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에는 “전면개헌보단 합의되는 것부터 순차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0일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쓰겠다”며 ‘통합정부론’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 토론회에서 “국정운영도 사람을 가리지 말고, 정책 출처와 연원을 가리지 말자”며 “실용내각이라고 표현하는데, 최대한 좋은 인재를 진영을 가리지 않고 쓰겠다”고 밝혔다. 섀도우 캐비닛(예비 내각) 명단에 ‘탕평·통합 인사’가 포함되느냐는 질의에도 “집권을 하게 되더라도 진영을 가리지 않고 협치정부, 통합정부, 실용내각 쪽으로 가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선거 과정에서 연합을 한다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등 제3지대 후보와 연대에 나설 수 있다는 송영길 당 대표의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책임총리 제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는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한 말씀을 공개적·체계적으로 드리게 될 것”이라며 “헌법제도와 법률 안에서 최대한 활용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를 두고는 “추천을 받을 순 있지만, 제도로 만들 거냐는 다른 문제”라며 “국회가 추천하도록 제도를 만들면 여소야대일 경우 국정 마비사태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 때문에 제도로 만드는 건 조심하더라도 추천을 받아 협의해서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일종의 협치체제, 크게 말하면 통합정부 이런 것들은 괜찮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개헌과 관련해서는 “헌정체제가 너무 낡은 것이 돼버렸다. 바꾸긴 바꿔야 한다”면서도 “전면 개헌으로 접근하다 보니 예외적인 비상상황에서만 가능하게 된다. 경기 규칙이기 때문에 누구는 손해 보고, 누구는 이익을 보니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시엔 불가능하기 때문에 방향을 바꾸자는 생각이다. 미국 방식으로, 합의되는 것부터 순차적으로 바꾸자”며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 책임을 (헌법에) 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민주당, ‘이재명 아들 입시 의혹’ 제기 “착오”라는 국힘 66명 고발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국민검증법률지원단장(오른쪽)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의 두 아들에 대한 대입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의원 6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들에 대한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의원 6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 선대위 국민검증법률지원단(단장 양부남)은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은 이 후보의 장남이 2012년도 고려대학교 입시에서 ‘삼수생’으로 ‘특별전형’을 통해 합격했는지를 전제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 후보의 장남은 2012년 고대 입시 때 ‘재수생’으로 응시했고, 응시전형도 수능성적 기준 등급을 받아야 하는 ‘일반전형’으로 입학했다”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확인해봐도 알 수 있는 부분임에도 최소한 확인과정도 없이 사실관계를 오도한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 27일 국민의힘 의원 66명은 성명을 내고 이 후보의 장남이 삼수를 통해 수시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며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도 지난 29일 보도자료를 내어 두 아들의 입시 의혹을 제기했다가 8시간 만에 “착오가 있었던 점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이준석, 윤석열 '2002년 이회창'에 빗대며  "선대위 해체"

윤석열, '선대위 쇄신 계획 있는가'에 "없다" 한마디 잘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0일 '선대위 쇄신'을 둘러싼 견해차를 드러내며 평행선을 달렸다.

 

선대위 운영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다 상임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 대표가 선대위 해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고, 윤 후보가 쇄신 요구를 악의적 공세라고 반박하는 등 공중전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라디오에서 선대위를 매머드에 비유하며 "매머드가 지금 정상이 아니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선대위를) 해체하라는 것"이라며 "매머드는 틀렸고, 이거 타고 다니면 큰일 나고, 이제 말을 새로 뽑아오든지 아니면 개 썰매를 끌고 오든지 다른 걸 타고 다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슨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인지 모르겠는데 지금 선대위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하시는 분들한테는 10대, 20대, 30대는 우리가 잡아 놓은 고기라는 이런 인식을 준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얼마나 오판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60대 빼놓고는 다 포위 당했다"고 지적했다.

 

선대위 복귀설에 대해선 "저는 문을 두드린 적이 없기 때문에 문을 열어도 제가 밖에 없을 것"이라고 거듭 부인했다.

 

이 대표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 상태로 가면 이회창 총재가 2002년 대선에서 졌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 될까 걱정"이라고도 했다.

 

그는 "당시엔 '이 총재에 비해 스펙이 떨어지는 후보(노무현 전 대통령)가 상대가 되겠느냐'고 했지만 그게 독이 됐다"며 "지금도 똑같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를 대선에서 두 차례 패배한 이회창 전 총재에 빗댄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선대위 쇄신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다.

