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인터뷰 “트럼프의 주권 침해 안 받아들여” 자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력 사용 가능성 “고려해봤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자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검토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관세와 무역 협정 등으로 주권을 침해하려는 미국에 끌려가지 않고 다른 국가들로 협력 관계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27일 공개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상대로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심각하게 우려한 적이 있나’란 질문에 “총리는 극단적인 위험(테일 리스크)을 살펴볼 책임이 있다.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특정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일부 인정했다.
다만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대화한다. 무역 협상이 결렬된 이후에도 수차례 통화했다”라며 “수화기를 들고 직설적으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관계고, 그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서는 주권 침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니 총리는 “(미국의) 관세, 투자 약속, 광범위한 무역 협정 등으로 국내의 정책을 변경하는 조처들을 따라가면 결국 주권 문제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수사적이긴 했지만 우리의 주권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있었고, 우리의 경제적 주권을 침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우리는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경제와 안보에서 미국에만 의존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변화하고, 다른 곳에 더 넓고 깊은 파트너를 두지 않는다면 협박당하고 발이 묶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우린 그런 위치에 처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역량을 키워야 하고, 국외 파트너십을 다변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카니 총리는 미국의 스타링크나 F-35 전투기 이외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스타링크가 관련국들의 주권·요구와 무관하게 위성인터넷 연결을 차단했던 점을 들며 “스타링크로부터의 다변화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어떤 일은 한번 목격하고 나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8년에 캐나다 위성통신 기업 텔레셋(Telesat)에서 저궤도 위성군을 발사한다고 소개하며 “한국과 유럽 등 다른 파트너들과 힘을 모으면 국방에서 규모를 확보하고 대미 의존성을 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미국 달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자신의 지론도 다시 강조했다.
대신 카니 총리는 유럽·중국과 관계를 깊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중국과 캐나다산 농수산물 수출과 중국산 자동차 수입 협정을 체결했는데, 이는 미국과 중국 협력에 비하면 극히 일부”라며 “청정에너지와 금융에서는 협력하겠지만, 인공지능이나 국방 측면에서 깊은 협력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미국과 동맹인 중견국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 위치에 있어, 한국 정부는 캐나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왜 더 많은 지도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는 당신의 모델을 따르지 않는가’란 질문에 “존중을 갖추되 싸울 자리를 가려내야 한다”라며 “시진핑, 모디(인도 총리), 트럼프 앞에 앉아서 가장 중요한 사안에 대해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국 간 통합이 강요의 수단으로 악용될 때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며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기에 우리는 미국에 오히려 더 나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지훈 기자 >
캐나다 총리, 미국의 침공 가능성 질문에 "극단적 위험도 대비"
"리스크 관리 차원…준비 안 하면 무책임한 일"
"한국 등과 협력하면 스타링크 의존 축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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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P=연합]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미국이 캐나다를 상대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서 대비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의 이웃 나라이자 오랜 동맹인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후 이후 줄곧 악화 일로를 걸어왔다.
23일 공개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카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행동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했다면서 "이런 위치(캐나다 총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극단적인 테일 리스크(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를 살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지 리스크 관리로,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준비하지 않는 것은 책임감 없는 일"이라며 구체적인 대비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또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일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 방안으로 ▲ 스페이스X 위성통신망 스타링크에 대한 의존 축소 ▲ F-35 전투기 구매 대안 검토 ▲ 중국과의 경제 관계 강화 등을 거론했다.
특히 스타링크에 대해서는 아직 다른 위성 네트워크들의 성능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의문의 여지 없이 다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의 관점에서, 그리고 유럽이나 한국 등 다른 파트너들과 힘을 모은다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그 의존성을 끊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는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88대를 구매하기로 한 계획을 재검토하면서, 스웨덴 사브의 그리펜 전투기 도입 제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카니 총리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증액된 신규 국방 예산을 활용해 북극권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항공기를 주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달 무역 협상 결렬 후 서로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날을 세웠지만, 협상 재개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카니 총리는 강조했다.
