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연설…트럼프 겨냥 "우린 좋을 때만 동맹 아니다"

 

유럽의회 연설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 17일(현지시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제안을 환영하는 한편, 양측의 밀착을 견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을 일축했다. [AFP=연합]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캐나다와 유럽은 각자 강하다. 함께할 때 더 강하다"며 유럽연합(EU) 준회원국이 되는 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준회원국 제안에 대해 "환영한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다수의 캐나다인이 유럽과 더 긴밀한 관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미래를 위한 동맹은 우리가 함께 정의해 나갈 독특하고 긍정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34가지 넘는 핵심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 동맹은 유럽이 필요로 하는 안정적 공급, 캐나다가 원하는 첨단 가공 역량, 에너지 전환과 방위 분야에서 가치사슬을 완성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전날 연례 정책연설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번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며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제안했다.

 

카니 총리는 "우리는 좋을 때만 함께하는(fair-weather) 동맹이 아니다. 우리는 제로섬 협상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강한 경제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수단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기후변화의 격변, 민주주의 규범의 침식, 무기로서의 무역 같은 새로운 폭풍에 휩싸였다. 의존해왔던 다자간 기구는 약해졌다"며 "오늘날 주권과 개방은 양립하기 어렵다. 이제 경제적 통합은 무기로, 관세는 압박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대국과 경쟁하기 위해 제3의 블록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게 아니다. 단지 더 나은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며 "우리는 남을 지배하기 위해 힘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을 마친 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마련 중인 동맹의 최종 구조를 놓고 캐나다 의회에서 최종적으로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며 EU 준회원국 제안에 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놨다.

 

유럽의회 연설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오른쪽)가 연설하는 모습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켜보고 있다. 카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을 일축하며 캐나다의 EU 첫 '준회원국' 가입 제안을 환영했다.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능성에 대해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적대적 행위로 간주할 경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품목에 대해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니 총리는 이에 대해 "더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캐나다는 미국에 더 효과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구상 중인 EU와 관계를 준회원국 대신 '미래를 위한 동맹'이라고 불렀다. 그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두 가지 용어를 모두 사용했다. 어떻게 부를지는 유럽의 문제"라며 내달 말 EU와 정상회담에서 양측 관계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제안이 느닷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 제안이 회원국들 동의를 받지 못했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포함되는지 검토한 뒤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하나 이상의 제3국 또는 국제기구와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유럽연합조약 조항에 따라 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과 단일시장을 구성하는 등 여러 나라와 협정을 맺었으나 준회원국 지위에 대한 규정은 없다.

 

메촐라 의장은 그러나 이날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준회원국은 회원국과 가입 후보국 사이 '제3의 길'이라면서 호주와 뉴질랜드 등 뜻이 맞는 다른 나라들도 캐나다에 이어 준회원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캐나다 공용어인 영어와 프랑스어에 독일어를 섞어 연설하고 유럽의회 의원들과 셀카를 찍으며 유대감을 드러냈다.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지낸 그는 평소 캐나다를 "유럽 아닌 국가 중 가장 유럽적인 나라"라고 말해왔다. < 김계연 기자 >

 

EU 수장 '캐나다에 준회원국' 돌발 제안에 회원국들 '냉랭'

 회원국 내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발표…'비밀주의' 비판

'준회원국' 의미도 불명확…일각선 "과감히 포용해야" 옹호론도

 


16일 유럽의회 연설나선 EU 수장과 이 자리에 함께 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연합]

 

캐나다에 유럽연합(EU)의 첫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자는 EU 수장의 돌발 제안에 회원국들 사이에 냉랭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서 열린 연례 정책 연설에서 캐나다를 EU의 첫 준회원국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함께했다.

 

EU와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노골화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맞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해왔다. 트럼프 시대에 캐나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EU 회원국들 사이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준회원국 지위 제안은 사전에 회원국들과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안건이라 논란을 낳고 있다.

