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 통합과 상생의 정치 당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9일 패배가 확정된 뒤,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하며 박근혜 당선인을 향해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펴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문 후보는 밤 11시55분께 서울 영등포 당사 기자실을 찾아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이루지 못했다. 지지해주신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선거를 도왔던 캠프 관계자들과 당원 동지들, 그리고 전국의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 패배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박근혜 당선인에게는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나라를 잘 이끌어주시길 부탁드린다. 국민들께서도 이제 박 당선인을 많이 성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높은 투표율=진보 유리’ 법칙 깨져
20-30유권자 10년새 10%p 줄어 38.3%
인구구성 변해도 연령대별 성향은 그대로
18대 대통령 선거는 투표율이 올라가면 진보가 유리하다는 ‘법칙’을 깬 선거다. 인구 고령화로 노년층이 급증한 인구 구성의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어느 나라에서건 젊은층은 투표 참여율이 낮고, 장년층 이상에선 투표 참여율이 높다는 게 일반론이다. 이 때문에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지면 해당 선거의 전체 투표율도 올라간다. 장년층 이상에선 보수 성향이 우세하고 젊은층에선 진보 성향이 우세하므로, 투표율이 올라가면 진보가 유리해진다고 추론할 수 있다.
올해 대선 투표율은 75.8%로 잠정 집계돼, 최근의 16대(70.8%)나 17대(63%) 대선에 견주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대로라면 진보 진영에 월등하게 유리했어야 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인구 구성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2002년 16대 대선에 견주면 20~30대(19살 포함) 유권자는 48.3%에서 38.3%로 10%포인트가 줄었다. 대신 50대 이상 유권자가 29.3%에서 40%로 10%포인트가량이 늘었다. 10%포인트만큼이 장년층 이상으로 고스란히 편입한 셈이다. 따라서 투표율은 올랐어도 반드시 젊은층이 투표장에 나온 것으로 볼 수만은 없게 됐다.
인구 구성은 바뀌었지만 연령대별 지지 성향은 바뀌지 않았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후보는 20대 33.7%, 30대 33.1% 등 젊은층에서 큰 지지를 얻지 못했다. 대신 50대 62.5%, 60대 이상 72.3%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젊은층의 지지를 얻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는 반대였다.
박근혜 당선인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펼친 18대 대선의 승부처는 예상대로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이었다. 박 당선인은 전통적으로 야권이 강세를 보여왔던 수도권에서 문 후보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선전을 한 데 힘입어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박 당선인은 또 수도권과 함께 이번 대선의 운명을 가를 격전지로 꼽혔던 PK·대구경북와 충청권에서도 문 후보의 추격을 따돌렸다.
수도권 유권자 분포를 보면, 전체 유권자 가운데 서울이 20.7%, 경기도가 23.1%, 인천이 5.3%를 차지한다. 이를 합치면 수도권 유권자가 전체의 49%로, 수도권 민심은 다른 지역에 비해 대선 전 불거진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전파력도 강한 편이다. 밤 11시 기준으로 잠정집계된 박 당선인의 수도권 득표율을 보면, 서울에서 47.8%를 기록해 51.9%를 얻은 문 후보에게 4.1%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서울 득표율은 문 후보와 10%포인트 정도 차이가 날 것이라는 예상을 깬 좋은 성적이다.
선거 막바지 잇따라 불거졌던 ‘십알단’(십자군 알바단) 등 불법 SNS사무실 운영과 박 당선인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텔레비전 3차 토론 등이 실제 수도권 민심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오히려 민주당이 선거 막바지 제기한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이 박 당선인 주장대로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 등으로 인식되면서,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의 역풍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와 인천 역시 서울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박 당선인은 경기도에서 50.6%를 득표해 49.1%의 득표에 그친 문재인 후보를 잘 방어해냈다. 인천에서도 박 당선인은 52.6%를 득표했고, 문 후보는 47.0% 득표에 그쳤다.
득표율에 별 차이가 없는 수도권의 이런 결과는 전국적인 구도로 볼 때 박 당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 김외현 석진환 허승 기자 >
< 김외현 석진환 허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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