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독위, 〈워치독〉 보도 관련 긴급 기자회견


"유죄 정해놓고 증거도 안 줘…검찰은 사냥 멈추라"
"법원도 공정하고 현명한 판결 통해 잘못 바로잡길"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 등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7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사건 1심 판결 관련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2024.11.17. 연합
 

더불어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이하 검독위)는 22일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 박근혜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성남시를 압박한 문건이 확인됐음에도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사건' 1심 재판부가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는 데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무시한 명백한 오판"이라며 "향후 재판에서 공정하고 현명한 판결을 통해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검독위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의 보도 내용을 인용해 박근혜 정부의 전방위적인 성남시 압박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워치독>은 오전 「"협조 안하면 문책" 이재명 압박 총리실 문건 확인」이라는 제하의 단독 보도를 통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총리실, 국토교통부가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을 위해 수십 차례 회의를 갖고 전방위적으로 성남시를 압박한 문건들을 공개했다. 또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토부로부터 직무유기를 문제삼겠다는 압박을 받았다"는 이 대표의 국정감사장 발언 배경을 입증하는 박근혜 정부 총리실의 '공직복무관리업무지침' 문건도 밝혀냈다. 해당 문건에는 이 대표가 결심 공판에서 말한 '인적 문책'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독위는 "▲국무총리실(2013~2015년) 공직복무관리지침 "인적문책 병행" 하달 ▲2013년 3월 22일 SBS "공공기관 부지 헐값 매각 투기 세력 우려(이재명 시장 인터뷰)" 보도 ▲대통령 주재 종전 부동산 미(未) 매각기관 점검 회의 총 35회 ▲국토부가 성남시에 부동산 매각에 협조 요구 공문 6차례 발송 등 박근혜 정부의 중앙부처가 성남시를 압박한 명백한 증거 자료들에 대해 재판부는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재판부는 이 대표와 변호인들이 제시한 증거들을 외면한 채 검찰의 입맛에 맞는 일부 내용만을 가지고 '협박을 당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객관적인 증거를 무시한 명백한 오판"이라고 말했다.

검독위는 "유죄를 정해놓고 끼워 맞추는 수사와 기소, 이것은 말 그대로 '사냥'이다. 검찰은 파렴치하게도 국토부 공문 등을 압수해서 가지고 있으면서 증거기록에 첨부하지 않았다. 그래서, 변호인들이 어렵게 찾아서 증거로 제출했다"며 "검찰이 백현동 배임 사건을 기소하고도 1년째 사건기록을 안 주고 버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검찰이 해치고 싶은 상대를 없애기 위해서라면 법치주의의 기본 원리인 헌법 질서를 맘대로 파괴해도 된다는 식의 범죄적 행태"라며 "정치검찰은 무도한 사냥을 당장 멈추기 바란다. 법원은 향후 재판에서 공정하고 현명한 판결을 통해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다음은 더불어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 긴급 기자회견문 전문.

민주당 사법정의 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 긴급 기자회견문

2024. 11. 22.(금) 14:40,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 "협조 안 하면 문책" 압박, 총리실 문건 등 확인

■ 이재명 대표 공선법 1심 재판부, 대통령 주재 회의 등 중요한 증거와 사실 판단 안 해

■ 검찰이 찍어 기소하고 재판부가 걸러주지 못하면 살아남을 정치인 누가 있겠는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34부는 이재명 대표 공선법 1심에서 중요한 증거와 사실에 관한 판단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2021년 국정감사장에서 "국토부로부터 직무유기를 문제삼겠다는 압박을 받았다"는 발언 배경을 입증하는 박근혜 정부 총리실 회의 문건이 확인됐습니다.

또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매각 건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청와대 회의(2014년 3월 12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 "사생결단하고 (규제개혁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도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생결단' 발언 직전인 2014년 2월 21일과 28일 국토부와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주재로 식품연구원 부지 매각 관련 회의가 두 차례 열렸고, 2013년 7월 11일~9월 6일 사이 '식품연구원 부지 매각 건 등이 다뤄진 정부부처 회의(대통령 주재 회의 포함)'가 무려 35회나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국토부가 성남시에 보낸 압박 문건과 직무유기 문책 압박'의 배경으로 볼 수 있는 박근혜 정부의 전방위적 움직임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박근혜 정부 총리실, "인적 문책" 지침 하달