 

회원국들 사이에선 준회원국이 정확히 무얼 의미하는지 불명확할뿐더러, EU 수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문제도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16일 베를린이 캐나다와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에 대해 논의"하는 데는 열려 있지만, '준회원국'이라는 용어는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이 접촉한 익명의 유럽 외교관 4명도 집행위가 자국 정부에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한 외교관은 이런 비밀주의를 "위험하고 현명하지 못하다"고 비판하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최근 EU 대사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이 아이디어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자국 정부가 사전에 전달받은 위원장 연설문 사본에는 '준회원국 지위'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캐나다와의 논의 내용을 잘 아는 또 다른 외교관은 "사실 (준회원국 지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16일 유럽의회에 참석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연합]

 

폴리티코는 비록 EU 수장이 연설 내용을 각국 수도에 사전에 알릴 의무는 없지만, 캐나다에 예외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공식적인 계획이라면 각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 사민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인 레네 레파지는 폴리티코에 "새로운 회원국 모델은 사실상 조약 개정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준회원국 지위에 대한 광범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EU 집행위 내부에서도 드러났다.

 

EU 확대담당 조직의 한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우리 팀은 해당 제안에 대한 논의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밝혔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기자들에게 노르웨이와 스위스 같은 파트너국들이 EU 규정을 따르고 심지어 EU 공동 예산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에 앞서 캐나다에 대한 특별 대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제안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EU 관리는 이번 제안을 옹호하며 "우리는 회원국들을 화나게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더 긴밀한 관계를 원하는 제3국들을 화나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유럽의회의 중도 성향 정치그룹 '리뉴 유럽'(Renew Europe)의 대표이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가까운 발레리 아이에르는 자신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더 깊고 전략적인 EU-캐나다 관계" 제안을 위원장이 받아들인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FT와 인터뷰에서 "캐나다는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싶어 하며, 이처럼 더 위험해진 세상에서 우리는 과감하게 나서서 그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유럽의회에서 만난 EU 지도자들과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

 

그럼에도 EU 관계자들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내달 29∼30일 캐나다에서 카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전 각국의 지지를 얻어내야 하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한 EU 외교관은 FT에 "EU 각국 수도 사이에서는 나중에 다른 가입 후보국들에도 적용될 수 있는 선례를 만들 의향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외교관은 폴리티코에 약 10년 전 서명된 EU-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CETA)을 아직 비준하지 않은 EU 회원국이 10개국에 달하며,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을 아직 승인하지 않은 국가도 3개국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 보다 과감한 협정을 체결하려면 EU 각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진단했다.                                         < 송진원 기자 >

 

미국 못 믿는 중견국들의 밀착…고율관세로 찢어놓겠다는 트럼프

 
 

캐나다, EU 준회원국 가입 추진…대미 불신 속 협력 확대로 대안 모색

중견국 협력 본격화 신호탄 될지 주목…트럼프, 위기감 속 강력 경고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밀착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를 자못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국을 더는 믿을 수 없다는 공감대 하에 캐나다와 EU가 결속하면서 국제사회에 중견국 협력 강화의 분위기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 탓으로 보인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관세와 교역 중단을 내세워 유럽을 위협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단에 올라 "캐나다와 유럽은 함께 할 때 더 강하다"면서 캐나다가 준회원국으로 EU에 편입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이 방안이 '맹렬한 폭풍' 속에 국가의 주권과 자유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행보를 맹렬한 폭풍에 빗대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전날 유럽의회 연례 정책연설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면서 캐나다와의 밀착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지리적으로 북미 대륙에 위치해 유럽 대륙과는 멀리 떨어진 캐나다가 EU 준회원국 카드를 꺼내든 건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로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캐나다는 그간 안보와 경제는 물론 사실상 전 분야에서 미국과 최고 수준의 협력을 유지해왔으나 이제는 미국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설사 미국의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예전의 관계로 복귀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데다 미국이 다시 '트럼프식 대외정책'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EU 역시 '때로 동맹이 적보다 나쁘다'는 인식 하에 끊임없이 청구서를 내미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동맹을 통한 안정 및 발언권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캐나다 총리와 EU 집행위원장(왼쪽)  [AFP=연합]

 

물론 EU와 캐나다 모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묶인 '안보 운명공동체'라 미국과 아예 거리를 둘 수는 없다.

