등이 포함되며 코로나19도 1급 감염병으로 관리돼 왔다. 2급·3급 감염병은 발생 또는 유행 시 24시간 이내에 신고 의무가 있으며, 2급 감염병은 전파 가능성에 따라 격리가 필요하다. 4급 감염병은 신고 의무가 없으며, 표본 감시 기관에서 발생한 것만 집계하는 식으로 관리한다.
최근 오미크론 바이러스 대응 과정에서 감염병 등급과 현실 방역 대책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지만 현장의 의료 조치는 2∼4급 감염병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건희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정은 1급 감염병으로 해놓고 어떤 측면에서는 2급·4급 감염병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차라리 4급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염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 있어 1, 2급에 준해 관리하는 게 훨씬 더 유연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행정적 부담을 줄이고, 감염병 대응 역량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검토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행정적 기준을 바꾼다고 감염병의 특성이 바뀌는 건 아니니, 급격히 바꾸기 보다는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1급 감염병 체계 조정은 중장기적 측면에서 사전적으로 검토에 착수하게 되는 과제”라며 “당장 긴급하게 할 조치는 아니고, 향후 유행이 정점 지나고 사회가 안정화되기 시작하면 더 고민을 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통령 방대본 총괄조정팀장은 “1급 감염병이 하향 조정되면 신고 의무 외에도 의료비 지원, 방역 조치 등이 변화할 수 있다”며 “다만, 급수에 따라 고정된 게 아니라 질병의 특성에 따라 관리 체계를 다르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조정에 따른 의료비 지원 변화 등은 지금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를 40만741명으로 집계했다. 전날 확진자 36만2329명(36만2338명에서 수정)보다 3만8412명 많지만, 집계 마감 3시간 전인 15일 오후 9시 기준 <연합뉴스>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자료를 집계한 44만1423명보다 되레 4만여명이 줄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지자체가 제출한 명단과 질병관리청(이 중복·오류를 정리한) 시스템 명단이 일치해야 집계가 확정되고 확진자 번호가 부여되는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누락 규모 확인은 어렵고, 내일은 오류 없게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목요일은 확진자 발생이 많은데다, 오늘 집계에서 누락된 확진자까지 포함되면 내일은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손영래 반장은 “정점이 예측대로 형성되면서 의료 체계를 준비된 범위에서 대응할 수 있다면, 이번 위기가 코로나19 전반 대응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의 큰 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행 정점이 16∼22일 형성되고, 정점에서 신규 확진자는 일평균 31만6000∼37만2000명으로 전망한 바 있다. 장현은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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