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에 위치한 갈릴리장로교회 건물은 백년 전 서양 사람들이 지은 것이다. 그 교회의 엣 이름은 ‘Davenport Presbyterian Church’이다. 우리 교회당 전면 왼쪽 벽에는 1차 세계대전에 참여했다가 목숨을 잃은 서양교회 청년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부착되어 있고, 오른쪽 벽에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 교회 청년들의 이름이 적힌 동판이 있다. 비록 우리 갈릴리 교우들의 이름이 적힌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념하는 것이기에 지금도 그 동판을 잘 보관하고 있다.
전쟁에 참여하여 전사한 분들의 이름만 수 십 명이니 아마 살아서 돌아 온 이들까지 합하면 아마 100명도 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러니까 칠 팔십 년 전에는 이 교회에 수백 명의 남녀 청년들이 출석하고 있었던 도심의 큰 교회였던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Davenport Presbyterian Church 교인 대표 세 명이 나에게로 찾아 왔다. 그 교회는 현재 교인이 30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노인들이고, 현재 은퇴한 노인들이 사는 건물 지하에 방 한 칸을 빌려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너무 좁고 불편하여 새로운 예배 장소를 찾고 있으니, 갈릴리장로교회 건물에 와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선처를 베풀어 달라고 하였다.
오늘날 많은 한인교회들이 서양교회 건물을 빌려 교회를 개척하여 오늘에 이른 것을 생각하며 당연히 이 교회 건물을 지은 사람들에게 예배 처소를 제공하겠노라고 하였다.
그런데 서양교회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백년 전에는 캐나다장로교회가 한국에 선교사들을 보내어 한국교회를 일으킨 훌륭한 교회들이다. 그러나 지금은 교회가 매우 노령화 되어있고, 통계를 보면 매년 교회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왜 노인들만 남아서 교회를 지키다가 그들이 세상 떠나면 교회는 없어지고 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그들의 자녀들을 다음 세대의 교회 신자로 세우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전쟁 이후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는 그들의 조상들이 전통적으로 배웠고 지켜왔던 신앙과 교회의 규범 속에서 자녀들을 양육하는 것 대신 물질주의와 쾌락주의와 개인주의 같은 세속적 가치관 속에서 자녀를 키웠기 때문에 이제 그들의 자녀와 손자뻘인 이 세대에 있어서 서양교회는 더 이상 젊은이들이 떠나고 없는 텅 빈 교회가 되고 만 것이다.
요즘 한국에 있는 대학생들의 교회출석률이 4% 미만이라고 한다. 학업과 취업을 위해 바쁜 젊은이들은 교회에 대한 인식도 나빠 교회에 오길 꺼려한다. 게다가 개방된 성과 술 문화에 빠진 젊은이들은 도덕과 절제를 얘기하는 교회보다 쾌락을 장려하는 세상이 편하고 좋은 것 같다.
몰락한 서양교회의 한 두 세대 전 과거 모습이 현재 한국교회에 비슷하게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런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먼 훗날 우리 캐나다의 한인교회가 교인이 없어 교회 문을 닫아야 하는 비극이 오게 해선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금 우리의 자녀들을 그리스도의 신실한 제자로 세워야 한다. 우리 자녀들이 주도하는 세상이 도래했을 때 오히려 교회가 더 활발하게 하나님의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부모 된 우리가 먼저 신앙적으로 모범을 보이고 분발해야 할 때다.
< 임수택 목사 - 갈릴리장로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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