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문제’ 에서 실패,  ‘보여주기식’ 무능함 지적

부의 재분배와 사회 정책, 기후위기 대응 등 평가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9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신임 자유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행사에 참석했다. 오타와/로이터 연합

 

9일 마크 카니 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집권 자유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2015년 11월 취임 이후 9년4개월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고별 연설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한 그는 최근 불거진 미국과의 관세 전쟁을 의식한 듯 보였다. “전 세계가 캐나다인들을 지켜보고 있다”며 국민들의 단결을 강조했다. 역대 두 번째 40대 총리로, 총리만 10년을 지낸 트뤼도 총리는 경제불평등 해소·이민자 수용·탄소세 부과 등 진보 정책을 적극 추진했으나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 올해 1월초 사임을 발표했다.

2015년 12월 캐나다 토론토 공항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시리아 난민 환영 행사 참석 전 공항 노동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AP 연합
 

캐나다의 오바마·진보의 록스타…취임하자 지지율 60%

 

‘서구 진보 진영의 록스타’로 불렸던 트뤼도 총리는 2015년 11월 캐나다 23대 총리로 취임했다. 2016년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비교해 ‘캐나다의 오바마’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는 캐나다 역사상 두번째로 젊은 총리였다. 취임일 기준 만 43살의 젊은 총리는 준수한 외모와 언변으로 임기 초반 큰 인기를 끌었다. 총선 6개월 후인 2016년 4월 미국 시비에스(CBS)는 여론조사 기관인 이케이오스(EKOS)를 인용해 자유당 국정 지지도가 46.5%로 총선 당시보다 7%포인트 올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뤼도 총리에 대한 개인 지지도는 당시 50%대 후반을 기록했다.

 

1968~1979년, 1980~1984년 총 17년 동안 캐나다 총리를 지낸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의 후광도 한 몫했다. 피에르 트뤼도는 자유당을 이끌며 캐나다의 헌법을 제정하고 다문화주의, 복수언어, 보편복지 등 진보적 가치를 캐나다 사회에 심은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는 아버지의 후광뿐 아니라 자신의 친화력으로 정계 입문 5년 만인 2013년 41살의 나이로 자유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 역시 중산층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 성장과 경제불평등 해소, 사회 인프라 투자 확대, 시리아 난민 수용 등 진보적 가치를 내걸고 지지를 받았다. 총리 취임식에 일반 시민을 처음으로 초청했고, 각료 30명 중 남녀 비중을 각각 15명씩 맞추고 10개주와 북부 3개 특별 준주 출신 인사를 모두 포괄해 전국적으로 지역 안배를 고려한 내각 구성을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3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을 다양화하고 원주민이나 이민자 출신 각료들도 대거 기용했다.

 

2023년 1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AP 연합
 

정치 스캔들 이후 물가 상승 악재…‘무능론’·‘피로감’ 커져

 

그러나 2017년 이후 정치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뤼도 가문의 정치적 고향인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대형 건설사가 뇌물 제공 혐의로 수사를 받자 법무부 장관에게 기소하지 말라는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20대 때 흑인 분장을 한 채 파티를 즐기는 사진이 공개돼 인종주의 논란에도 휩싸였다. 결국 2019년 단독 과반 의석(170석)을 유지하는 데 실패한 자유당은 신민주당(NDP) 등과 연합 정부를 구성해야 했다. 최근 물가인상 대처 실패 등을 이유로 신민주당이 자유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연정이 깨지고, 트뤼도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트뤼도 총리는 결국 올해 1월 사임해야 했다.

 

그의 인기가 급락한 가장 큰 이유는 ‘먹고 사는 문제’였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캐나다 여론조사업체 나노스 리서치의 닉 나노스는 영국 가디언에 “생활비 상승, 특히 주택 가격 상승이 많은 국민의 우려를 키웠다. 자유당은 이 문제에 대해 무방비 상태라는 느낌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 비판에는 트뤼도 총리의 ‘보여주기식’ 무능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엿보인다. 셈라 세비 토론토 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트뤼도 총리가 개혁을 말하면서도 실질적 개혁에 닿지는 못했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마리화나 합법화나 육아 접근성과 경제성을 강화하는 개혁을 추진하긴 했지만, 원주민과의 화해와 기후변화 대응, 선거 개혁 등은 성공에 닿지 못했다. 나노스도 이런 현실적 어려움들이 트뤼도 총리가 내세운 정책들을 재평가하게 했다면서, 하나의 사례로 캐나다 원주민과의 화해를 약속한 총리의 약속을 들었다. 이 약속 역시, 실제로 원주민의 일상 생활을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에이피(AP)통신은 “경제성장과 환경보호의 균형을 맞추려는 그의 노력은 좌우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는 탄소 배출에 세금을 부과하고 중단된 파이프라인 확장 프로젝트를 구제해 앨버타의 석유를 국제 시장에 더 많이 공급했다”고 꼬집었다.