 2013~2015년 국무총리 지시 '공직복무관리 업무지침' 문건을 보면, 박근혜 정부 국무조정실은 매년 초 '중점 추진사항'으로 '국정과제 및 정책현안과제 추진실태'를 강조했습니다. 정권 출범 직후인 2013년 3월 '국무총리 지시 1호'로 내린 업무지침에는 "새 정부 140대 국정과제 및 정책현안과제 중 추진이 부진한 과제는 실태를 점검해 원인분석 및 개선조치를 하라"는 내용과 함께 "부진원인 분석에 따라 시책·제도의 보완방안 마련과 함께 인적 문책(직무태만, 무사안일 등) 병행"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러한 문구는 2014년 1월, 2015년 1월 총리실 복무 지침 문건에서도 확인되는데, 특히 2015년에는 "국정 성과를 저해할 경우 실태점검 후 조치하라"는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9월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결심 공판에서 '협박'이라는 표현에 대해 "(박근혜 정부) 총리실에서 연초에 국책사업에 협조 안 하면 '인적 문책'한다,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는 등의 공문을 보내 직원들이 회람했다"며 "이런 식으로 압박을 하더라,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하더라 표현한 것이지, 구체적인 얘길 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국무총리실(2013~2015년) 공직복무관리지침 "인적문책 병행" 하달, 2013. 3. 22. SBS "공공기관 부지 헐값 매각 투기 세력 우려(이재명 시장 인터뷰)" 보도, 대통령 주재 종전 부동산 미(未) 매각기관 점검 회의 총 35회, 국토부가 성남시에 부동산 매각에 협조 요구 공문 6차례 발송 등 박근혜 정부의 중앙부처가 성남시를 압박한 명백한 증거 자료들에 대해 재판부는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재명 대표와 변호인들이 제시한 증거들을 외면한 채 검찰의 입맛에 맞는 일부 내용만을 가지고 "협박을 당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객관적인 증거를 무시한 명백한 오판입니다.

유죄를 정해놓고 끼워 맞추는 수사와 기소, 이것은 말 그대로 '사냥'입니다. 검찰은 파렴치하게도 국토부 공문 등을 압수해서 가지고 있으면서 증거기록에 첨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변호인들이 어렵게 찾아서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검찰이 백현동 배임 사건을 기소하고도 1년째 사건기록을 안 주고 버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검찰이 해치고 싶은 상대를 없애기 위해서라면 법치주의의 기본 원리인 헌법 질서를 맘대로 파괴해도 된다는 식의 범죄적 행태입니다.

검찰이 찍어서 기소하고, 법원이 이것을 걸러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정치인이 누가 있겠습니까? 정치검찰은 무도한 사냥을 당장 멈추기 바랍니다. 법원은 향후 재판에서 공정하고 현명한 판결을 통해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아주시기 바랍니다.

2024년 11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

전 현 희   한 준 호   박 균 택   김 용 민   민 형 배   이 성 윤   최 민 희   송 기 호   유 종 완   김 기 표   김 남 희   김 동 아      김 문 수   김 승 원   김   현   김 현 정   모 경 종   박 선 원   박 지 혜   박 해 철   백 승 아   안 태 준   양 부 남   이 건 태         이 용 우   이 재 강   전 용 기   정 준 호   주 철 현   김 성 진   김 지 호   남 영 희   노 영 희   박 성 오   안 귀 령   이 지 은       이 태 형   전 병 덕   조 재 희

 

"협조 안하면 문책" 이재명 압박 총리실 문건 확인

 

박근혜 정부 전방위적 성남시 압박 처음 확인

박근혜 총리실, 공직복무관리 업무지침 하달
안행부→경기도→성남시 "인적 문책" 지침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까지 공문 시달"

청와대·총리실·국토부, 용도변경 지속 요구
대통령·국정과제비서관 주재 회의 등 35회
"당시 공무원들 압박 알아…이재명도 말해"

한성진 판사, 대통령 주재 회의 등 판단 안 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4.11.20. 연합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토부로부터 직무유기를 문제삼겠다는 압박을 받았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정감사장 발언 배경을 입증하는 박근혜 정부 총리실 회의 문건 내용이 확인됐다. 또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매각 건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청와대 회의(2014년 3월 12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 "사생결단하고 (규제개혁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도 확인됐다.

