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에 기여·민족적 사랑의 씨 뿌리는 심정의 사역

평양과기대 보고회 및 기도회에서 한 참석자의 질문을 경청하는 세 교수.

동북아협력재단 평양과기대 캐나다 교수진 귀국보고 및 기도회

평양 과기대에서 강의하는 캐나다 출신 교수진의 귀국보고 및 기도회가 동북아 교육협력재단(이사장 한석현 본 한인교회 담임목사) 주최로 7월27일 주일 저녁 런던한인교회(담임 장성환 목사)에 이어 8월1일 저녁 본 한인교회에서 열렸다.
 

본 한인교회 예빛찬양팀의 찬양에 이어 한석현 목사의 기도로 시작된 1일 저녁 보고회는 주병돈 교수(경제학 박사: 큰빛교회 장로)와 정진호 교수(공학박사: 설립부총장)가 차례로 평양과기대 사역을 요약해 보고하고, 여름학기에 학생들을 가르친 김명세 교수(공학박사: 본 한인교회 장로)가 합류해 세 교수가 참석자들과 질문답변 시간을 가졌다. 보고와 답변에서 교수들은 오는 11월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평양과기대에 대해 설명하고 주요 사역을 소개했다. 전원 자비량으로 헌신하는 교수들은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북한의 상위계층 자녀들로 5%이내에 드는 우수 인재들이며, 김일성대와 김책 공대 등을 졸업하고 입학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계획경제 체제인 북한정부의 용인하에 시장경제에 대해서도 가르치고 있다고 전한 교수들은 일부에서 북한의 해커양성이나 생물무기 제조 등을 돕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북의 전산수준은 세계적이어서 평양과기대가 하등 도움이 되지도 않으며, 농산물 유전공학과 약품개발을 가르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미래의 북한 지도자들을 교육함으로써 북한의 변화와 남북통일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보고회에는 동북아재단의 초청으로 재향군인회 지회 김홍양 회장을 비롯, 몇몇 보수단체 인사들도 참석해 경청하고 질문을 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평양과기대 설립과 운영을 후원해오고 있는 동북아재단 이사장 한석현 목사는 설립 9년만인 올해 평양과기대가 학생 500명, 교직원 70여명 규모로 성장해 올해 처음으로 100명의 졸업생을 낸다고 밝히고, “그러나 재정적 어려움으로 늘 풍전등화의 조바심 속에 운영되고 있다”면서 “통일을 내다보며 민족적인 사랑의 씨앗을 뿌린다는 심정으로 적극적인 후원과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한 목사 인도로 △평양과기대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성령충만, △우리 각자의 성령충만을 위해 통성으로 합심 기도했다. 집회는 평양과기대를 위한 헌금에 이어 손명수 목사(토론토 한인장로교회 담임)의 축도로 마쳤다.

< 이하 보고와 질문답변 요지 >

■ 교수진 보고

● 주병돈 교수 : 2005년 김진경 연변과기대 총장의 권유로 합류해 2010년 개교 이래 이제 4년을 버텼는데, 벌써 교수진이 80명에 달하는 규모가 됐다. 늘 마음에 새기며 부담으로 여기는 것은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요 21: 15~17)라고 하신 아가페적 사랑의 마음을 갖고 임하는 일이다. 그들에게 복음을 직접 제시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좋은 말씀을 전해주려 노력한다.

학교에선 시장경제를 가르친다. 북한은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여서 전혀 상반되고 우리로선 시장경제가 아니면 가르칠 내용도 없다고 했는데, 북한 정부가 받아들였다. 그리곤 금융이든 자본이든 서방의 첨단학문을 다 소개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학생들은 시장경제를 4년간 열심히 공부해 자본주의를 익혀야 한다. 시장경제와 계획경제는 통하지 않으니 북과 대화가 안되고 그러면 통일도 어렵다. 처음에 경영학의 ‘협상론’을 가르치니까 ‘협잡론’이라고 거부감을 갖더라. 평양과기대 학생들은 북의 지도자가 될 5%내의 인재들이다. 그들이 자본주의를 배워 대화가 되면 간격이 좁혀지고 통일로 가는 정지작업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비량으로 봉사하며 불편을 견디다 보면 흔히 ‘5성급 감옥’(5 Star Prison) 이라고 하지만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꿈은 평양이 세계 제일 살기좋은 하나님의 도성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먹지못해 두뇌발달이 더딘 북의 어린이들을 위해 구제사업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 정진오 교수 : 1994년 연변과기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중국으로 떠난지 20년이 됐다. 2003년 8월 처음 평양을 방문해 과기대 부지를 찾았는데, 바로 조선 최초의 순교자인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지라고 했다. 그야말로 ‘Mission Impossible’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각지에서 후원과 성금으로 평양과기대가 세워졌다. 토론토의 권사 한분이 2만 달러 수표를 떨리는 손으로 내미시던 일, 광화문 장애우 시인 정재완 씨가 500만원을 헌금하기도 했다. 정말 눈물어린 성원을 성령님께서 쏟아부어 주셨다. 그런데 손가락질과 욕도 많이 나왔다. 북의 특권층 자녀들만 돕는 게 아니냐고, 해커를 육성해주는 게 아니냐는 등. 하지만 가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그들도 우리의 아들 딸이고 우리도 북에서 태어났다면 마찬가지였지 않겠는가. 하나님은 “네 떡을 물위에 던져라”(전 11장)고 하셨다. 때가 되면 반드시 찾을 날이 올 것이라는 말씀이다. 재정부족으로 ‘풀’만 먹이는데도 식당에서 줄을 선채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다음 세대가 연합하여 하나되게 만드는 꿈을 갖는다. 