 

경제가 휘청이자 트뤼도 총리와 자유당이 추진해 온 진보 정치에 대해 보수파는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이라며 조롱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세 도입과 다문화 사회로서의 정체성을 내세운 시리아 등 난민·이주민 수용 등의 진보 정치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채 피로감만 불렀다는 해석이다. 트뤼도 총리의 재임기간(2015~2025) 캐나다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은 2017년만 3% 인상됐을뿐, 1%의 낮은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1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당 대표직 및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히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AP 연합

 

평가는 엇갈려 “실패한 정치인” vs “그의 유산도 인정해야”

 

마크 카니 신임 자유당 대표가 선출되자 고별 연설에서 트뤼도 총리는 아쉬운 듯 눈물을 훔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25%(원유 10%) 부과 정책에 힘겨운 맞대응을 하는 와중에 총리직을 사임하게 된 트뤼도의 정치 경력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들이 외신들을 통해 흘러 나온다. 정치 커뮤니케이션 비영리 단체인 페레즈 스트레티지스의 앤드류 페레즈는 영국 비비시(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당은 ‘트뤼도’ 브랜드와 거리를 두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카니 신임 자유당 대표도 소비자에게 탄소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기존 민주당 정책의 일부를 손질할 것을 승리 연설에서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트뤼도 총리가 추구하고자 한 진보 정치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다. 사히르 칸 오타와대학교 재정 연구와 민주주의 연구소 부소장은 캐나다 공영 방송(CBC)을 통해 “정부의 본질을 크게 바꾸었다”며 “부의 재분배와 사회 정책에 초점을 맞췄고 이는 그의 유산이 될 것”이라며 “이 정책을 반대해 온 이들이라면 정부의 평균 지출액에 반대할 수 있지만, 수혜자라면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정책을 후퇴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재임 중 연방 정부가 5년 마다 탄소배출량 목표를 수립하도록 의무화한 법안을 통과시키고 자원 개발 관련 환경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규정을 강화하는 등 기후·환경 분야에서도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는 평가도 있다. 캐서린 아브루 국제 기후정치 허브 이사는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 총리 중 기후 대응 지원에 가장 많은 초점을 맞춘 총리였다는 점은 의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최우리 기자 >

 

트뤼도 이어 집권 자유당 총재에 선출

 
 
9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자유당 새 대표로 선출된 마크 카난 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캐나다 집권여당 자유당이 9일 새 당 대표로 마크 카니(59) 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를 선출했다. 의원내각제인 캐나다에선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카니는 캐나다와 영국에서 중앙은행 총재를 지내며 금융 위기 대응에 앞장섰던 경제 전문가다.

 

카니 전 총재는 이날 발표된 당 대표 선거 결과에서 85.9%의 지지를 얻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 카리나 굴드 전 하원 원내대표, 프랭크 베일리스 전 하원의원을 큰 격차로 눌렀다. 카니 신임 대표는 이번 주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어 24번째 캐나다 총리로 공식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1월 후임이 정해지는 대로 당 대표 및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니 당 대표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정권을 맡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산 제품 전반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며, 자동차 및 에너지 부문만 예외를 인정했다. 이 조치는 캐나다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트뤼도 총리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연설에서 “지금은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순간”이라며 “민주주의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자유도 당연한 것이 아니다. 심지어 캐나다의 존재조차 당연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인 카니는 2008년 2월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로 취임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비교적 성공적으로 캐나다 경제를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2020년엔 외국인으로선 처음으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맡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했다.

 

현직 의원이 아닌 채로 총리직에 오르는 것은 1896년 찰스 터퍼 이후 두번째다. 가디언은 “공식적인 법적 제한은 없지만 관례상 카니는 조속히 하원의원 보궐선거 출마 계획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지지율 상승세를 활용해 빠르게 조기 총선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중적인 지명도가 낮았던 그는 트뤼도 총리의 정책 기조와 거리를 두면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통'임을 내세워왔다. 당 대표 선거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선두를 지켜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가 트뤼도 총리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카니 신임대표가 캐나다 총리에 공식 취임하게 되면 미국과의 ‘관세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 < 김원철 기자> 

 

캐나다 차기 총리 “절대 미국의 일부 되지 않아…무역 승리할 것”

캐나다·영국 중앙은행 총재 거친 ‘경제통’ 마크 카니

 
 
마크 카니 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캐나다 집권 자유당 당수 경선에서 승리한 뒤 연설하고 있다. 오타와/로이터 연합

 

미국과의 관세 전쟁 중인 캐나다가 신임 총리이자 집권당인 자유당 새 대표로 선출한 마크 카니(60) 전 캐나다 은행 총재는 ‘경제통’이다.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꼽히는 그는 “어떤 형태로든 절대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9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열린 자유당 당 대표 경선에서 당수로 선출된 카니 신임 대표는 승리 연설을 통해 “미국은 캐나다가 아니다. 캐나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일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과의 관세 전쟁, 미국과의 불확실한 미래 관계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경제통’인 카니 대표는 강한 어조로 캐나다를 강한 국가로 지켜가겠다고 공언했다.