트럼프와 카니 [로이터=연합]
그는 "캐나다와 미국 사이에 상호 유익한 무역 협정은 당연히 존재한다"면서 그 예로 비료 핵심 성분인 칼륨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방안을 언급했다. 캐나다는 미국이 수입하는 칼륨의 약 90%를 공급한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전쟁 중인 캐나다를 대신해 러시아의 동맹인 벨라루스에서 칼륨 비료를 구매하는 계약을 추진한다고 지난 21일 밝힌 바 있다.
이에 카니 총리는 미국에 캐나다산 칼륨에 대한 특별 접근권을 주는 방안을 거론하며 "이는 협상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그 외에도 다른 사례들이 있으므로 우리는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대화하고 있다면서, 무역 협상이 결렬된 이후에도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현안에 대해 서로 전화해서 직접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는 솔직하고, 나 역시 입장에 대해 솔직하다"며 이러한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아람 기자 >
OIS ART CANADA, Korean Heritage Month 기념 Dignam Gallery서
‘OIS Art of Canada’ 가 캐나다 Korean Heritage Month를 기념해 개최하는 한국과 캐나다 여성작가 교류전 ‘Her Voices, Our Time’이 오는 10월6일(화)부터 17일(토)까지 토론토 Dignam Gallery(23 Prince Arthur Ave. M5R 1B2) 에서 열린다.
이번 교류전은 한국과 캐나다의 여성 작가들이 함께 참여해 각자의 문화적 배경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체성, 기억, 공동체, 여성의 삶 등 다양한 주제를 현대미술의 시각으로 선보인다.
전시회 Opening Reception은 10월9일(금)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리셉션에서는 작가들과의 대화와 함께 스폰서(O’Food) 선물과 간단한 식음료가 제공된다.
교류전에 참여한 작가는 유현자, 지정민, 김경하, 김선강, 여운미, 장용구, 윤남궁, 신윤주, Sophie Oh, Adriana Lee, Alba Barranca, Jinny Jung, Lisa Gal, Maggie Broda, Suzanne Caldarone Izumi, Vera Kabo Tse 등 20명 가까운 작가들이다.
갤러리는 전시기간 중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OIS Art of Canada의 Jenny Lee(이제니) 이사장은 “서로 다른 문화와 예술적 시선이 만나 새로운 대화와 교류를 만들어가는 뜻깊은 자리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다고 한인동포들을 초대했다. < 문의: oisartcanada@gmail.com, www.art.oiswith.com >
유럽연합(EU) 수장이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으나 실현 가능성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EU에는 준회원국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 법적 틀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라 절차에만 수년이 걸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EU 조약에는 정회원 자격만 규정돼 있다. 조약 49조는 EU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유럽 국가'는 연합의 회원국이 되기 위해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캐나다는 유럽 국가가 아닌 만큼 일단 회원 자격엔 부합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려면 EU 조약에 새로운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조약 개정 절차는 복잡하다.
우선 개정안이 제출되면 EU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유럽이사회(EU 정상회의)가 안건 논의 여부를 결정한다. 유럽이사회가 단순 과반수로 찬성하면 협의회가 소집되고, 이 단계에서 권고안을 채택한다. 이후 회원국 정부 대표들이 참여하는 정부 간 회의(IGC)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개정안 확정본을 작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정안 확정본은 모든 EU 회원국에서 각국의 헌법 절차에 따라 비준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조약에 준회원국 지위를 신설한 뒤엔 캐나다를 받아들일지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상 EU가 회원국 자격을 심사할 때는 코펜하겐 기준(민주주의, 법치주의, 시장경제 구축 등) 충족 여부, EU 기준에 맞춘 각종 법·규정 적용 등을 고려하나 준회원국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지는 알 수 없다.
