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법률적‧정치적 방식으로 명예 회복 길 찾을 것"


방송서 준비된 답변 통해 총선 출마 첫 공개 시사

"가족 전체가 도륙…법률적 소명 안 받아들여져"

가장 큰 존재 가치였던 학인(學人) 지위도 박탈돼

평소 신중한 화법상 결단한 게 아니냔 해석 낳아

"검찰 '살권수', 윤석열 정부 법치는 사이비" 직격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하고 있다. 방송 화면 갈무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6일 "문화적 방식, 사회적 방식 또는 정치적 방식으로 자신을 소명하고 해명하는 것은 시민의 권리"라며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총선 출마 가능성을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시사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은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많은 일을 겪었고 그중에 명백히 부당한 일들도 있었다. 출마 안 하시느냐"는 질문을 받자 "질문하실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답변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출마 질문을 충분히 예상하고 답변을 준비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어 "저희 가족 전체가 도륙이 났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에서 저든 저희 가족이든 법률적인 차원에서 여러 가지 해명과 소명과 호소를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많은 거 같다"면서 "그 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아쉬운데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당연히 존중하고 감수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행법 체계 내에서 어떤 한 사람이 자신의 소명과 해명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 그 사람은 비법률적 방식으로, 예를 들어서 문화적 방식, 사회적 방식 또는 정치적 방식으로 자신을 소명하고 해명해야 할 본능이 있을 거 같고, 그러한 것이 또 시민의 권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도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대한 법률적으로 해명하고 소명하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고, 이것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저는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희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나, 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진행자가 "(출마) 하실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거기까지만 얘기할까요?"라고 말하자 조 전 장관은 출마 가능성을 굳이 부인하지 않고 "네, 그렇게 하시죠"라고 답했다.

 

'자녀 입시 비리·감찰 무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9.18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멸문지화를 겪은 그는 자신의 가장 큰 존재 가치인 학인(學人)의 근간을 이루던 서울대 교수직에서까지 파면을 당한 상태다. 이 때문에 개인적 명예 회복 및 윤석열 검찰독재정권과의 싸움 차원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이 지인들과 정치권, 시민사회 내에서 꾸준히 거론돼왔지만 조 전 장관은 구체적 언급 없이 말을 아껴왔다.

조 전 장관의 평소 극히 신중한 성품 및 절제된 화법을 감안할 때 이날 방송 출연을 통해 '정치적 방식의 소명'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 회복'이라는 답변을 준비해 내놓은 것은 이미 출마 의사를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다만 그가 민주당에 적(籍)을 둘지, 무소속이나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지역구 역시 고향인 부산, 근거지인 서울, 지지세가 강한 호남권 등을 놓고 아직 설만 분분한 상황이다.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작심한 듯 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갈수록 높여온 조 전 장관은 이날 방송에서도 윤 정권과 정치 검찰의 행태를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인터넷 언론 심의 방침에 대해 그는 "완전히 말도 안 되는 반헌법적 주장"이라며 그 이유를 조목조목 제시한 뒤 "언론의 자유는 어떠한 것보다 가장 강하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모든 헌법 교과서, 또 판례에 적혀 있는데 이걸 깡그리 무시하고 형식상 온라인을 통해서 나간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중재법이 보장하는 각종 절차를 완전히 무시해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방심위가) 실제 인터넷상으로 보도된 영상을 삭제하게 되면 그것은 위헌이고 그걸 밀어붙인 사람들은 탄핵 대상 또는 수사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총선 또는 그 뒤로 대선 등에서 언론중재법이 보장하는 절차도 지키지 않으면서 영상 자체를 즉각 삭제하는 방식으로 언론 지형을 바꿔보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고 단언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6일 총선 출마 시사 발언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일가의 땅 부근으로 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변경된 의혹에 대해서는 "법리적 문제 이전에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양평군 강상면에 있는 그 각종 토지가 만약에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것이었다면, 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 여사의 것이었다면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라면서 "(검찰이) 양평군청에 있는 PC와 공무원들, 김정숙 여사 및 그 어머니와 오빠 모두, 국토부 책임자까지 압수수색을 하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수사와 기소의 편향성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건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을 하기 위해 내세웠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라는 것이 얼마나 사이비고 엉터리인지를 보여준다"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아있는 권력이 누구냐. 윤석열, 김건희 두 분 아닌가. 이에 대해서 어떠한 검찰 수사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조 전 장관은 김건희 씨 연루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도 "도이치모터스 두 개의 계좌가 김건희 여사의 것으로 법원 판결에서 확인됐지 않느냐"며 "만약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활용된 그 두 계좌의 명의가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이었다면 어땠을까"라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시청자께서 두 가지만 생각해보시면 될 거 같다. 그 강상면 땅이 김정숙, 김혜경 여사의 것이었다면. 그리고 도이치모터스의 계좌가 정경심 명의였다면 어떤 일이 지금 진행되고 있을까를 상상해보면 윤석열 정부의 법치가 사이비임을 명백히 알 수 있다"고 신랄하게 짚었다.     < 김호경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