 

다만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논의는 대미 불신에 따라 야기된 공백을 메울 새로운 협력 모색이 구체화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카니 총리가 연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주창한 '중견국 연대'와도 맞닿은 움직임이다.

당시 카니 총리는 캐나다와 같은 중견국들이 더는 현실 순응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며 중견국의 공동 행동을 간곡히 촉구했고 청중이 기립박수를 치는 이례적 광경이 연출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논의가 실질적이기보다는 상징적 의미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관계를 되돌리기 어려운 방식으로 뒤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논의가 중견국의 협력 확대를 촉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가 EU 준회원국이 될 가능성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고 본다"고 일축하면서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적대적 행위로 간주할 경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품목에 있어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율관세와 교역중단 카드로 유럽을 위협하며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을 사실상 저지하고 나선 것이다.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준회원국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EU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할지 불분명하고 캐나다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견국의 협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 8월 필리핀을 찾아 "미국을 배제하기 위해 고안된 중견국 동맹 같은 피상적이고 유행하는 구상에 대한 망상을 버리라고 권고한다"며 강도 높게 경고하기도 했다.   

                                                                                                      < 백나리 기자 >

 

 

 

 
 

유럽의회서 연례 연설…카니 캐나다 총리 '특별손님' 초청

"중국과 무역 균형 다시 맞추기 위해 모든 수단 쓸 것"

"기후·AI 대응, 유럽 미래 좌우"…15세 미만 SNS 제한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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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만나 악수하는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AP 연합]

 

유럽연합(EU) 수장이 캐나다에 EU의 첫 준회원국 지위를 제안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열린 연례 정책연설에서 '초대 손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향해 "캐나다가 EU의 첫 번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면서, 캐나다와의 관계를 가능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캐나다를 향한 이런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대적인 관세 정책과 미국의 국익을 핵심 가치로 하는 안보 정책 추진에 불안을 공유하고 있는 캐나다와 유럽이 경제·안보 등에 있어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이후 유럽의 방위비 지출 증액을 압박하고,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부 분열을 조성하는 미국에 대한 안보 및 무역에서의 의존을 줄이기 위해 캐나다 등 유사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협력 관계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직후부터 강대국 간 패권 경쟁에 맞서 '중견국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카니 총리 역시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적인 위협성 발언에 최근엔 양측의 관세 전쟁이 격화하며 미국과 사이가 급격히 틀어지자 EU와 '특별한 동맹' 관계를 구축할 필요성을 여러 차례 천명해 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이날 제안에 유럽의회 총회장을 채운 유럽의회 의원들과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은 뜨거운 기립 박수로 환호했고, 카니 총리도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초청 손님 자격으로 유럽의회를 방문해 폰데어라이엔의 연례 연설을 참관한 데 이어 17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유럽의회를 상대로 연설할 예정이다. 외국 정상이 EU 수장의 연례 정책연설에 초청된 것은 카니 총리가 사상 처음이라고 외신은 짚었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 나란히 선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과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 연합]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연례 연설에서 점점 불안정해지는 세계 속에서 유럽은 경제적, 기술적, 군사적 측면에서 주권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해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제안한 것이 유럽의 자강을 위해서는 비슷한 가치를 공유한 세력과의 연대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 나온 것임을 시사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이날 연설에서 또 다른 패권국으로 유럽 산업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EU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하루 10억 유로(약 1조6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보고 있는 현실을 거론하면서 "중국과의 무역 관계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현재 일부 희토류의 약 90%가 중국에서 공급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핵심 원자재 확보와 비축을 지원할 EU 차원의 조직을 설립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4년 반이 지난 가운데, 최근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드론 출몰, 사보타주(파괴 공작),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나토와 유사한 '하이브리드 위협 대응 지침'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EU와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의 정상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안보 협의체인 '유럽 안보이사회'를 구체화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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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회의장 [EPA 연합]

 

기후변화와 AI(인공지능)도 주요 화두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 미래의 번영과 안보는 기후변화와 AI라는 '시대적 전환점'(tipping point)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올여름 유럽을 강타한 치명적인 폭염 사태에 대응하고, AI 시대에 기민히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해서는, 지구 온난화로 가뭄, 홍수, 산불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반면 현재 재해 손실의 4분의 1만이 민간 보험으로 보상이 이뤄져 국가 예산 부담이 커지는 현실을 고려해 '기후 보험 연합체'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EU 내에서 재해에 가장 취약한 100개 지역을 지정해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구상도 공개했다.