각국의 비준 절차까지 고려하면 캐나다가 EU의 준회원국이 되기까진 짧게는 최소 3∼6년, 길게는 10년도 걸릴 수 있다.
그러나 EU 내에선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안에 상당한 회의론이 있다.
한 EU 외교관은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이 제안을 내놓은 것이 다소 무모해 보였다"고 평가했고, 다른 외교관 역시 "공허한 구호"라고 일축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EU는 미국에 이어 캐나다의 두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며, 양측은 모두 인공지능(AI), 에너지 안보, 핵심 광물 등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북극에서 협력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런 협력 강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2016년 체결된 EU-캐나다 간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조차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등 10개국에서 아직 비준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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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트뤼도 당시 캐나다 총리의 유럽의회 연설 당시 등장한 CETA 반대 팻말 [EPA=연합]
가디언은 양측이 앞에선 무역 확대를 외치지만 그와 모순되는 듯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해 캐나다는 공공 계약에서 캐나다 공급업체가 우선권을 갖도록 보장하기 위해 '캐나다산 구매' 정책을 도입했다. EU 역시 '유럽산 구매' 우선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준회원국 지위는 EU가 엄격히 보호하는 단일 시장으로의 통합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만약 캐나다가 단일 시장에 가입하게 된다면 유럽경제지역(EEA) 회원국인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나 별도 협정을 맺고 있는 스위스처럼, 정책 결정권은 없으면서도 EU의 규정과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영국 BBC는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안이 EU 가입을 희망하는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서도 문제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현재 유럽의 알바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는 EU 회원 '후보국' 지위를 얻어 가입 절차를 진행중이다. 동유럽에서는 조지아와 몰도바도 가입을 추진중이며 우크라이나 역시 계속해서 EU 문을 두드리고 있다.
캐나다와의 새로운 관계가 이들 국가의 정식 가입 추진에 방해가 되진 않겠으나 오타와가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인상이 형성될 경우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BBC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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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서 연설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EPA=연합]
이런 여러 이유로 일부 EU 국가는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보다 기존의 국방 및 무역 협정을 발전시키는 걸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16일 베를린이 캐나다와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에 관해 논의"하는 데는 열려 있지만, '준회원국'이라는 용어는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유럽 내의 다양한 반응을 고려해 용어 선택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7일 유럽의회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캐나다와 유럽은 각자 강하다. 함께할 때 더 강하다"며 관계 밀착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EU와의 관계를 준회원국 대신 '미래를 위한 동맹'이라고 칭했다.
그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두 가지 용어를 모두 사용했다. 어떻게 부를지는 유럽의 문제"라며 내달 말 EU와 정상회담에서 양측 관계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회 연설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 17일(현지시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제안을 환영하는 한편, 양측의 밀착을 견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을 일축했다. [AFP=연합]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캐나다와 유럽은 각자 강하다. 함께할 때 더 강하다"며 유럽연합(EU) 준회원국이 되는 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준회원국 제안에 대해 "환영한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다수의 캐나다인이 유럽과 더 긴밀한 관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미래를 위한 동맹은 우리가 함께 정의해 나갈 독특하고 긍정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34가지 넘는 핵심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 동맹은 유럽이 필요로 하는 안정적 공급, 캐나다가 원하는 첨단 가공 역량, 에너지 전환과 방위 분야에서 가치사슬을 완성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전날 연례 정책연설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번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며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제안했다.
카니 총리는 "우리는 좋을 때만 함께하는(fair-weather) 동맹이 아니다. 우리는 제로섬 협상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강한 경제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수단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기후변화의 격변, 민주주의 규범의 침식, 무기로서의 무역 같은 새로운 폭풍에 휩싸였다. 의존해왔던 다자간 기구는 약해졌다"며 "오늘날 주권과 개방은 양립하기 어렵다. 이제 경제적 통합은 무기로, 관세는 압박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대국과 경쟁하기 위해 제3의 블록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게 아니다. 단지 더 나은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며 "우리는 남을 지배하기 위해 힘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을 마친 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마련 중인 동맹의 최종 구조를 놓고 캐나다 의회에서 최종적으로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며 EU 준회원국 제안에 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놨다.
