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윤석열이 조사에 전면 불응함에 따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석 조사에 거듭 불응하고 있는 가운데,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에게) 오전 10시 출석을 통보했는데 나오지 않았다. 출석을 불응하겠다는 의사나 연락은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법원 판례상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수사기관 수사에 불응할 경우,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강제로 조사실로 불러 조사에 나설 수 있다. 강제구인이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법과 절차에 따른 게 강제 구인 검토”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 검사가 서울구치소에 출장조사를 가는 방안에 대해선 “조사가 시급한 상황이라 구치소 현장조사도 완전히 배제한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조사를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앞서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영장당직 부장판사는 19일 새벽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공수처에 내줬다. 이후 공수처는 전날과 이날 윤 대통령에게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 통보했으나, 윤 대통령은 모두 불응했다.  <강재구 기자>

 

구속된 윤석열 쪽, 오늘도 “공수처 출석 어렵다”

“탄핵 심판은 곧 출석할 것”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20일 오전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 쪽 변호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윤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에 오늘 출석하는지’ 묻는 취재진 응답에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 출석에 대해선 “곧 출석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사건 3차 변론기일은 21일에 열리고, 23일엔 4차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윤 변호사는 법원에 구속 여부를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구하는 구속적부심 청구에 대해선 “미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영장당직 부장판사는 19일 새벽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공수처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에게 전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이날 조사가 무산되면서 공수처는 강제로 조사실에 출석시키는 강제인치 또는 구치소 출정조사 방안 등을 두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 강재구 기자 >

 

공수처 “신변보호 요청…윤석열 구속기한 연장 시 2월7일까지”

“공수처 차량 블랙박스 경찰에 제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종료된 18일 밤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의 앞유리 등 차체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로 파손돼 있다. 연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경찰에 윤석열 지지자들에게 위협을 받고 있는 소속 검사·수사관들에 대한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2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할 경찰서에 협조를 받아 수사팀 인원에 대해 신변보호를 요청 중”이라며 “관할 경찰서와 상호 협의됐고, 신변보호 이 사건 종료 시까지 정도로 (이뤄지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 검사 및 수사관들은 1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직후 공수처로 복귀하는 길에 윤 대통령 시위대로부터 위협을 받았다. 당시 시위대는 공수처 차량 이동을 막아선 뒤 차 유리창을 깨고 타이어에 구멍을 내고 차체를 흔드는 등 수사팀 인원들을 위협했다. 수사관 1명은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전날 경찰에 (차량) 블랙박스를 제출했고, 차량에 탑승한 검사와 수사관이 (경찰에) 피해를 진술한 거로 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1차 구속기한은 오는 28일까지며, 법원이 구속기한 연장을 허가할 경우 2월7일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공수처는 대통령에 대한 수사권한만 있고 기소권은 없어 구속기한 중간에 검찰에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첩 시기는) 검찰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예정된 공수처 출석 조사에 재차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된 이후, 공수처가 통보한 출석조사에 모두 응하지 않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강제 구인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겨레  강재구 기자 > 

 

윤석열, 체포 전 “총 쏠 수 없나”…김성훈 “알겠습니다”

경찰 특수단, 경호처 관계자 진술 확보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김경호 선임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 닷새 전 대통령경호처 부장단 오찬에서 총기 사용 검토 지시를 했고 김성훈 차장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진술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서울서부지검은 경찰이 신청한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라는 이유 등으로 불청구했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통령경호처 부장단과 오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 부장단과 오찬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한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 때) 총을 쏠 수는 없냐”라고 물었고 이에 김 차장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진술을 대통령경호처 관계자에게서 확보했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 출석하고 있다. 김 차장은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 3일 특수단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함께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대통령경호처가 스크럼을 짜고 막으면서 결국 체포에 실패했다. 이후 추가 집행이 예상되자 윤 대통령이 총기 사용 검토 지시를 했고 김 차장은 이같은 지시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앞서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 때 무력사용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지시에 총기 사용이 포함됐고 김 차장이 이를 받아들인 사실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특수단은 김 차장이 윤 대통령의 극단적인 지시까지 받아들인 만큼 증거인멸을 물론 윤 대통령과 자신의 지시에 불응한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들에 대한 보복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 18일 서울서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차장이 지난 17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구속영장을 불청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한겨레에 “법과 절차에 따라 기각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 한겨레  정환봉  이지혜  김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