 

그는 이날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선거를 두 달 남기고 쇄신하라는 것은 선거를 포기하라는 악의적인 공세라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윤 후보는 '선대위 쇄신 계획이 있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 선대위가 크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조직과 직능 규모가 크고, 다양한 국민 바람을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한 정책본부가 클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캠페인의 핵심이 되는 일을 수행하는 조직은 규모가 작다"며 "개편이나 그런 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같은 생각"이라며 "선대위는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계속 변화와 보완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이준석 · 조수진 징계 회부 안하기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30일 선대위 안에서 갈등을 빚은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을 모두 징계 심의에 회부하지 않기로 했다.

 

윤리위는 이날 회의 뒤 낸 보도자료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을 포함한 당 지도부에 대해 선공후사의 정신을 되새겨 당내 갈등을 치유하는데 적극적으로 매진할 것과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선대위 운영과 관련, 이 대표를 향해 ‘내가 왜 대표 말을 듣나.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 대표와 정면 충돌했다. 이후 이 대표는 선대위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고, 조 최고위원도 공보단장 직에서 사퇴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한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강용석 변호사에 의해서도 윤리위에 제소됐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준석 대표와 만나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 대표와 갈등을 사과하기 위해 당 대표실에서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준석 대표와 만나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 대표와 갈등을 사과하기 위해 당 대표실에서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했다. 공동취재사진

 

윤리위는 또 이 대표의 인사 전횡과 당비 유용 의혹을 제기한 김용남 전 의원에 대해서도 징계 절차를 개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경민 전 서울시당 부대변인은 징계 심의 대상자에 올랐다. 이 전 부대변인은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영입에 대해 “몇 번 쓰다 버리면 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윤리위는 “윤리위원들이 최근 제기된 당내 문제는 당과 선대위 지도부의 전적인 책임이라고 공감했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경우 더 엄중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김해정 기자

 

여당발 ‘정계개편설’에 국힘 술렁…김종인 “쓸데없는 루머, 동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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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30일 때아닌 정계개편설로 술렁이는 당 원외위원장을 향해 “쓸데없는 루머에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떠도는 정계개편설이 보수 야권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집안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상상할 필요도 없는 얘기가 돌면서 우리 당 원외위원장을 비롯해서 상당히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정계개편이 나서 국힘에 큰 변동 일어날 것 같아 쓸데없이 불안해하는 원외위원장들에게 대선이 끝나도 정계개편 있을 수도 없고 그러한 건 절대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되지도 않는 소리”라고 말했지만, 정계개편설이 사그라지지 않자 거듭 경고한 것이다.

 

신당 창당을 통한 정계개편설은 김한길 위원장이 이끄는 새시대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여소야대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김한길 위원장이 중도 세력을 끌어들인 ‘윤석열 정당’을 창당해 새로운 정치 구도를 구성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정계개편설을 공론화한 건 더불어민주당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와이티엔>(YTN) 인터뷰에서 김한길 위원장을 거론하며 “창당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본다. 윤 후보가 당선되는 순간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홍준표 의원은 팽 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발언과 관련해 야당의 내홍이 계속되는 상황을 활용해 여당이 ‘야권 갈라치기’를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31일 이준석 대표와의 오찬 회동을 통해 선대위 내홍 수습에 나선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뿌리치고 나간 이후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본뜻이 뭔지 잘 모르겠다”며 “내가 만나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면 현재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정 기자

 

민주당, ‘이재명 아들 입시 의혹’ 제기 “착오”라는 국힘 66명 고발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국민검증법률지원단장(오른쪽)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의 두 아들에 대한 대입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의원 6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들에 대한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의원 6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 선대위 국민검증법률지원단(단장 양부남)은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은 이 후보의 장남이 2012년도 고려대학교 입시에서 ‘삼수생’으로 ‘특별전형’을 통해 합격했는지를 전제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 후보의 장남은 2012년 고대 입시 때 ‘재수생’으로 응시했고, 응시전형도 수능성적 기준 등급을 받아야 하는 ‘일반전형’으로 입학했다”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확인해봐도 알 수 있는 부분임에도 최소한 확인과정도 없이 사실관계를 오도한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 27일 국민의힘 의원 66명은 성명을 내고 이 후보의 장남이 삼수를 통해 수시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며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도 지난 29일 보도자료를 내어 두 아들의 입시 의혹을 제기했다가 8시간 만에 “착오가 있었던 점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대선 칼럼] 윤석열의 ‘황당 언행’과 ‘검찰 DNA’

● 칼럼 2021. 12. 31. 03:2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윤석열 국의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단체인 전국 친박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며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용현 | 논설위원

 

세무서장이 육류업자한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다. 그런데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검찰이 6차례나 기각한다. 그리고 세무서장은 해외로 도피한다. 8개월 만에 인터폴에 체포돼 국내로 압송되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또 기각해 무사히 귀가한다. 검찰은 2년이나 시간을 끌다가 슬그머니 무혐의 처분한다. 세무서장의 동생은 검찰에서 잘 나가는 특수통 검사다.