 

AI에 있어서는 EU가 기술 개발의 최전선을 주도하기 위해 역량을 모으는 한편, 최근 여러 기술기업 경영진이 제기하고 있는 AI 안전성 우려에 발맞춰 AI 기업들을 EU로 초청해 AI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한 업계의 노력에 EU가 어떻게 기여할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EU 차원에서 13세 미만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고, 13∼15세에게는 보호자가 관리·감독하는 '미니 계정'을 허용하는 등 전세계적인 청소년 상대 소셜미디어 규제 흐름에 가세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우리는 (소셜미디어의)중독을 유발하는 기능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고, 아이들이 점점 더 극단적인 콘텐츠로 빠져드는 상황을 용인할 필요도 없으며, 소녀들의 사진이 AI로 생성된 성적 이미지에 악용되는 것을 용납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스페인의 북아프리카 영토 세우타에 모로코 이주민 7만명 이상이 하루 사이 무단으로 대거 몰려든 사건이 벌어진 것을 계기로 대규모 이주민 유입 사태에 27개 회원국이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상 대응 수단을 제안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밖에 "전범을 미화하는 행위는 EU에 결코 발붙일 곳이 없다"는 발언으로 최근 세르비아가 보스니아 내전의 전범인 라트코 믈라디치의 장례식을 국가 차원에서 성대하게 치른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드러냈다. 하지만, EU가 세르비아에 징벌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일부 국가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를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다.

EU 집행위원장이 해마다 9월에 하는 연례 정책연설은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본 따 향후 1년간 정책 우선순위를 설명하는 자리로, 2010년 조제 마누엘 바호주 전 집행위원장이 시작한 이래 EU의 연중 최대 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 현윤경 기자 >

 

 

트럼프, '캐나다 준회원국' 추진 EU에 "관세부과 또는 교역중단"

 
"적대적 행위로 간주할 경우" 전제로 … "캐나다 준회원국 가능성 없어"

"케네디센터, 개보수 보조금 마련하려면 행정부 공로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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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캐나다에 EU의 첫 준회원국 지위를 제안한 것을 두고 "적대적(hostile)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며 EU에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날 지역 일정을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뒤 기자들과 만나 캐나다가 EU 준회원국이 될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적대적 행위로 간주할 경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품목에 대해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선의에서 그런다면 괜찮겠지만, 나쁜 의도라면 우리는 유럽에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는 가능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앞서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은 캐나다를 겨냥해서도 "끔찍한 무역 파트너였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란전쟁 상황과 관련해선 "우리는 전쟁이 막바지에 접어들길 바란다"며 "그들은 합의를 원하고 있으며 우리는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매우 강하게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의 대표 공연장인 케네디센터가 재정난 속에서 개보수 작업을 추진하려면 "앞으로 막대한 보조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 행정부가 그 일을 추진하려고 하는 만큼, 행정부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센터 건물 외벽 등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넣으려다 법원의 제동에 차질이 빚어지자,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센터 복원·리모델링 공로를 외벽에 표기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마저도 허용하지 않자, 이사회는 재정난과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센터 폐쇄를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이 대부분인 이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여를 센터에 적절히 표시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리모델링에 재정적 지원을 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유미 기자 >

 

 

 

 

 

 

 

 

 

 

 

 

 

 

 

 

 

 

 

 

 

 

 

 

 

 

 

 

 

 

 

 

 

 

 

 

 

 

 

 

 

 

 

 

 

 

 

 

 

 

 

 

 

 

 

 

 

 

 

 

 

 

 

 

 

 

 

 

 

 

 

 

 

 

 

 

 

 

 

 

 

 

 

 

 

 

 

 

 

 

 

 

 

 

 

 

 

 

 

 

 

 

 

 

 

 

 

 

 

 

 

 

 

 

 

 

 

 

 

 

 

 

 

 

 

 

 

 

 

 

 

 

 

 

 

 

 

 