그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의 '사생결단' 발언 직전인 2014년 2월 21일과 28일 국토부와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주재로 식품연구원 부지 매각 관련 회의가 두 차례 열렸고, 2013년 7월 11일~9월 6일 사이 '식품연구원 부지 매각 건 등이 다뤄진 정부부처 회의(대통령 주재 회의 포함)'가 무려 35회나 있었던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국토부가 성남시에 보낸 압박 문건과 직무유기 문책 압박'의 배경으로 볼 수 있는 박근혜 정부의 전방위적 움직임이 언론에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총리실, "인적 문책" 지침 하달

22일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입수한 2013~2015년 국무총리 지시 '공직복무관리 업무지침' 문건을 보면, 박근혜 정부 국무조정실은 매년 초 '중점 추진사항'으로 '국정과제 및 정책현안과제 추진실태'를 강조했다. 정권 출범 직후인 2013년 3월 '국무총리 지시 1호'로 내린 업무지침에는 "새 정부 140대 국정과제 및 정책현안과제 중 추진이 부진한 과제는 실태를 점검해 원인분석 및 개선조치를 하라"는 내용과 함께 "부진원인 분석에 따라 시책·제도의 보완방안 마련과 함께 인적 문책(직무태만, 무사안일 등) 병행"이라고 써 있다. 이러한 문구는 2014년 1월, 2015년 1월 총리실 복무 지침 문건에서도 확인되는데, 특히 2015년에는 "국정 성과를 저해할 경우 실태점검 후 조치하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2013년 3월 하달한 국무총리 지시 제1호. 공직복무관리 업무지침 표지. 2024.1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2013년 3월 하달한 국무총리 지시 제1호. 공직복무관리 업무지침 일부. 국정과제 및 정책현안과 관련해 인적 문책을 명시했다. 2024.1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문제는 이러한 문건 내용들이 단순 공무원 업무 지침 차원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점에 있다. 총리실의 '공직복무관리 업무지침'은 매년 초 중앙부처뿐 아니라 안전행정부(행정안전부 전신), 경기도를 통해 성남시까지 내려왔다. 당시 성남시청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워치독>과의 통화에서 "총리 지침이 시달되면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외에 안행부가 자치단체에도 지침을 시달했다"며 "안행부가 뿌리면 경기도가 그걸 받아서 성남시에 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 증언은 행정안전부 문건으로도 확인된다. <워치독>이 입수한 '국무조정실 및 행정안전부 공직복무관리 업무지침 접수 현황' 문건 등에 따르면, 안행부는 2013년 4월 5일 공직복무관리 업무지침을 경기도에 통보했고, 경기도는 사흘 후인 4월 8일 성남시와 같은 기초자치단체에 공직복무관리 업무지침을 통보했다. 다음 해 업무지침도 역시 2014년 2월 21일 경기도에 통보됐다.  이 시기는 성남시가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매각 건으로 국토부로부터 압박받던 때와 겹친다.

국무조정실,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 경기도의 국무총리 하달 공직복무관리 업무지침 통보 현황. 2024.1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이 대표는 지난 9월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결심 공판에서 '협박'이라는 표현에 대해 "(박근혜 정부) 총리실에서 연초에 국책사업에 협조 안 하면 인적 문책한다,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는 등의 공문을 보내 직원들이 회람했다"며 "이런 식으로 압박을 하더라,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하더라 표현한 것이지, 구체적인 얘길 한 게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이 같은 공문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까지 나서서 성남시 전방위 압박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회의에 '국토부를 통해 성남시 식품연구원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추진한다'는 보고 문건이 올라간 사실도 확인됐다. 2014년 3월 12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 지역발전연석회의가 열렸는데, 이날 관계부처 합동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올려진 보고문건(지역주도 맞춤형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보면, 여러 공공기관 지방 이전 문제 중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소재 식품연구원 한 곳만 콕 집어 "용도변경 필요기관"이라고 적은 뒤 "국토부-지자체간 협의를 통해 종전 부동산(공공기관 지방 이전 뒤 수도권에 남은 이전 공공기관의 부지)에 대한 용도를 변경해 민간 매각 추진한다. 식품연구원의 경우 성남시 도시관리 계획 변경을 추진한다"고 한 사실이 확인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재한 2014년 3월 12일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 및 지역발전연석회의 관련 문건(표지). 2024.1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재한 2014년 3월 12일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 및 지역발전연석회의 관련 문건. 2024.1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이날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은 "우리가 성장을 해야 되는데 규제라는 '암'을 같이 안고 사는 것은 나라를 발전 시키지 못하는 것이고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생결단하고 (규제개혁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는데,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문건에 '성남시 식품연구원 용도변경 건'이 강조돼 들어있었던 사실은 크게 주목받지 않았다.

