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 지인’ 김한정씨 “명씨에 돈 주고 여론조사” 주장
김종인 “비서가 여론조사 책상 위에 올려 뒀다는데 못 봐”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 기자설명회를 마친 뒤 명태균·강혜경씨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오세훈 서울시장 지인’으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 후보자를 위한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의혹을 받는 가운데, 여론조사 내용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김 전 위원장과 김씨, 명씨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27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씨가 비공표 여론조사를 자신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을 두고 “과거에 있었던 비서한테 물어봤더니 그런 여론조사를 출력해서 내 책상 위에 놔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비공표 여론조사가 전달된 건 맞으나, 자신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다는 취지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이 여론조사를 봤는지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 쪽 후원자였던 김한정씨는 최근 명씨에게 비공표 여론조사 비용으로 3300만원을 대납했고 이 조사 결과가 김 전 위원장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 여론조사는 아예 보지도 않았냐’는 질문에 김 전 위원장은 “솔직히 얘기해서 그 당시에 하도 바쁘고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걸 전혀 잃어버리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명씨가 전달한 비공표 여론조사) 자체는 오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시장으로 만드는 데 아무런 영향력이 없었다”며 “그건 여러가지 여론조사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 자체가 명씨가 얘기하는 식으로 ‘자기가 오세훈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김한정씨가 명씨에게 3300만원을 주고 여론조사를 돌린 이유’를 두고는 “그거는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며 “자기네들끼리 알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돈을 줬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연합
 

이와 관련해 오 시장과 명씨, 김씨와의 관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김씨가 명씨 쪽에 3300만원을 보낸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명씨가 2021년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캠프에 찾아왔는데 싸움이 일어나 (명씨와) ‘다시 볼 수 없는, 만날 수 없는 상태로 헤어졌다’고 보고받은 뒤 잊어버렸다”며 “김(한정) 사장이란 분이 추후 3300만원을 줬다, 혹은 그 이상의 액수가 갔다는 것을 저로선 관심도 없고 알 수도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측근 ㄱ씨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씨는 예전에 철강 대리점을 했던 분으로 재력이 좀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오셔서 가끔 밥도 같이 먹었다. 그러나 캠프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갖고 있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씨 고향이 창원이라 명씨와 속된 표현으로 의기투합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씨가 이사장을 맡았던 사단법인 ‘공정과 상생학교’(공생학교)는 이사진 대다수가 오 시장 당선 직후부터 서울시 유관기관의 임원으로 취업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공생학교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공생학교에 오세훈 사람들이 많았다. 공부하는 프로그램 비슷하게 (운영)해서 1기수 정도 하고 문을 닫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한겨레 허윤희 장수경 손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