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가르침 중에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기도에 관한 것이다. 제자들이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물었을 때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셨다 (마 6:9-15). 그래서 크리스천들은 주기도문을 기본적으로 다 외우고 있고, 종종 함께 외운다. 이 기도문을 가르쳐 주시기 전에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두 가지 진실된 기도자의 마음 자세를 강조하셨다.
첫째, 외식하는 자가 되지 말 것 (마6:5). 그 당시 외식하는 사람들은 회당이나 길거리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했다. 기도 자체 보다는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과시욕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님은 그런 기도보다는 골방에 들어가 은밀하게 드리는 ‘골방 기도’를 하라고 말씀하셨다. 주님은 여기서 진실성을 강조하셨다. 기도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서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나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진실성이 없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기도는 나와 하나님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지 타인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도가 나의 영성을 알리는 광고수단이 된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영성은 썩은 영성이고 파탄한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진실성이 결여된 삶을 계속 살면, 결국 외식자가 된다. 그래서 진실된 기도자라면 반드시 ‘골방’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골방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믿음의 비밀’이 되는 것이다.
둘째, 중언부언하지 말 것 (마6:7). 이방인들은 말을 많이 해야 하나님께서 들으신다는 착각 속에 살았다. 그래서 한 말을 또 하고 또 하며 지속적인 반복을 했다. 그런데 주님은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가? 우리가 구하기도 전에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구할 바를 이미 다 알고 계시다고 하시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우리의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한다. 하나님은 귀머거리가 아니시다. 우리의 기도는 좀 더 간결해야 하고, 그 대신 하나님의 뜻을 더 깨닫기 위한 ‘듣는 시간’이 늘어나야 한다. 우리의 기도를 살펴보면 너무나 일방적일 때가 많다. ‘주시옵소서’ 하며 너무나 일방적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말만 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진심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듣는 기도다. 복잡한 심경을 내려놓고, 진실된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과 인도하심을 묻는 기도를 더 많이 드려야 한다.
주기도문을 살펴보면 그 간결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군더더기가 없는 아주 짧은 기도이면서 참된 기도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하나님의 이름과 나라에 대한 것으로 시작하고, 일용할 양식, 죄 사함의 은총, 그리고 악에서의 보호를 구하고 난 다음, 다시 하나님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구하며 끝을 맺는다. 그러므로 기도란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 안에 녹아지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이런 마음 자세를 잘 유지한다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진실된 기도를 드릴 수 있다.
< 송민호 목사 - 토론토 영락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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