 

 

 

 

 

 

 

 

 

 

 

 

 

 

 

 

 

 

 

 

 

 

 

 

 

 

 

 

 

 

 

 

 

 

 

 

 

 

 

 

 

 

 

 

 

 

 

 

 

 

 

 

 

 

 

 

 

 

 

 

 

 

 

 

 

 

 

 

 

 

 

 

 

 

 

 

 

 

 

 

 

 

 

 

 

 

 

 

 

 

 

 

 

 

 

 

 

 

 

 

 

 

 

 

 

 

 

 

 

 

 

 

 

 

 

 

 

 

 

 

 

 

 

 

 

 

 

 

 

 

 

 

 

 

 

 

 

 

 

 

 

 

 

 

 

 

 

 

 

 

 

 

 

 

 

 

 

 

 

 

 

 

 

 

 

 

 

 

 

 

 

 

 

 

 

 

 

 

 

 

 

 

 

 

 

 

 

 

 

 

 

 

 

 

 

 

 

 

 

 

 

 

 

 

 

 

 

 

 

 

 

 

 

 

 

 

 

 

 

 

 

 

 

 

 

 

 

 

 

 

 

 

 

 

 

 

 

 

 

 

 

 

 

 

 

 

 

 

 

 

 

 

 

 

 

 

 

 

 

 

 

 

 

 

 

 

 

 

 

 

 

 

 

 

 

 

 

 

 

 

 

 

 

 

 

 

 

 

 

 

 

 

 

 

 

 

 

 

 

 

 

 

 

 

 

 

 

 

 

 

 

 

 

 

 

 

 

 

 

 

 

 

 

 

 

 

 

 

 

 

 

 

 

 

 

 

 

 

 

 

 

 

 

 

 

 

 

 

 

 

 

 

 

 

 

 

 

 

 

 

 

 

 

 

 

 

 

 

 

 

 

 

 

 

 

 

 

 

 

 

 

 

 

 

 

 

 

 

 

 

 

 

 

 

 

 

 

 

 

 

 

 

 

 

 

 

 

 

 

 

 

 

 

 

 

 

 

 

 

 

 

 

 

 

 

 

 

 

 

 

 

 

 

 

 

 

 

 

 

 

 

 

 

 

 

 

 

 

 

 

 

 

 

 

 

 

 

 

 

 

 

 

 

 

 

 

 

 

 

 

 

 

 

 

 

 

 

 

 

 

 

 

 

 

 

 

 

 

 

 

 

 

 

 

 

 

 

 

 

 

 

 

 

 

 

 

이밖에 "전범을 미화하는 행위는 EU에 결코 발붙일 곳이 없다"는 발언으로 최근 세르비아가 보스니아 내전의 전범인 라트코 믈라디치의 장례식을 국가 차원에서 성대하게 치른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드러냈다. 하지만, EU가 세르비아에 징벌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일부 국가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를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다.

EU 집행위원장이 해마다 9월에 하는 연례 정책연설은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본 따 향후 1년간 정책 우선순위를 설명하는 자리로, 2010년 조제 마누엘 바호주 전 집행위원장이 시작한 이래 EU의 연중 최대 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 현윤경 기자 >

 

"참석인사들 전 세계 자본 중 86조달러 이상을 움직이는 인물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P=연합 캐나다프레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촉발된 무역 전쟁으로 미국과 거리두기에 나선 캐나다가 민간 부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캐나다 투자 정상회의'를 연다고 AFP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버크셔 해서웨이 등 미국의 주요 투자금융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아프리카 최대 부호인 알리코 단고테, 주요 걸프 지역 투자기관 대표 등도 초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 등의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프랑수아 필리프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와 관련해 AFP와 인터뷰에서 불확실한 세상에서 캐나다는 안전한 투자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 참석할 인사들이 전 세계 자본 중 86조달러(약 11경6천조원) 이상을 움직이는 인물들이라며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회의"라고 강조했다.

