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이민 목회 고민과 해법 공유

● 교회소식 2023. 11. 4. 11:5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온주교협 주최 '할렐루야 목회자 심포지엄' 성료

10월 16-17일 영락교회서 목사10명이 주제발표 

 

 

온타리오 한인교회협의회(회장 박태겸 캐나다 동신교회 담임목사)가 지난 10월16~17일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대주제로 팬데믹 이후 캐나다 한인교회들의 진로를 모색해 보는‘2023 할렐루야 목회자 심포지엄’을 토론토 영락교회(담임 송민호 목사)에서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특히 외부 강사를 초청해 집회를 열었던 종전과 달리 각 주제와 분야별로 회원교회 목사 12명이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하는 전례없는 방식으로 개최해 참가자와 회원교회들의 호평을 들었다.

회원교회 목사와 사모, 전도사와 신학생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포지엄은 첫날인 16일 오전 박태겸 교협 회장 인도로 개회예배를 드린 후, 노희송 큰빛교회 담임목사가‘뉴노멀 시대 목회’, 고영민 본 한인교회 담임목사가‘포스트 코로나시대 이민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오전에 발표하고, 오후에는 윤영도 브랜포드 한인장로교회 설교목사가‘목사 이중직’, 김지연 커넥트교회 담임목사가‘청년목회’, 김락훈 메도베일 연합교회 담임목사는‘은퇴 이후의 목회, 사역’에 대해 발표하는 등 모두 5개 주제 강의를 마치고 김주엽 목사(강림감리교회 담임)가 진행한 종합토론을 가졌다.

이틀째에도 5가지 주제로, 오전에 송민호 영락교회 담임목사의 ‘선교적 교회’, 곽웅 목민교회 담임목사의‘가정사역 교회’발표를 듣고, 오후에는 주권태 토론토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다인종 선교’, 박형일 밀알교회 담임목사의 ‘교회,가정, 다음세대 연결 목회’, 허천회 말씀의 교회 담임목사의‘루터의 종교개혁과 팬데믹 이후의 이민교회의 미래’등을 차례로 강의한 후 종합토론은 김성근 목사(미시사가 장로교회 담임)가 맡아 진행했다.

교협은 이번 할렐루야 심포지엄에 대해 “팬데믹 이후, 캐나다 한인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현장에서 사역중인 회원 목사들이 함께 진단하고 모색하며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 모처럼의 의미있고 뜻깊은 기회였고 참석자들의 반응도 좋았다”면서 “앞으로도 이같은 연구모임을 자주 마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주제별 발표 요지]

첫날 ‘뉴노멀시대의 목회’를 주제로 강연한 노희송 목사는 “교회는 불변의 진리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우리에게는 불변하는 말씀과 사명이 있다”며 “세상적인 방법론을 찾기보다 본질적인 것, 곧 진리를 붙잡고 나아가면 하나님이 감당하시고 이끌어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목사는 ”한국이 세계 60개국 가운데 혁신지수 1위인 대단한 나라지만 한국교회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구습에 안주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국제적 모임에 가보면 외국교회는 30~40대 목회자들이 많은데 한국교회는 60대가 대부분인 것 같다”면서. 이민교회도 기득권 리더십에 좌지우지 되기보다 다음 세대를 세우고 바꿔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민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고영민 목사는 “플로팅 크리스천(floating christian: 떠도는 교인)이 29.1%나 된다고 하는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나 다른 교회에서 은혜받은 성도들이 자기는 수준 높은 설교를 들어서 신앙적 수준이 높다고 자부할지 모르지만 정작 자기 교회에서는 헌신과 순종 봉사를 하지 않는다”고 현실을 분석했다. 고 목사는 또 “이른바 ‘SNBR’(Spiritual But Not Religious: 영적이지만 종교인은 아닌) 시대에 이민 목회의 방향과 현실을 말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것 같다”고 전제하며 “토론토 교계가 피라미드 형의 먹이사슬 구조가 되어 소형교회를 중형이 먹고 중형교회를 대형이 먹는 교회 생태계가 된 듯하다. 이러다 공멸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우리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외형적인 종교활동 보다 내적인 신앙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야 한다. 영적 내공을 높이고 내재적인 신앙생활을 할 줄 아는 성도들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목사의 이중직’ 주제에서 윤영도 목사는 목회자와 신학자 등의 여러 견해와 현실적 상황을 소개했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이중직에 매달려 목회 소홀을 감내할 것인지, 주어진 여건에 맞춰가며 목회에 전념하는 성경적 자립을 추구할 것인지 고민한다. 오직 돈만을 목적으로 한다는 폄훼는 미자립교회 현실을 도외시한 시각이라는 지적, 반면 목회만 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가 없다보니 ‘괴물’이 되어가는 사역자들을 보며 목회소신을 지키면서 이중직을 감당하는 이들을 응원해야 한다는 견해까지… 윤 목사는 조사결과 이중직 목회에 과반 이상이 찬성하는 현실목회의 변화와 함께 사회선교적 차원으로 목회자의 관심과 적성을 고려한 이중직을 용인하는 교계의 흐름을 전했다.