잘 살게 된 남한에서는 통일에 대한 갈망이 사라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북에는 통일 열망이 여전히 살아있다. 통일은 왜 되어야 하는가. 동아시아 시대 통일코리아는, 첫째 물류 유통망으로 아시아 하이웨이와 시베리아 철도를 통해 유럽과 연결된다. 둘째 ‘Back to Jerusalem’ 길의 안내자가 된다. 셋째는 활쏘는 우리 민족에게 주어진 ‘화살 비전’으로, 서역을 향해 활을 쏘는 안내자가 되는 것이다. 이번에 브라질 동포 후원으로 학생 28명과 처음으로 중국 수학여행을 다녀오며 많은 것을 느꼈다. 우리 역할은 다음 세대를 위해 길을 닦는 것이다. 원수같은 냉전시대가 지나고 3세대들이 부흥과 회복을 완성할 것이다. 우리 시대는 ‘떡을 던지는’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한다. 여러분에게 ‘응답하라 2014’라고 말하고 싶다.

■ 질문-답변

- 학생들과 함께 기도는 할 수 있는지?

▲ 북의 체제상 안된다. 눈뜨고 식사기도가 습관화 될 정도다. 하지만 크리스천인 것을 알기에 이젠 교수들이 모인 데서는 자유롭게 할 수 있다. 

- 대학설립과 운영에 동포들의 막대한 후원이 뒷받침되는 것을 학생들이 아는가? 

▲ 학생들도 이제는 많은 후원으로 이뤄지는 것을 안다. 최근 수학여행을 후원한 브라질 동포가 중국까지 날아와 학생들을 만나 학생들이 감동하고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 학교에 여학생은 안보이는데.

▲ 전부 남학생이다. 항의한 적도 있는데, 정치에서 주체사상, 생활에서 철저히 유교적인 북한의 사회적 관념 때문이라고 이해된다. 앞으로 의대가 개설되면 간호학과 등에 여학생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 학생들의 졸업후 일은 무엇인가.

▲ 직업배치는 전적으로 국가가 관리한다. 이번에 보면 졸업생 50여명 중 10명은 대학에 잔류하고 김일성대학 교원으로 가거나 중요연구소 연구원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적극적인 사회진출과 유학지원 등 차별화를 도우려 한다. 

- 학생들 출신은? 문제학생은 없는지? 진로지도는 않는가? 일과 후 소일은? 인성교육은? 해커를 양성한다는데 북의 수준은?

▲ 북한의 대학은 6년인데 평양과기대는 4년이다. 학생들은 지원과 면접으로 입학하며, 김일성대나 김책공대 출신 편입생이 많다. 상위 5% 명문가 자제 우수학생이 많고 모두 열심이다. 해커문제는 그들을 변호하는 게 아니라 계획경제 국가들은 분야별 수준 고저가 불균형을 보이는데, 북의 전산분야는 세계수준이다. 솔직히 평양과기대는 해커 양성에 하등 도움이 안된다. 일부에서 농학분야의 생물무기 제조 지원가능성을 논하지만 농산물 유전공학과 약품개발을 돕는 정도로 철저 관리하고 있다. 또 상경기술을 가르쳐 세계 투자망을 교란시킬 것이라는데, 그게 아니라 기업과 정부의 효율화 문제를 가르친다. 인성교육은 별도로 가르치기 보다 수업시간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다고 본다. 문제학생은 극히 적다. 최근엔 무감독 시험도 치렀다. 우리는 주말에 1회 단체로 시장에 나가 물품을 사온다. 또 수영과 개인시간 등으로 보낸다.

- (탈북 한보이스 대학생) 부탁이 있다. 경험으로 보면 봉사자는 도움을 받으나 친구는 될 수 없더라.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어 남과 북이 만나는 연습을 하게 해달라. 

▲ 정말 친구가 되고 싶다. 그런데 절망스런 것은 남북 양쪽 생각이 너무 다른 것이다. 대화로 좁히는 작업을 해야한다. 단순 지식전달 보다 학생들과 좋은 관계가 중요하며, 오랜 분단 해소를 위해 다년간의 노력이 필요하고 중요역할은 바로 학생들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사랑을 전하며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말고 세상을 보라고, 인간다운 꿈을 갖도록 조금이라도 돕는다면 통일에 가까이 가지 않을까. 기성세대가 할 수 없는 남북청년 사이의 화해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젊은 세대들의 시대에 디아스포라의 역할도 막중하다.

< 문의: 905-881-29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