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세트’ 어린이 중이염… 예방과 대처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쉽게 걸리는 감기에 자주 동반되는 질환이 바로 중이염이다. 특히 아이들에게서 흔한데, 중이염으로 병원 외래를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10살 미만이다. 대부분의 중이염은 감기와 마찬가지로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좋아지지만, 드물게는 만성중이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간접흡연을 하게 된 아이들이 중이염에 더 잘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아이가 담배연기를 맡지 않도록 해야 하며, 중이염의 원인균인 폐렴구균 등에 대한 예방접종도 필요하다.

■ 영유아의 80% 한번 이상 걸리는 바이러스 질환
중이염은 귀의 안쪽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해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귀의 통증이나 발열이다. 감기에 걸린 아이가 자꾸 귀를 만지거나 통증을 호소하면 의심해볼 수 있다.
중이염은 3살 미만의 영유아 가운데 80%가 한번 이상 걸리고, 소아의 30% 이상이 한해 세번 이상 걸릴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통계 자료를 보면 전체 중이염 환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10살 미만 아이들이다. 주로 생후 6개월부터 발생 빈도가 높아지기 시작해 만 2살을 앞뒤로 가장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중이염이 잘 생기는 이유는 신체적인 특성의 영향이 크다. 아이들은 귀와 코를 연결하는 유스타키오관이 어른에 견줘 짧고 굵으며 평평하다. 코에 생긴 염증이 귀로 쉽게 전달될 수 있는 신체 구조를 가진 셈이다. 

■ 합병증으로 드물게 청력장애
다행히 대부분의 중이염은 감기와 마찬가지로 저절로 좋아지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아이가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귀의 통증을 호소하거나 38.5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 항생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또 중이염에 잘 걸리지 않는 6개월 미만인 아이가 걸렸을 때나, 6개월 이상~두 돌 미만인 아이가 급성중이염으로 확진받았을 때에는 항생제를 쓰도록 하는 지침도 나와 있다. 이런 상황이 아니면 2~3일 동안 진통소염제를 쓰면서 증상을 완화시키되, 2~3일 안에 병원을 다시 방문해 중이염의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더 이상 진행하지 않으면 별도의 항생제 치료는 필요없다. 
드물지만 만성중이염으로 진행되거나 염증 때문에 생긴 고름이 배출되지 않는 경우 고막의 변성이나 청력의 장애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만성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 예방접종 챙기고 감기에 주의
중이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은 감기다. 이 때문에 감기 예방 습관을 잘 지키면 중이염도 덩달아 예방된다.
우선 규칙적으로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과 함께 적당한 야외 활동을 통해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 봄철 햇빛을 충분히 쬐는 것도 좋다. 외출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 귀 안을 만지는 습관을 갖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영유아들의 경우 아이를 눕혀 분유를 먹이거나 잠잘 때 공갈젖꼭지를 물리면 귓속의 압력 변화로 중이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런 행동은 삼가야 한다. 엄마 젖을 먹일수록 중이염 발생이 줄어들고, 간접흡연에 노출될수록 중이염 발생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부모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적극적인 예방법으로는 예방접종이 있다. 의료계는 감기 및 폐렴의 흔한 원인균인 폐렴구균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권고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의 경우 과거보다 예방하는 균 종류가 많아진 것도 있고, 최근에는 영유아 및 미숙아 전용 예방접종도 나와 있다. 
이른바 ‘이른둥이’인 미숙아의 경우 폐렴구균에 감염돼 관련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2.6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예방접종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