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민세력이 독립운동 폄훼· 중일마 ·국민탄압"
"윤, 일 군국주의·친일파 옹호하는 친일 매국세력"

"정권 유지위한 계엄작전 가능성도…막아내야"
"배달의민족 착취…불매운동 동참해달라" 호소

경찰, 용산 대통령실 부근서 행진 제지, 충돌도

 

지난주 광복절을 전후해 벌어진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친일 행각이 시민들의 분노를 끌어올렸다. 사도광산, 친일 독립기념관장 임명, 독도조형물 철거에 이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차장의 ‘중일마(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 발언과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과 항전’ 발언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8월 네 번째 토요일의 막바지 폭염과 간헐적 빗줄기에도 시청 앞과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여들었다.

24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시청역 부근과 숭례문 앞에서 열린 제104차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3,5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용산 대통령실을 ‘용산총독부’로 비난하며 구호를 외치고 행진을 벌였다. 

 

24일 숭례문 앞 대로에서 열린 104차 촛불대행진 집회에서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호 작가 사진.
 

이날 촛불대행진의 주제는 ‘전쟁 계엄 친일 역적 윤석열 타도하자’였다. 시민들은 이 구호가 적힌 종이피켓을 들고 ‘윤석열 타도’를 외쳤다. 이날 시민들이 외친 구호에는 ‘전쟁조장 계엄음모’ ‘반국민세력 윤석열 일당’ ‘용산총독부 친일역적’ ‘독도 지우기 일본 밀정’ ‘국민에게 전쟁 선포’ 등 윤석열 정권이 최근 벌이고 있는 친일 행각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 명품백을 받아챙긴 김건희 씨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에 ‘애완견 정치검찰 해체’ ‘김건희 구속’ 등을 외치기도 했다.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집회 첫 발언으로 “누가 진짜 반국가세력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역사를 폄훼하고 역사왜곡을 일삼는 자들, 사법권을 장악하고 정적제거와 국민탄압에 공권력을 동원하는 자, 전쟁을 외쳐대는 자,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는 김태효(국가안보실 차장)같은 자가 반국가세력”이라며 “밀정으로 몰린 윤석열의 선택지는 전쟁과 계엄이며 그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했다. 

 

숭례문 앞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이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하고 있는 모습. 이호 작가 사진
 

이어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정치권에서도 이미 윤석열 정부가 벌일 계엄 작전의 가능성을 눈치 채고 있다”면서 “그러니 윤석열 정부를 타도하는 것을 하루라도 늦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해량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는 ‘매국 친일 세력’를 가려낼 두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첫째, 일본 군국주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자와 둘째, 친일파를 옹호하는 자가 매국 친일 세력”이라며 “이 기준으로 보면 윤석열 정부는 친일 일색”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은 한일정상회담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 수상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고, ▲윤석열 정부는 국군장병 정신교육에서 독도를 지우고 독도를 분쟁지역이라고 기술했고 ▲독도수호훈련을 비공개로 하고 축소했고 ▲동해를 일본해라고 하는데도 아무 말 못했고 ▲독도 조형물을 지하철역에서 철거하는 등 독도를 침탈하려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으며 ▲한일정상회담에서 군사정보를 일본 자위대에 넘기고 ▲한미일 전쟁훈련을 대폭 강화해 일본군이 우리 땅에 들어오게 하려고 한다고 비난하면서 ‘윤석열 타도’를 외쳤다. 

 

104차 촛불대행진 집회에서 한 찬석자가 '더위는 참아도 윤석열은 못참아'라고 쓰인 종이피켓을 높이 들고 있다. 이호 작가 사진
 

이날 집회에서는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김은국 씨가 연단에 올라 윤석열 정부의 민생 외면을 성토했다. 그는 “배달의민족이 지난 8월9일 수수료를 또 올려 1만원 짜리 치킨 배달에 수수료 4천원을 가져가면서 한해 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면서 “삼성이나 현대차를 능가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배달의민족이 음식점 사장과 배달 라이더와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자영업자와 배달기사를 착취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달의민족은 상생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창업했지만 상생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영업자와 배달기사들을) 착취하고 있다, 상생이 아닌 살생”이라면서 배달의민족 불매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민주당이 발의한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 법안이 22대 국회로 넘어와 다시 추진되고 있지만 윤석열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서민에게는 증세, 대기업에게는 감세하며 민생을 1도 걱정하지 않고 대기업의 착취의 자유를 언급하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이 민생을 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김은국 씨가 연단에 올라 "배달라이더와 자영업자들을 착취하는 배달의민족 불매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한 뒤 "민생에 관심없고 대기업 착취의 자유를 언급하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이 민생을 살리는 것"이라며 주먹을 쥐어 올리는 모습. 이호 작가 사진
 

참석자들은 서울시청-숭례문 앞 집회를 마친 뒤 지하철을 이용해 용산역으로 이동한 뒤 대통령실까지 종이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경찰이 근처에서 열린 보수(극우)단체 집회를 이유로 행진을 제지하면서 경찰과 한동안 대치하기도 했다. 김지선 공동대표는 “경찰이 허가된 집회를 불법으로 방해했으며 이 과정에서 인도에서 행진하는 집회 참가자들을 밀쳐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반드시 경찰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하던 104차 촛불대행진 참석자들을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이호 작가 사진. 
 

용산 대통령실 부근인 삼각지역 공원에서 열린 정리집회에서 김교영 용산촛불행동 회원은 마이크를 잡고 “용산총독부는 친일매국 행위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해한다”며 윤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나라의 주권을 지키려하고 공정과 상식을 지키는 국민을 반국가세력이라고 공격하고 국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발상이 바로 계엄령”이라며 “국정농단, 헌법파괴, 국민공격 행위를 막기 위해 흉기가 된 권력을 회수하고 친일잔재를 이번 기회에 반드시 척결하자”고 주장했다.   < 민들레 김성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