유럽의회 연설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오른쪽)가 연설하는 모습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켜보고 있다. 카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을 일축하며 캐나다의 EU 첫 '준회원국' 가입 제안을 환영했다.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능성에 대해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적대적 행위로 간주할 경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품목에 대해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니 총리는 이에 대해 "더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캐나다는 미국에 더 효과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구상 중인 EU와 관계를 준회원국 대신 '미래를 위한 동맹'이라고 불렀다. 그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두 가지 용어를 모두 사용했다. 어떻게 부를지는 유럽의 문제"라며 내달 말 EU와 정상회담에서 양측 관계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제안이 느닷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 제안이 회원국들 동의를 받지 못했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포함되는지 검토한 뒤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하나 이상의 제3국 또는 국제기구와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유럽연합조약 조항에 따라 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과 단일시장을 구성하는 등 여러 나라와 협정을 맺었으나 준회원국 지위에 대한 규정은 없다.
메촐라 의장은 그러나 이날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준회원국은 회원국과 가입 후보국 사이 '제3의 길'이라면서 호주와 뉴질랜드 등 뜻이 맞는 다른 나라들도 캐나다에 이어 준회원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캐나다 공용어인 영어와 프랑스어에 독일어를 섞어 연설하고 유럽의회 의원들과 셀카를 찍으며 유대감을 드러냈다.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지낸 그는 평소 캐나다를 "유럽 아닌 국가 중 가장 유럽적인 나라"라고 말해왔다. < 김계연 기자 >
EU 수장 '캐나다에 준회원국' 돌발 제안에 회원국들 '냉랭'
회원국 내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발표…'비밀주의' 비판
'준회원국' 의미도 불명확…일각선 "과감히 포용해야" 옹호론도
16일 유럽의회 연설나선 EU 수장과 이 자리에 함께 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연합]
캐나다에 유럽연합(EU)의 첫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자는 EU 수장의 돌발 제안에 회원국들 사이에 냉랭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서 열린 연례 정책 연설에서 캐나다를 EU의 첫 준회원국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함께했다.
EU와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노골화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맞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해왔다. 트럼프 시대에 캐나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EU 회원국들 사이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준회원국 지위 제안은 사전에 회원국들과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안건이라 논란을 낳고 있다.
회원국들 사이에선 준회원국이 정확히 무얼 의미하는지 불명확할뿐더러, EU 수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문제도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16일 베를린이 캐나다와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에 대해 논의"하는 데는 열려 있지만, '준회원국'이라는 용어는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이 접촉한 익명의 유럽 외교관 4명도 집행위가 자국 정부에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한 외교관은 이런 비밀주의를 "위험하고 현명하지 못하다"고 비판하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최근 EU 대사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이 아이디어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자국 정부가 사전에 전달받은 위원장 연설문 사본에는 '준회원국 지위'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캐나다와의 논의 내용을 잘 아는 또 다른 외교관은 "사실 (준회원국 지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16일 유럽의회에 참석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연합]
폴리티코는 비록 EU 수장이 연설 내용을 각국 수도에 사전에 알릴 의무는 없지만, 캐나다에 예외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공식적인 계획이라면 각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 사민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인 레네 레파지는 폴리티코에 "새로운 회원국 모델은 사실상 조약 개정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준회원국 지위에 대한 광범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EU 집행위 내부에서도 드러났다.
