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김치길 목사 <빌라델비아 장로교회 담임목사>
공생애가 끝날 무렵, 예수님께서는 유월절을 맞이하여 성전에 올라가셨는데, 성전이 마치 장사터 같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사람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사람들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의 상과 의자를 둘러 엎으셨습니다.
당시 상황을 보면, 성전 입구에 돈 바꾸는 사람과 짐승을 파는 사람이 있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이스라엘 성인 남자들은 성전세를 내야 했는데 일반 동전을 사용할 수 없고, 성전에서 사용하는 동전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기 위해 먼 지역에서 제물로 쓰일 짐승을 끌고 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예루살렘까지 오는 동안 짐승에 흠이 생길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제물로 쓰일 수 없었기에, 성전 입구에서 제물을 살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던 것입니다. 당시 상황을 보면 돈 바꾸는 일과 제물이 될 짐승을 파는 것은 백성들을 위한 것이었기에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성전 입구에서 제물을 파는 것은 순수하고 깨끗한 짐승을 하나님께 바치기 위한 것이 그 제도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핵심이 사라져버리고, 사람들은 편의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나중에는 제물을 가져오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하고, 아무도 제물을 가져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제사를 잘 드리게 하려는 좋은 의도로 시작되었지만, 이렇게 편리함을 추구하다 보니 세월이 흐르며 변질된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대면예배를 중단하고 비대면 영상 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함께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예배는 정말 좋은 대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엔데믹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온라인 예배, 비대면 예배로 만족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편리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편의주의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문화 속에 가득합니다. 편의주의에 익숙해지면, 편의주의가 영적 세계에까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영적 영역에서 사람들의 편의에 초점 맞추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아무리 순수한 동기에서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편의주의가 예배 속에 들어오면 신앙이 변질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좋은 동기로 출발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변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할지라도 사람들의 편의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 변질되는 것입니다. 편의를 추구하며 의무적인 행위만 남았을 때, 변질에는 속도가 붙습니다. 이런 변질은 이스라엘과 교회 역사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10월 30일, 종교개혁 505주년을 맞으며,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기를 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드리는 제물이나 형식이 아니라 오직 우리의 마음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숫양의 기름보다 우리의 마음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무엇을 드리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드리는가를 보십니다.
이 시대 우리는 신앙생활의 편의주의와 싸워야 합니다. 편의주의에 물들면, 자신도 모르게 신앙이 변질되고, 점점 병들어 가며 죽어 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참된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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