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대통령의 자택 압류에 나서 그림으로 보이는 압류물건을 운반하고 있다.
검찰, 미납추징금 확보 나서
아들 재산 등 10여곳
먹구름이 잔뜩 낀 16일 이른 아침.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추징금 전담팀과 외사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87명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 앞과, 큰아들 재국(54)씨가 대표로 있는 시공사 등에 모여들었다. 아침 9시를 전후로 압류 진행팀과 압수수색팀은 18곳을 동시에 밀고 들어갔다. 고가의 미술품을 운반하기 위한 무진동 특수차량과 숨겨놓은 금고를 찾기 위한 금속탐지기까지 동원된 대대적인 압수수색이었다.
전 전 대통령 자택에 들어간 추징 전담팀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빨간딱지’를 붙였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나무 그림으로 이름난 이대원 화백의 200×106㎝(200호)짜리 작품이었다. 전 전 대통령 자택에 걸려 있던 그림의 값은 1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담팀은 눈에 띄지 않는 재산이 있을까 집 안 곳곳을 뒤졌다. 전 전 대통령 부부가 쓰는 침실과 내실, 화장실까지 들여다봤다. 수사관들은 지하실로 내려가 물탱크도 살펴봤다.
검찰이 압류 절차를 진행할 때 전 전 대통령 부부는 집 안에 있었다.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이) 압류 처분을 지휘하는 검사에게 ‘수고가 많다. 전직 대통령이 이런 모습만 보여줘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는 친정어머니가 숨진 뒤 가져온 장롱에 검찰이 압류 딱지를 붙이자 울먹울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류와 재산 수색은 7시간이 지난 오후 4시께 끝났다. 압류 절차에 따라 전담팀은 압류 조서를 써내려갔다. 압류물 목록 등이 적힌 조서에 전 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지 않았다. 전담팀을 안내했던 2명이 조서에 서명했다.
검찰 수사관 10여명은 전 전 대통령의 큰아들 재국씨가 운영하는 서울 서초동 시공사 본사와 이 회사 경영지원실이 위치한 ㅂ빌딩 등도 압수수색했다.
< 이정연·송경화·정환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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