EU 확대담당 조직의 한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우리 팀은 해당 제안에 대한 논의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밝혔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기자들에게 노르웨이와 스위스 같은 파트너국들이 EU 규정을 따르고 심지어 EU 공동 예산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에 앞서 캐나다에 대한 특별 대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제안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EU 관리는 이번 제안을 옹호하며 "우리는 회원국들을 화나게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더 긴밀한 관계를 원하는 제3국들을 화나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유럽의회의 중도 성향 정치그룹 '리뉴 유럽'(Renew Europe)의 대표이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가까운 발레리 아이에르는 자신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더 깊고 전략적인 EU-캐나다 관계" 제안을 위원장이 받아들인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FT와 인터뷰에서 "캐나다는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싶어 하며, 이처럼 더 위험해진 세상에서 우리는 과감하게 나서서 그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유럽의회에서 만난 EU 지도자들과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
그럼에도 EU 관계자들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내달 29∼30일 캐나다에서 카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전 각국의 지지를 얻어내야 하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한 EU 외교관은 FT에 "EU 각국 수도 사이에서는 나중에 다른 가입 후보국들에도 적용될 수 있는 선례를 만들 의향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외교관은 폴리티코에 약 10년 전 서명된 EU-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CETA)을 아직 비준하지 않은 EU 회원국이 10개국에 달하며,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을 아직 승인하지 않은 국가도 3개국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 보다 과감한 협정을 체결하려면 EU 각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진단했다. < 송진원 기자 >
미국 못 믿는 중견국들의 밀착…고율관세로 찢어놓겠다는 트럼프
캐나다, EU 준회원국 가입 추진…대미 불신 속 협력 확대로 대안 모색
중견국 협력 본격화 신호탄 될지 주목…트럼프, 위기감 속 강력 경고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밀착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를 자못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국을 더는 믿을 수 없다는 공감대 하에 캐나다와 EU가 결속하면서 국제사회에 중견국 협력 강화의 분위기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 탓으로 보인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관세와 교역 중단을 내세워 유럽을 위협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단에 올라 "캐나다와 유럽은 함께 할 때 더 강하다"면서 캐나다가 준회원국으로 EU에 편입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이 방안이 '맹렬한 폭풍' 속에 국가의 주권과 자유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행보를 맹렬한 폭풍에 빗대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전날 유럽의회 연례 정책연설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면서 캐나다와의 밀착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지리적으로 북미 대륙에 위치해 유럽 대륙과는 멀리 떨어진 캐나다가 EU 준회원국 카드를 꺼내든 건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로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캐나다는 그간 안보와 경제는 물론 사실상 전 분야에서 미국과 최고 수준의 협력을 유지해왔으나 이제는 미국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설사 미국의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예전의 관계로 복귀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데다 미국이 다시 '트럼프식 대외정책'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EU 역시 '때로 동맹이 적보다 나쁘다'는 인식 하에 끊임없이 청구서를 내미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동맹을 통한 안정 및 발언권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캐나다 총리와 EU 집행위원장(왼쪽) [AFP=연합]
물론 EU와 캐나다 모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묶인 '안보 운명공동체'라 미국과 아예 거리를 둘 수는 없다.
다만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논의는 대미 불신에 따라 야기된 공백을 메울 새로운 협력 모색이 구체화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카니 총리가 연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주창한 '중견국 연대'와도 맞닿은 움직임이다.
당시 카니 총리는 캐나다와 같은 중견국들이 더는 현실 순응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며 중견국의 공동 행동을 간곡히 촉구했고 청중이 기립박수를 치는 이례적 광경이 연출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논의가 실질적이기보다는 상징적 의미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관계를 되돌리기 어려운 방식으로 뒤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논의가 중견국의 협력 확대를 촉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가 EU 준회원국이 될 가능성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고 본다"고 일축하면서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적대적 행위로 간주할 경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품목에 있어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율관세와 교역중단 카드로 유럽을 위협하며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을 사실상 저지하고 나선 것이다.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준회원국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EU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할지 불분명하고 캐나다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견국의 협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 8월 필리핀을 찾아 "미국을 배제하기 위해 고안된 중견국 동맹 같은 피상적이고 유행하는 구상에 대한 망상을 버리라고 권고한다"며 강도 높게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