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 국무부, 외교부에 자료 복사본 전달

외교부 조만간 시민들께도 공개 예정

                       

미국 정부가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5·18 민주화 운동 관련 기록물을 추가로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외교부가 12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미국은 11일 한국에 미국 기록물의 추가적인 비밀해제 사실을 설명하고 문서 사본을 전달했다외교부는 201911월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에 5·18 민주화 운동 관련 문서의 비밀해제 검토를 공식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설명을 들어보면 이번에 추가로 비밀해제된 기록물은 모두 43건으로 140쪽 분량이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주한미국대사관이 미 국무부에 보낸 전문 등 모두 미 국무부 문서라는 게 외교부 설명이다. 외교부는 이 문서들의 대부분은 일부 내용이 삭제된 채로 비밀해제됐으나 이번에 미국이 이 문서들을 완전히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1996년 미국 정부는 정보공개법에 따라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주한미국대사관과 미 국무부가 주고 받은 3471쪽 분량의 비밀 문서를 공개한 바 있다. 미 국무부와 주한미국대사관이 주고 받은 전신 자료와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이 생산한 자료가 주를 이루는데 당시 자료는 일부 내용이 삭제된 채로 공개가 됐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이 추가로 비밀해제를 결정하면서 삭제된 내용 일부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해당 자료를 시민들한테 공개할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논의를 거쳐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자료를 시민들한테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정부는 앞으로도 5·18 민주화 운동 관련 미국 기록물의 추가적인 공개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미국과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정부는 미국이 인권·민주주의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동맹 정신을 바탕으로 이번에 추가적인 비밀해제를 위해 협력해 준 데 대해 평가한다고 밝혔다. < 노지원 기자 >

그림으로 만나는 80년 오월 광주강연균부터 홍성담까지

5·18 40주년 맞아광주 아시아문화전당·5·18문화센터 등서

오월 아픔을 미술로 승화한 전시가 광주 곳곳에서 열린다.

12일 광주 예술공간 집은 이달 7일부터 24일까지 강연균(79) 화백을 초대해 5·18 40주년 특별전 하늘과 땅 사이-5’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강 화백이 25년 만에 여는 5·18 전시로, 1981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5·18 연작 하늘과 땅 사이의 다섯 번째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은 지난해 11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시민집담회에서 강 화백이 공개한 작품 7점과 작품 구상과정에서 그린 스케치 5점 등 모두 12점이다.

강 화백은 처참했던 당시 경험을 본인의 경험담을 화폭에 옮겼다. 시민군이 쓴 철모에 고인 피와 그 옆에 놓였던 빵조각, 와이더블유시에이(YWCA)에 선명한 핏자국, 무명열사의 관, 논에 처박힌 시민군의 버스, 살벌했던 계엄군의 눈빛 등을 목탄으로 표현했다.

이태호 명지대 명예교수는 생동감 있는 이번 그림을 통해 광주항쟁이 역사가 아닌 지금 우리 현실임을 각인시킨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은 1980년 이후 5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시대를 대변하며 활발하게 창작된 미술작품과 활동을 정리하는 특별전을 이달 6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연다. 2018년부터 추진한 오월민중미술아카이브 사업을 정리하는 전시로 그동안 수집된 오월민중미술작품과 기록물 중 미술작품 200여점, 기록물 200여 점을 선보인다.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진행되는 5·18특별전 검은 하늘, 붉은 눈물’(6616) 전시에 설치된 오월전사작품. 5·18기념재단 제공

5·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검은 하늘, 붉은 눈물전시는 오월 항쟁을 묘사한 판화중심의 연대별 작품과 오월민중미술 관련 서적 등 기록물을 전시한다. 홍성담, 이준석, 전정호 등 16명의 작가·단체의 작품이 전시된다.

광주광역시 동구 오월미술관에서 진행되는 그곳에 우리가 있었다는 미발표 작품을 중심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사람들의 부채감과 분노를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기록한 작품을 전시한다. 송필용, 하성흡, 최진우 등 작가 12명이 참여했다.

또 광주미술인들이 연대한 오월미술제도 처음 진행되고 있다. 오월미술제 추진위원회는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직시, 역사와 대면하다라는 대주제 아래, 1역사적 진실과 재현의 생명력’(112일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2현재 속에 살아 있는 오월’(919일 미로센터 무등갤러리), 3지금 여기, 경계 너머’(924)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각 공간별 주제전을 개최한다.

5·18 시민군 출신 김근태 작가는 13일부터 621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오월 별이 된 들꽃'이란 주제로 특별 전시회를 마련했다. 오월 항쟁에 참여한 광주시민을 표현한 토우 1천인, 한지로 만든 1천인 등 2천개 군상과 지적장애인을 그린 작품 400여점을 전시한다. < 김용희 기자 >

황석영 작가 옛집 터에 임을 위한 행진곡표지석

‘19824월 첫음반 녹음한 주택 자리황 작가·김종률·오정묵씨 등 참석

이 곳이 민주주의 상징곡이 태어난 곳입니다.’

‘5월 광주의 정신이 담긴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맨 처음 만들어졌던 창작 공간에 표지석이 세워진다. 암울했던 시절 5·18 진실을 노래로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이들의 노력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다.

광주문화재단은 5·18광주민주화운동 40돌을 맞아 13일 오전 11시 광주문화예술회관 국악당 옆에 표지석을 설치한다. 이날 표지석 제막식엔 황석영 작가와 김종률 작곡가 등 당시 음반제작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참석한다.

표지석이 세워지는 국악당 앞은 19805월 당시 황 작가가 살던 운암동 154-5번지주택이었다. 황 작가와 김종률·전용호·오창규·임영희·임희숙·윤만식·김은경·이훈우·김선출·김옥기·홍희담 등 지역 문화운동가들은 19824월 황 작가 집 2층에서 넋풀이음반을 제작했다. 그해 220일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 소식을 들은 뒤 두 사람을 추모하는 노래극 형식의 테이프다. 김종률 작곡가가 지은 노래극의 주제곡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학생 오정묵이 최초로 불렀다.

임을 위한 행진곡1980~90년대 민주화를 요구하는 거리와 노동자·서민들의 생존권 투쟁 현장에서 불리면서 한국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김윤기 광주문화재단 대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상징곡으로 자리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역사적인 가치를 조명하고 광주정신을 기리기 위해 표지석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광주문화재단은 민주주의 상징 문화콘텐츠 제작사업을 통해 임을 위한 행진곡대중화·세계화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올해는 황호준의 님을 위한 서곡-빛이 있는 마을’, 김신의 님을 위한 행진곡에 의한 교향적 환상곡등 창작관현악곡 연주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다음달엔 익산시교향악단(2), 군산시립교향악단(4) 연주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이후 인천(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경기(김포필하모니), 강원(삼척윈드오케스트라), 전남(여수심포니오케스트라) 등에서 연주회를 진행한다. < 정대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