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은 제57돌 신문의 날이다. 신문방송편집인협회(옛 신문편집인협회)는 57년 전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 탄생일을 신문의 날로 제정하고, 그를 통해 신문의 사회적 사명과 책임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왔다. 하지만 생일을 맞는 언론인들의 마음은 결코 즐겁지만은 않다. 한쪽에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밀려 신문을 보는 인구가 날이 갈수록 크게 줄고, 또 다른 쪽에선 기자들이 자사이기주의와 진영논리, 광고의 힘에 눌려 스스로 신뢰를 까먹고 있는 게 신문의 현주소다. 한마디로, 지금 신문은 신뢰의 위기, 영향력의 위기, 존립의 위기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중의 위기에 허덕이고 있는 신문이 연명을 넘어 부활하기 위해선 두 가지 방안이 동시에 실행되어야 한다. 하나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신문에 대한 사회의 지원이다. 또 하나는 신문 스스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피나는 자정 노력이다. 새가 두 날개로 날듯이 외부의 지원과 내부의 자성이 동시에 가동되지 않고서는 신문이 되살아나기 어렵다.
정치권이 추락하는 신문을 살리려고 발벗고 나선 것은 의미가 크다. 민주통합당의 전병헌 의원 등이 그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문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미디어 균형 발전과 여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정부가 신문의 공동 제작과 유통을 지원하고, 국고 등을 활용해 신문산업 진흥기금을 설치하자는 게 핵심이다. 굳이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민주주의를 위해 흥미 위주이고 휘발성이 강한 온라인보다 책임성과 사색의 깊이가 있는 인쇄매체를 살려야 한다는 그들의 인식은 틀리지 않다. 프랑스와 미국 등에서도 ‘신문의 위기는 곧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여당 쪽도 이 법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기 바란다.
 
언론사 및 언론인 스스로 먼저 반성할 대목도 적지 않다. 사실에 근거하기보다 자사이기주의와 진영논리에 빠진 기사·논평의 범람, 자전거와 상품권, 심지어 현금까지 동원한 판매방식의 문란, 광고지상주의에 빠진 경영의 안일함으로는 독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다. 점차 흐려져 가는 기자들의 윤리의식도 신문으로부터 독자들을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언론인들은 신문의 날을 맞아 다시금 117년 전 엄혹한 환경에서 독립신문을 만든 선배 기자의 뜻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국민이 신문을 믿고 신문도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