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상 최악 해양 기름유출 피해

내장의 타르 묽게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

호흡기도 깨끗해져…완치에 1~2주 걸려

 

23일 이스라엘 자연·공원관리청 산하 국립 바다거북이 구조센터의 한 직원이 타르를 뒤집어쓴 채로 구조된 생후 6개월 푸른바다거북을 치료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해양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한 이스라엘에서 생사를 오가던 멸종 위기 거북이가 마요네즈를 먹고 건강을 회복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미국 ABC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자연·공원관리청 산하 국립 바다거북이 구조센터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사이에 위치한 이스라엘 지중해 연안에서 멸종 위기종인 푸른바다거북이 11마리를 구조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달 초 이 지역에서 광범위한 타르 유출이 발생했으며, 해안 195㎞가 두꺼운 기름띠로 뒤덮여 오염됐다고 밝혔다. 이후 몸속에 검은 액체로 가득한 16.7m 길이 고래가 죽은 채 해변으로 떠밀려 오기도 했다.

이번에 직원들이 구조한 푸른바다거북들도 발견 당시 검은 타르를 몸 안팎으로 잔뜩 뒤집어쓰고 있었다.

센터의 가이 이브기 의료보조 담당은 "거북이들의 호흡기관 안과 바깥 부분이 모두 타르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20일 한 바다거북이 해양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스라엘 지중해변에서 타르를 뒤집어쓴 채 죽어 있다.[AP=연합뉴스]

숨이 꺼질 위기에 처했던 거북이들을 구하기 위해 직원들은 몸속에 가득 찬 독성물질을 제거할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타르를 씻어낼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마요네즈를 먹이는 것.

이브기는 "거북들에 마요네즈 등을 계속 먹였다. 그 덕분에 타르를 몸 밖으로 잘 배출해 깨끗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하레츠에 따르면 직원들은 먼저 식물성 기름을 이용해 타르를 엷게 만든 뒤 마요네즈를 주입했다.

마요네즈는 위장과 소장에 들러붙은 타르를 더 묽게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시킴과 동시에 단백질과 같은 영양분을 공급, 거북이들의 회복을 도울 수 있었다.

푸른바다거북들이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완벽하게 회복하는 데에는 1∼2주 걸릴 예정이다.

현재 이스라엘 지중해변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로 자원봉사자 수천 명이 기름띠 제거 작업에 나섰지만, 완전히 제거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ABC는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한 선박이 기름을 유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유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어른 7명 · 어린이 3명 미국 오대호서 '기사회생'

경찰 · 소방 · 얼음구조팀 입체적 구조 작전 펼쳐

 

얼어붙은 미국 이리호

 

북극 한파가 몰아쳐 꽁꽁 얼어붙은 미국 오대호에서 얼음이 부서지며 10명이 얼음 조각을 타고 표류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CNN과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주말 오대호 중 하나인 이리호의 클리블랜드 에지워터 공원 근처 호숫가에서 성인 7명과 어린이 3명이 갑자기 깨진 얼음 조각에 실려 호수 중심부로 1.6㎞나 떠내려갔다.

얼음이 깨졌을 때는 바람도 강하게 불어 얼음의 이동 속도가 빨랐고 이동 거리가 더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즉각 구조 신고를 했으며 해안 경비대와 소방대, 경찰 등이 출동해 해상과 공중에서 입체적인 구조작전을 펼쳤다.

6명은 얼음 구조팀에 구조됐고 나머지 4명은 소방대가 구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사고가 나기 전날 밤 예보를 통해 호수 중심부의 얼음이 녹고 있어 절대 얼음 위로 올라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해안 경비대는 "얼음 위로 올라가면 깨져서 떠내려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해안 경비대는 그러나 사고 발생 경위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은 "오대호에서 겨울철 얼음낚시를 하다 사고가 자주 난다.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목숨을 잃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관심을 보였다.