 

또 “우리는 이 싸움을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인들은 다른 사람이 장갑을 떨어뜨리면 항상 (반격할) 준비되어있다. 미국인들은 실수해서는 안 된다. (아이스) 하키에서처럼 무역에서도 캐나다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인들이 우리를 존중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할 때까지” 미국 상품에 대한 정부의 보복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관세 부과로 유입되는 모든 수익금은 노동자 보호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새로운 무역 통로를 만들고, 캐나다를 ‘에너지 초강대국’으로 만드는 등 캐나다 경제를 주요7개국(G7)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 만들기 위해 주요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소비자 탄소세를 폐지하는 등 자유당의 일부 계획을 폐기하겠다고도 밝혔다.

 

카니 대표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빼앗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스스로에게 줄 수 있다”며 “이것은 평소처럼 돈이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못한 속도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카니 대표는 우선 이번 주 중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어 캐나다 총리로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는 10월 총선을 열 예정이었으나, 현직 의원 신분이 아닌 카니 대표가 조기 총선 필요성에 공감해왔기 때문에 조기 총선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총선에서 자유당 승리해야…총리직 유지

 

그의 경제 분야에서의 능력을 의심하는 여론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정치적 경험 부족은 그의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앞서 트뤼도 총리의 경제 고문으로 총리의 참모 역할을 했을 뿐, 현직 의원도 아니다. 현직 의원이 아닌 총리는 1896년 찰스 터퍼 이후 역대 두번째이다.

 

총선에서 총리직을 두고 경쟁할 피에르 푸일리브르 보수당 당수는 그를 트뤼도 총리와 똑같다고 비난하고 있다. 최근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트뤼도 총리의 탄소 가격 책정 프로그램을 들어 카니 대표도 이를 지지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비난하고 있다.

 

또 카니 대표가 의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브룩필드 자산 관리사’ 본사 건물이 캐나다 토론토에서 미국 뉴욕으로 본사를 이전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카니 대표는 자신이 그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보수당은 카니 대표의 해명은 거짓말이라며, 브룩필드 자산 관리사 본사 건물 미국 이전은 캐나다인의 일자리를 빼앗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5일 캐나다 비영리단체인 ‘앵거스 리드 연구소’ 조사 결과를 보면, 캐나다인 43%는 마크 카니 자유당 신임 대표를, 34%는 피에르 푸알리브르 보수당 당수를 총리로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번 자유당 대표 선거에서 85.9%의 높은 득표율로 쥐스탱 트뤼도 총리 후임이자 자유당 새 대표로 선출된 그는 캐나다 최고의 ‘경제통’으로 꼽힌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서 불거진 세계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8~2013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지냈고, 2013~2020년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로 일했다. 2020년 영국이 유럽연합을 공식 탈퇴하면서 그도 떠났다. 2020년 유엔 기후행동과 재정 특사로 활동했다.

 

1965년 캐나다 북서부 준주에서 태어나 서부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자랐다.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국적을 갖고 있다. 1988년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 학사를, 옥스퍼드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다. 런던, 도쿄, 뉴욕, 토론토 등에서 13년 일한 뒤 2003년 캐나다 은행 부총재로 임명되었다. 그의 아내는 영국 태생이고 딸이 4명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트뤼도 총리는 사임 전 마지막 연설에서 “민주주의,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캐나다 역시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 최우리 기자 >

 

보수당 80석, 신민당 27석, 자유당 14석, 녹색당 2석 등 의석 

 

주의원 4선고지에 오른 조선준 장관

 

2.27 온타리오주 총선에서 보수당의 압승과 함께 한인 주정부 장관인 조성준·조성훈 두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트럼프에 맞설 강한 정부”를 강조했던 더그 포드(Doug Ford) 수상의 보수당 정부는 3기 연속 안정적인 의석을 바탕으로 주정부를 운영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최종 집계결과 보수당은 42.97%를 득표했으나 주의회 전체 의석 124석 가운데 과반을 훌쩍 넘긴 80석(64.5%)을 차지해 압승했다. 자유당은 약30%를 득표했지만, 대표인 보니 크롬비(Bonnie Crombie: Mississauga East-Cooksville) 후보도 낙선하는 등 고전 끝에 의석은 14석(11.3%)에 그쳐 제3당으로 내려앉았다. NDP는 19% 득표에도 의석은 27석(21.8%)을 얻어 제2당이 됐고, 녹색당 2석, 무소속 1석 등으로 주의회가 구성됐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45.5%였다.