 

캐나다가 최근 몇 년간 관료주의적인 승인 절차 지연 등으로 민간 투자자들 사이에 달갑지 않은 평가를 받아온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에서도 "절호의 기회를 잡기 위해 속도와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절차적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어 캐나다가 핵심 광물과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캐나다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대한 대안 투자처로 내세울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오늘날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유럽연합(EU)과의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투자회의가 끝난 직후 프랑스로 날아가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유럽 정상들과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 이신영 기자 >

 

 

 

 
 

카니 총리, 취임 후 유럽 돌며 EU와 통합 위해 정상외교

경제여견 변화에 역풍 위험…"양측 준비됐는지 아직 불분명"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관세 전쟁으로 관계가 한껏 틀어진 캐나다가 수십년간 유지된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유럽연합(EU)과 정회원급 밀착을 추진할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이를 추진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인 면박을 더는 참지 않겠다는 선언적 측면을 넘어서 EU에 정식으로 가입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EU와의 관계 강화 방법을 찾으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렸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카니 총리의 행보에 대해 "미국과의 이혼에서 오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캐나다의 축을 유럽으로 돌리는 방향을 가속화 중"이라며 "그 결과 유럽 지도자들은 반쯤 농담조로 캐나다를 EU의 '최신 회원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는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EU 정회원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EU와 여러 협정을 맺고 있는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등의 사례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는 지난 수개월간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만난 것 이외에도 유럽의 소국 지도자와 왕족들까지도 거의 빠짐없이 만났다. 양측의 주요 논의 내용 중 하나는 캐나다와 EU간 밀착 방안이었다.

 

카니 총리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EU 준회원국'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측 관계자는 회원국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EU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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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미국 국기 [AP=연합]

 

WSJ은 수개월간의 노력 결과 유럽과 캐나다 관리들이 에너지, 인공지능, 배터리, 반도체에 필요한 핵심 광물과 국방 분야와 같은 전략적 공급망 분야에서 캐나다가 유럽 시장에 비공식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한 캐나다 고위 관료는 "캐나다인들은 미국인처럼 말하고, 미국인처럼 옷을 입지만, 사회적으로는 훨씬 더 유럽적"이라며 EU와 밀착이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니 총리의 구상은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다. 그가 캐나다와 미국 간 관계 악화 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캐나다 국민들이 EU 시스템에 재편된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면 입지가 좁아지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U와 자유롭게 무역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EU 예산에 분담금을 내거나 EU 노동자를 수용하고 EU 규정을 준수한다. 이는 분리주의 운동이 활발한 퀘벡주와 앨버타주의 반발을 살수도 있다.

 

한 미국 관계자는 "미국이 '최후의 글로벌 소비자'로서 역할을 축소하는 가운데 캐나다와 EU가 서로의 생산품을 흡수할 준비가 됐는지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EU 내부의 의심도 존재한다. 관계자들은 EU 관리들이 캐나다 측을 만나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EU를 단순히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파악하려 애썼다고 전했다.

 

내외부에서 제기되는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니 총리는 오는 16일 유럽의회 연설을 통해 EU와 캐나다 연계 방안에 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양측은 이를 바탕으로 조만간 열리는 양자 정상회담에서 여러 실무그룹 출범을 발표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 오수진 기자 >

 

 

유럽의회, 오타와에 사무소 신설···‘트럼프 거리두기’ 캐나다와 밀착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6월15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 안토니오 코스타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과 회담하고 있다. [AFP연합]

 

유럽의회가 캐나다에 사무소를 연다.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캐나다가 유럽연합(EU)과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유럽과 캐나다의 의회 외교도 밀착하는 모습이다.

 

유럽의회는 14일(현지시간)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연락사무소를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의회는 “EU와 캐나다 간 의회 차원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측에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사안에 대한 협력을 도모하고 교류를 증진하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SNS에 “유럽과 캐나다는 오랜 친구로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며 오타와 연락사무소가 “북극권까지 아우르는 지역적 관할 범위를 갖추고 대서양 양안의 의회 교류를 촉진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유럽의회 방문을 앞두고 나왔다. 카니 총리는 오는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를 찾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연례 정책연설을 참관한다. 이어 17일에는 유럽의회 연단에 올라 유럽과 캐나다의 협력 강화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유럽의회는 현재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몰도바, 인도네시아, 파나마 등 일부 역외 국가에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 백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