이리호 중심부에 '구멍' 생겨 위험하다고 알린 미국 기상청 [미국 기상청 트위터 캡처]

얼어붙은 오대호 [미국 해안경비대 페이스북 캡처]

800m 이동하는데 4시간…이사비용 4억4천만원

거리로 나온 주택 보려 도로변에 구경꾼들 몰려

 

차에 실려 옮겨지는 주택: 21일 샌프란시스코 주의 한 도로 주변에서 집 한 채가 차에 실려 통째로 옮겨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주말 이색 풍경이 펼쳐져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3일 미국 AP 통신, 머큐리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아침 프랭클린 807거리에 있던 2층짜리 집 한 채가 원형을 유지한 채 대형 트럭에 실려 6블록 떨어진 풀튼 635거리로 옮겨졌다.

당시 도로 주변에는 구경꾼 수백 명이 몰려나와 카메라와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신기해했다.

안전사고를 우려한 경찰은 현장에서 확성기로 군중을 향해 "제발 인도로 물러나달라. 집이 거리를 내려오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집은 139년 세월을 버틴 고풍스러운 대형 건물이다.

1882년 영국 빅토리아 양식으로 지어졌고 큰 유리창, 갈색 현관문에 침실 6개를 갖췄다.

집이 새 주소를 얻기 위한 여정은 쉽지 않았다.

이동 거리는 0.5마일(약 800m)에 불과했지만, 파손 우려 때문에 천천히 옮겨지면서 4시간이나 걸렸다.

집을 실은 차의 최대 이동 속도는 시속 1마일(1.6km)이었다.

이사 전문가 필 조이는 현지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특히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차로 집을 통째로 옮기는 작업을 위해 15개가 넘는 관계 기관들로부터 복잡한 허가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조심에 조심을 거듭했지만, 집이 이동하는 도로 주변의 나무들이 잘리고 교통 표지판의 위치가 바뀌는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

집 소유주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중개인으로 일하는 팀 브라운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운은 수수료와 이사 비용으로 약 40만 달러(약 4억4천만원)를 지불할 예정이다.

차에 실려 옮겨지는 주택: 21일 샌프란시스코 주의 한 도로에서 시민들이 집이 차에 실려 통째로 옮겨지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AP=연합뉴스]

차량 문 열려다 전신 화상… 약혼자는 사망

언론 "그녀의 용기있는 행동은 사랑이었다"

 

폭발과 화재로 부숴진 차량 페이스북 갈무리.

 

싱가포르에서 한 20대 여성이 애인을 구하려고 불타는 자동차에 뛰어들었다가 전신에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41분께 싱가포르의 번화가인 탄종파가 도로에서 흰 BMW 승용차가 고속으로 달리다 중심을 잃고 빙빙 돌면서 상가 건물을 들이받았다.

그 후 차는 등이 15초가량 깜빡이는 모습을 보인 뒤 폭발하며 불길에 휩싸였다.

다시 20초 정도 흘렀을 즈음 한 여성이 불이 난 차를 향해 빠르게 달려 나가 화염에 휩싸인 차 안으로 뛰어들었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입수한 동영상을 토대로 전했다.

나중에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전신 80%에 화상을 입고 치료받고 있으며 차에 타고 있던 20대 남성 5명은 모두 숨졌다.

 약혼자 차랑에 불이 붙자 달려나가는 여성 페이스북 갈무리.

여성은 과거 스튜어디스, 가수로 활동했던 레이비 오(26)씨로 밝혀졌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오씨가 BMW에 타고 있던 애인과 친구들을 구하려고 불타는 차로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오씨의 한 친구는 언론에 "그녀는 (차의) 문을 열려고 하다가 다쳤다"며 "그녀는 애인을 구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언론은 "오씨의 행동은 사랑이었다"며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오씨는 당시 사고 장소의 길 건너 식당에 있다가 차를 향해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가 목숨을 걸고 구하려 한 남성은 금융업계에서 일하던 약혼자 조노선 롱(29)씨다.

롱씨의 부친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예비 며느리였던 오씨에 대해 "나에게 딸과 같았다"며 죽은 아들과 오씨가 곧 결혼할 계획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불타는 차량에 뛰어든 싱가포르 20대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