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하는 것’ 이라면 정은 ‘드는 것’ 입니다. 사랑은 ‘설레는’ 감정이라면 정은 ‘편안한’ 감정입니다. 사랑은 육체적인 동시에 쾌활하며 포용력이 있는 동시에 파괴적입니다. 정은 고운 정, 미운 정, 사랑의 감정, 미움의 감정 등등 모든 마음의 움직임입니다. 정은 같은 시공간에서 오래 살면서 켜켜이 쌓여지는 감정입니다.
첫 눈에 사랑에 빠질 순 있어도 첫 눈에 정들 순 없습니다. 서양 부부는 사랑 때문에 살고 한국 부부는 정 때문에 삽니다. 그래서 서양 부부는 사랑하지 않으면 헤어집니다. 사랑의 감정이 동하는 다른 사람과 재혼합니다. 그렇지만 한국 부부는 사랑하지 않아도 그냥 삽니다. 그놈의 정(情) 때문에….


부부는 처음에 사랑하며 삽니다. 그러나 그 사랑의 감정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어느새 사랑의 감정은 식고 무덤덤해 집니다. 그러나 정은 사랑의 감정이 식어가는 곳에 친밀함으로 자리 잡습니다.
예수님을 처음 믿으면 첫사랑에 뒤집어 집니다.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영적 황홀경에 빠집니다. 예수님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영적인 사랑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어느새 첫 사랑을 잃어버리고 에베소교회처럼 상대를 판단하는 일상의 신자로 돌아갑니다.
인간의 본성은 파괴적이고 잔인합니다.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것보다 인류는 점점 악하고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며, 점점 음란하고 세상적인 욕심에 사로잡힙니다. 여기에 정은 관계를 점점 친밀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러면 이루리라.” 했습니다. 그러서 부부는 살아가면서 점점 친구가 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부부는 뜻을 같이 하는 ‘동지애’로 나가야 합니다. 의리를 지키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거는 것을 말합니다. 살아갈수록 사랑의 감정을 다스리는 의지적인 관계의 성숙함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호세아서에서 주님은 우리를 향해 “네게 장가 들어 영원히 살리라”고 세번이나 반복합니다. 방탕하고 음란한 아내 고멜을 향해 어떤 상황에도 버리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다정(情)한 주님의 음성입니다.

< 박태겸 목사 - 캐나다 동신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