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시종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코로나19 방역에 최선”
“세계보건기구는 중국 중심적, 중국은 그들 한 일에 책임져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제73차 세계보건총회를 무대로 미국과 중국이 날카롭게 맞붙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총회 개막 기조연설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세계적인 차원의 포괄적 조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평가작업은 과학과 전문성에 기반해 세계보건기구 주도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이 주장하는 독립적인 조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시 주석은 “중국은 시종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했다”며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 정보 등을 발표했고, 각국과 방역·치료 경험을 공유하는 데 아낌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보건기구에 대한 정치적 지원과 자금 투입을 강화할 것을 호소한다”며, 이 기구에 대한 지지의 뜻을 재차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개막한 세계보건총회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어 “개발도상국 등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향후 2년 동안 20억달러를 지원할 것”이라며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 전세계의 공공재가 될 것이며, 개발도상국의 백신 접근 가능성 등을 위해 공헌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책임론’에 맞서 ‘중국 공헌론’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반면 세계보건기구의 ‘중국 편향성’을 성토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지원금 영구중단과 회원국 탈퇴까지 거론했다. 그는 18일 밤 트위터에 공개한 서한에서 세계보건기구가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이후 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했고, 중국에 치우친 태도를 보였다고 시기별로 벌어진 일들을 나열했다. 이어 “앞으로 30일 안에 실질적 개선에 전념하지 않으면, 자금지원 임시동결을 영구적인 것으로 바꾸고, 가입 문제도 재고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백악관에서 아일랜드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18일 밤 트위터를 통해 “세계보건기구가 30일 안에 개선하지 않으면 영구히 자금지원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에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보건기구와 중국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는 중국 중심적인, 중국의 꼭두각시”라며 “중국은 그들이 한 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전세계를 아주 아주 심하게 해쳤고, 그들 자신도 해쳤다”고 말했다. 앞서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장관도 세계보건총회 연설에서 중국을 겨냥해 “한 회원국이 투명성 의무를 저버렸다”며 “세계보건기구는 핵심 임무인 정보 공유와 투명성 유지에서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 베이징 워싱턴/정인환 황준범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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