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날로 메말라가는 북미의 영적 상태를 우려하면서 한 때 그들이 가졌던 청교도 신앙을 회복하게 해 달라는 기도를 드릴 때가 있다. 
청교도 신앙이란 무엇인가? 청교도의 시작은 16세기 영국교회의 개혁 때로 돌아간다. 
헨리 8세가 영국 교회 를 로마 카톨릭교회로부터 독립시키고 나자, 영국 교인들은 두 부류로 나누어지기 시작했다. 한 쪽에서는 왕을 교회의 수장으로 모시고 감독체제의 교회를 이룬 국교회였고(Anglican), 다른 쪽에서는 그 반대 세력으로 교회 정치의 민주화를 도모하는 힘이 합해져서 장로교 체제의 교회를 주장했다. 약 20년의 갈등 속에 감독체제가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굳건하게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그 때 실패를 맛보며 갈 곳을 찾았던 사람들이 바로 청교도들이다. 이들은 1620년 북미를 선택하게 된다. 화란으로 가서 잠시 새로운 삶을 살려고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아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고 드디어 대서양을 건너는 커다란 모험을 하게 된 것이다. 
메이풀라워 호를 타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국에 도착한 청교도들은 목숨을 걸고 신대륙을 하나님의 땅으로 이루어 나갔다. 그들이 정착한 곳을 뉴 잉글랜드라고 부르며 철저하게 하나님 중심으로 생활했다. 
 
청교도의 신학적 체계를 잡아 준 사람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윌리암 퍼킨스 (William Perkins, 1558-1602)였다. 경건을 위한 철저한 훈련의 필요성을 외치며 주일성수를 강조했다. 6일은 열심히 일하고 주일은 온전히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고 가르치며 실제로 이런 이상이 삶으로 옮겨지도록 지도했다. 청교도들은 아침 저녁으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그 사이에는 각종 기도모임과 심방 등으로 하루를 경건하게 보냈다. 그 당시 경건의 모양 만을 갖추었던 영국 국교회 (the Church of England)와는 너무나 다른 길을 걸은 것이다. 
청교도 목회자 가운데 리차드 백스터 (Richard Baxter, 1615-1691) 라는 지도자가 있다. 그는 Reformed Pastor (‘참목자상’으로 변역됨) 라는 책에서 어떻게 목회자가 처신을 해야 할 지를 상세하게 기록했다. 
 
벌써 거의 30년 전 이야기이지만 나는 신학교에 처음 들어가서 목회를 꿈꾸며 그 책을 읽다가 엄청난 충격에 빠졌었다. 목회자에게 다가온 그의 메시지는 매우 무거웠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영혼이 구원을 받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영혼구원을 위해서 목회자는 먼저 자신이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 가운데 있는지, 그리고 그 은혜로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자기 성찰이고 그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자명한 이치였다.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이지만,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때 얼마나 많은 성도들이 상처를 받는가? 
청교도 시대에는 목회자도 진지했고 성도도 진지했다. 그래서 그 시대를 교회사의 가장 거룩한 시대 중에 하나로 여긴다. 우리가 청교도적 신앙을 회복하려면 우선적으로 그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신앙생활을 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 송민호 목사 - 토론토 영락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