 

‘청년 목회’를 주제로 발표한 김지연 목사는 26년여에 걸친 토론토 유학생선교회와 커넥트교회 개척목회 9년의 ‘실패와 경험’을 토대로 대안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여러 교회를 옮겨다닌 한 청년의 소망이 ‘예배다운 예배를 드리고 제대로 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도전과 충격을 받았다”며 애매한 위치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청년성도들의 고민을 전했다. 김 목사는 “복음은 들려주고 보여주고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청년사역의 4단계로 ‘찾고 오게하기’ ‘복음을 들려주는 단계’ ‘복음을 보여주는 단계’, 그리고 ‘복음을 경험할 수 있게’ 힐링캠프와 비전트립 등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은퇴 이후의 목회, 사역’을 주제로 발표한 김락훈 목사는 “목회자는 은퇴 이후에도 자신의 영성개발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목사는 아울러 “말씀이 삶에 또 다른 에너지가 된다”면서 아침에 일어나 3장, 낮에 3장, 자기 전 3장을 읽어 하루에 성경 9장을 읽으면 6개월에 성경 통독을 하는 방식으로 여러 번 통독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그는 또 은퇴 이후 집안청소나 화단가꾸기 등 자신 만이 일을 찾고 가능하면 더 넓고 깊은 전문성을 추구하는 등 자꾸 일을 만들어 노동과 땀의 대가를 누리라고 권했다. 김 목사는 “목회도 신성한 노동”이라며 “자신에 대한 신뢰로 안정감과 평화를 얻으면 주변 사람들에게도 신뢰를 얻게 된다”고 긍정적 여생을 제시했다.

 

둘째날 ‘선교적 교회의 배경과 신학적 기초’를 강의한 송민호 목사는 에디 깁스와 레슬리 뉴비긴, 데이빗 보쉬, 로잔 언약 등 ‘하나님의 백성을 세상으로 보내시는 하나님’을 설파한 선교적 교회운동의 신학적 논거를 설명하고 “구원받은 성도는 구속적 삶을 살면서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구원의 확신을 가진 성도로서 소비자 마인드를 선교적 마인드로 바꿔 의미있는 개입, 즉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세상에 전하며 살아야 한다”면서 “선교적 교회는 온 성도가 세상으로 보내심을 받아 구속적 삶을 살며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믿음 공동체이고, 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들과 함께 그런 교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교회 사역‘ 주제로 발표한 곽웅 목사는 “요즘 교회는 가정공동체가 아니라 조직공동체, 관리목회와 조직문화가 교회에 정착해 버렸다”고 분석하고 “예수의 가르침은 가정 공동체였다”고 상기했다. 곽 목사는 “가정교회 사역을 하면서 신약 교회처럼 음식을 나누고 가르침에 몰두하는 식으로 하다 보니 성경에 나타난 결과가 나타나고 영혼구원과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았다”면서 “행복한 목회는 교회 안에 생명이 숨쉬고 성도들의 변화가 체험되는 교회인 것을 보게 되었다”고 전했다. 곽 목사는 “교회사이즈가 크고 외적인 성장에 상관없이 교회 안에 이런 일이 경험되지 않으면 고민이 많을 것 같다”고 밝히고 “건강한 교회가 되려면 목사는 목사의 일을, 성도는 성도의 일을 잘 감당하며 사역분담이 제대로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인종 선교‘에 대해 발표한 주권태 목사는 안디옥 교회가 다인종 교회였다고 예를 들었다. 주 목사는 “신분 나이 인종 상관없이 십자가와 복음으로 하나된 교회, 유대인과 이방인, 귀족과 평민의 담장이 무너진 교회였기에 결국 그리스도인이라는 호칭을 얻었고 교회의 중심이 예루살렘에서 안디옥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설명하고 “토론토에는 200여개 민족이 사는데 이들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목사는 “다인종 사역은 상하 구조가 아닌 팀사역, 팀정신으로 다 내려놓고 연합으로 가야한다”면서 “사역이 오래가려면 관계가 중요하다. 지금 우리 교회가 섬기는 타민족 교회의 선교활동은 20년 이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우월감이나 인종차별적인 마음을 버리고 동일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인정하고 섬겨야 한다”고 전했다.

 

’교회 가정 다음세대 연결목회‘를 주제로 강의한 박형일 목사는 “캐나다에서 한인 2세들은 한국과 캐나다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부모의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미국보다 훨씬 연결되는 것이 많고 한국적인 문화 공유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문화적 언어적, 그리고 영적인 Bridge가 존재해 캐나다 이민교회들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박 목사는 “가정에서 부모는 역할과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 자녀교육에 서툰데 그 역할을 교회가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하고“‘교회같은 가정 가정같은 교회’를 만들려면 부모교육이 필수이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며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는 하나님과의 관계와 같다. 부모의 사명은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부담을 내려놓고 심플하게 접근하되 꾸준한 대화에 의미를 두고 혼내는 것보다 칭찬하는 부모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루터의 종교개혁과 팬데믹 이후의 이민교회 미래’에 대해 허천회 목사는 종교개혁 정신과 신학을 적용하는 방안으로, 루터가 충격적으로 느꼈던 것처럼 성직자들의 무지와 오류, 경박함을 극복해야 하고, 구조적인 기득권주의자들을 거부하고 타파해야 하며, 이론적 신학과 목회현장의 조화, 거리를 좁히기 위해 영적 대안을 제시할 투쟁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책임있는 목회자들이라면 건강한 목회를 위해 통합 혹은 융합적인 신학지식을 갖추기 위해 안수를 받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신학수업을 하는 목회자 계속 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 문의: 416-887-6970, ontariokcc@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