 

영화에 나와도 비현실적 설정이라고 비웃음을 살 법한 이야기가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2012년 시작된 이 비현실적 현실은 2021년 12월29일까지 이어졌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사건 발생 10년 만에야 겨우 기소됐다. 검찰 내부의 비호세력 없이 이런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은 0%다. 윤 전 서장의 동생인 윤대진 검사장은 당시 대검찰청 중수2과장이었고,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당시 서울지검 특수1부장이었다. 윤석열은 ‘대윤’, 윤대진은 ‘소윤’으로 불릴 만큼 막역한 사이였다. 그림은 너무도 뻔한데, 대윤·소윤이 윤우진 전 서장을 비호한 의혹은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다. 10년을 흘려보냈으니 오죽하겠는가.

 

‘윤우진 사건’은, 동영상 속 얼굴을 뻔히 보면서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던 ‘별장 성접대 사건’과 더불어 ‘제 식구 봐주기’ 수사의 끝판왕이다. 다양한 법기술과 고도의 뻔뻔함을 발휘해 국민의 공분 속에서도 사건을 덮어버렸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지 않고서는 감행할 수 없는 일이었다. 표적으로 삼은 인물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난도질하면서 제 식구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이중잣대가 검찰의 디엔에이에 새겨져 있는 듯하다.

 

검찰총장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윤석열 후보도 이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윤 후보는 29일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놀라운 말을 했다. “수사 과정에서의 자살은 수사하는 사람들이 좀 세게 추궁하고 증거 수집도 열심히 하고 그러니까, ‘이게 지금 진행되는 것 말고도 또 내가 무슨 걸릴 것이 있냐’ 하는 불안감에 초조하고 그러다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도 하는 것이다.” 별건 수사로 압박하고 모멸감을 주며 몰아붙여 원하는 진술을 얻어내는 잔인한 ‘수사 기법’을 자인한 셈이다. 그렇게 죽어간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연민이나 자성도 묻어나지 않는다. 그가 검사로서 어떤 태도로 수사에 임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반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과 재직증명서 위조 의혹과 관련해서는 과거에 그가 수사하거나 수사를 지휘한 신정아씨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씨 사건에서 보여줬던 냉혹함을 찾아볼 수 없다. 장모가 두가지 범죄 혐의로 각각 실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서도 남의 일이라는 듯 무덤덤하기만 하다. 정의와 공정, 법치라는 그의 구호가 허망할 뿐이다.

 

검찰과 윤석열 후보는 사과에 인색하다는 공통점도 보인다. 국민이 위임한 검찰권을 잘못 행사했으면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게 당연한 도리다. 그러나 윤우진 사건이든 김학의 사건이든 사과하는 검사가 한 명도 없다. 과거의 수많은 조작 사건, 강압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도 마찬가지다. 국민을 대신해 권한을 행사하는 공복이 아니라 스스로 권력을 소유한 지배자라는 의식이 깔려 있지 않고서는 이해되지 않는 행태다. 그런 인식이 배어있는 탓인지 윤 후보도 사과해야 할 때 사과하지 않아 물의를 빚는 일이 잦다. ‘개 사과’ 논란에 이어 김건희씨의 대국민 사과도 ‘사과 같지 않은 사과’로 후폭풍에 휩싸였다.

 

그런 윤 후보가 매우 신속하고 전격적으로 사과를 한 대상이 있다. 박근혜씨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 출신인 윤 후보는 정치를 시작하자마자 대구를 방문해 “마음속으로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다”고 하더니 최근 특별사면에 즈음해서도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의자를 수사해 처벌했는데 미안하다니, 검사로서 자기 부정을 하는 셈이다. 출세를 위해선 알량한 검사의 자존심도 내팽개치고 불의와 손잡던 과거 정치검사들의 굴신이 떠오른다.

 

독재정권이든 부패정권이든 공생관계를 맺어 부역하면서 검찰의 특권을 보장받고 이를 통해 권력과 부를 누린 게 검찰의 폐단이었다. 윤 후보의 요즘 행보를 보면 그런 속성이 뿌리깊게 잠재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반복적으로 독재정권을 미화하고, “토론을 하게 되면 싸움밖에 안 나온다”는 망발로 유권자 국민과 민주적 선출 절차를 비웃는다. 빈곤층과 사회적 약자를 모독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내놓는다. 민주주의 국가의 대선 후보인가 싶을 정도다. 이런 인물이 검찰총장을 지내고 조직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으니 검찰 조직의 민주적 소양 수준을 알 만하다. 검찰총장이 곧바로 대선 후보가 되는 것 자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허무는 일이지만 검찰 내부의 비판과 자성은 없었다.

 

검찰의 폐단을 바로잡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인데 윤 후보를 통해 그것이 정치에까지 고스란히 이식된다면, 암담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