이 외에도 <워치독>이 입수한 식품연구원이 2021년 10월 작성한 '종전 부동산 매각관련 경과' 문건을 보면, 중앙부처 중심으로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매각 관련 회의가 수십 차례 열린 사실도 확인된다. 박 전 대통령의 이른바 "사생결단" 발언 직전인 2014년 2월 28일 오전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주재로 '지방이전 지연기관 대책회의'가 열렸고, 2014년 2월 21일 국토부에서도 관련 건으로 관계부처 합동회의가 열렸다. 2013년 12월 26~27일 국토부 주관으로 '종전 부동산 매각 방안 회의' '미착공 예상기관 대책회의' 등이 연달아 열렸고, 2013년 7월 11일~9월 6일 사이 '(성남시 식품연구원을 포함한) 종전 부동산 매각 관련' 건으로 대통령과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등이 주재한 정부부처 회의만 총 35회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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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연구원 종전 부동산 매각관련 경과 문건. 대통령 주재 회의,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주재 회의,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현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등이 35회 개최됐다는 내용이 확인된다. 2024.1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박 전 대통령은 이후 계기마다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언급했으며, 그때마다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주관 대책회의가 열리거나, 국토부가 용도변경 공문을 보내는 등 성남시를 압박한 정황이 여러 차례 확인됐다(☞기사 맨 아래 그래픽 일지 참고). 국토부가 성남시에 ▲2014년 1월 22일 ▲5월 21일 ▲10월 1일 ▲2015년 1월 26일 등 최소 4차례 공문을 보내 "용도변경에 적극 협조"하라며 압박한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관련 기사 : 18일자, 한성진 부장판사, '국토부 외압성 공문' 왜곡·무시했다). 특히 2015년 1월 26일 공문은 성남시가 용도변경을 승인하는데 쐐기를 박았다고 평가되는데, 이 공문을 보내기 약 일주일 전인 1월 18일엔 국토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기획국장이 직접 식품연을 방문했다는 기록도 확인됐다. 지자체로서는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정황이다.

2014년 2월 28일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주재 지방이전 지연기관 대책회의 결과. 2024.11.22.탐사보도그룹 워치독
 

감사원도 식품연구원 매각 압박에 동원

성남시 식품연구원 부지 매각 압박에는 감사원까지 동원된 정황이 있다. <워치독>이 입수한 감사원의 '2013년 3월 혁신도시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감사원은 지방 이전이 지연된 9개 기관 중 식품연구원을 콕 집어, "종전 부동산 이외에는 이전 재원이 없어 지방 이전이 불가피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감사를 받으면서 식품연구원은 감사원에 경위서를 제출해야 했는데, 식품연구원이 2012년 11월 9일 작성한 경위서 문건을 보면, "성남시에서 대기업 연구개발(R&D) 유치를 희망하고 연구시설 외의 용도 이용을 반대하는 입장 표명 후 매수문의가 일절 없다"며 매각 지연 관련 책임을 성남시에 돌리는 내용이 나온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뒤, 식품연구원은 2013년 3월 5일 성남시에 종전 부동산 매입을 요청했지만, 성남시는 이를 거부했다. 당시 모라토리엄(채무지급 유예)을 선언했던 성남시로선 들어줄 수 없는 요구 조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11월 9일 한국식품연구원이 감사원에 제출한 경위서. 성남시가 연구시설 외에 용도이용을 반대해 부동산 매수가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2024.1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2012년 11월 9일 한국식품연구원이 감사원에 제출한 경위서. 성남시가 연구시설 외에 용도이용을 반대해 부동산 매수가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2024.1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재판부, 대통령 주재 회의 등 판단 안 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34부 한성진 부장판사, 주심 이학인 판사, 배석 박명 판사)는 이 대표가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허위사실 공표"라며 유죄 선고를 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총동원되다시피 한 압박 정황들은 판결문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주재한 2014년 3월 12일 회의에 대해 한성진 판사는 "용도 지역 변경 수위가 특정되지 않았고, (…) 의무조항을 이용하는 것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며 중요하게 판단하지 않았고, ▲"인적 문책" 등 문구가 담긴 총리실 공직복무관리업무지침 ▲식품연구원 매각 문제로 2013~2014년 내내 수시로 열린 대통령과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주재 회의 등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았다. 

2013~2014년 당시 성남시청에서 과장급으로 근무했던 ㄱ씨는 <워치독>과 한 통화에서 "옛날 직원들과 만나 이야기하면 이구동성으로 식품연구원 압박 받았던 내용들을 이야기 한다"며 "그 당시 진행이 안되면 다른 부서에서도 압박했다"고 전했다. ㄱ씨는 "성남시 직원들 다수가 '압박이 없었다'고 재판에서 진술했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당시 이 대표가 시장일 때, 과장들이 (국토부 압박을) 보고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던 것까지 기억한다"고 밝혔다.                                      <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김성진·허재현·김시몬·조하준 기자 >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관련 주요 사건 시간별 정리. 2024.1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