 

한인 두 보수당 후보는 4선에 도전한 조성준(Raymond Cho: 88. Scarborough North) 장관의 경우 득표율이 과반을 넘긴 53%로, 총 1만2,697표를 얻어, 상대 자유당의 애니타 애난다라잔(Anita Anandarajan:여) 후보의 8,316표(35%) 보다 4천3백여표가 앞선 압도적 승리로 기쁨을 누렸다. 조 의원은 이로써 현 선거구가 시의원 8선을 포함해 12번의 선거를 이긴 확고한 아성임을 입증했다.

 

윌로우데일의 조성훈(Stan Cho: 47) 후보는 상대 자유당의 폴 새귈Paul Saguil 후보와 선거 내내 접전을 벌인 끝에 1만4,212표를 얻어 새귈 후보 1만3,735표 보다 불과 1.55%p, 477표 차이로 신승, 주의원 3선의 꿈을 이뤘다.

 

4선 고지에 오른 조성준 장관은 “지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한인동포들의 성원 덕분에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선거구민 여러분과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한인사회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당선소감을 밝히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지역사회와 온타리오를 위해, 그리고 한인사회 발전과 권익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3선의 조성훈 장관도 “지지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더욱 열심히 지역발전과 한인사회를 위해, 그리고 주정부 공직에도 성심껏 소임을 감당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주의원 3선 당선한 조성훈 장관

머스크는 오불관언  “캐나다 진짜 나라 아냐” 또 조롱

 

 

 
일론 머스크가 20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힐 내셔널 하버에서 열린 보수정치 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무대에서 전기톱을 들고 관료주의를 잘라내겠다는 연설을 하고 있다. 옥슨힐/로이터 연합
 

청원을 개시한 지 닷새 만에 성난 캐나다 시민 26만8천여명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 엑스(X) 최고경영자의 캐나다 시민권과 여권을 박탈하라고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캐나다 국가 이익에 반하는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캐나다 의회 청원 게시글을 보면, 20일(현지시각) 찰리 앵거스 온타리오주 신민주당(NDP) 의원이 게시한 청원에 25일 저녁까지 26만7922명이 서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퀄리아 리드 브리티시 컬럼비아 출신 작가가 하원에 청원을 요청한 뒤 앵거스 의원이 이를 후원하며 청원이 시작됐다.

 

청원 세부 내용을 보면 머스크의 활동에 대해 이들은 “캐나다의 국가 이익에 반하는 활동에 관여”했으며 “캐나다의 주권을 없애려는 외국 정부에 참여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들은 일론 머스크의 시민권과 여권을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머스크는 캐나다 서스캐처원 주의 주도인 레지나 출신인 어머니 덕분에 캐나다 시민권을 자동으로 취득했다. 1992년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로 편입하기 전 온타리오에 있는 퀸즈대학교를 다니며 1989년부터 3년 동안 캐나다에 거주했다.

 

6월20일까지 받기로 한 서명을 닷새 만에 이미 26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청원이 하원에 제출되고 공식적으로 정부의 대응을 요구하는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500명 이상의 서명이 필요한 데 이를 훌쩍 넘겼다. 캐나다 하원은 다음달 24일 업무를 재개할 예정이다.

 

머스크의 권리가 박탈될 가능성은 낮다. 시민권과 이민 전문가인 아이린 블룸라드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사기로 시민권을 취득한 경우가 아니라면 “(취소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수백만명의 서명이 모였더라도 정부가 개인의 시민권을 박탈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문가도 “캐나다인을 폄하하고, 캐나다 주권에 도전하며,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의 동맹국이자 친구인 국가에 경제적 피해를 입힐 위협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머스크의 발언에 대한 많은 캐나다인들이 당혹감과 분노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 시민권이 취소된 사람은 10년이 지난 뒤 재신청이 가능하다.

 

 

일론 머스크가 1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옆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머스크는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언급하고, 25% 관세(에너지는 10%) 부과 정책을 밀어붙여 캐나다와 미국의 우호 관계는 역대 최악으로 흐르고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전적으로 동조하며,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캐나다 보수당 대표를 추어올리는 등 캐나다를 자극해왔다. 21일(현지시각)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에서 미국·캐나다·스웨덴·핀란드 4개국 페이스오프 결승에서 캐나다가 미국을 3대2로 꺾고 우승하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우리의 나라를 빼앗을 수 없고, 우리의 경기도 빼앗을 수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캐나다 시민들의 서명 참여 소식이 전해지자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캐나다는 진짜 나라가 아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 최우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