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으로 구치소 체험 방문 아니라 내란 수괴 혐의로 수감됐던 사실 잊지말라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야당은 “국민들은 내란 트라우마로 잠 못 이루는데, 내란 수괴는 구치소에서 두 발 뻗고 숙면을 취했느냐”고 성토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9일 논평을 내어 “내란 수괴 윤석열이 체포 52일 만에 풀려나면서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 구치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 점이 많은 곳’이라며 국민께서 뒷목 잡을 황당한 소리만 늘어놨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뒤 부인 김건희 여사·정진석 비서실장·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과 관저에서 만찬을 하며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변인은 “국민들은 내란 트라우마로 잠 못 이루는데, 구치소에서 두 발 뻗고 숙면을 취했습니까?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끝이 없는 내란 수괴의 뻔뻔함에 할 말을 잃었다”며 “대통령으로서 구치소에 체험 방문한 것이 아니라 내란 수괴 혐의로 수감됐던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지침을 내린 데 대해서도 한 대변인은 “탄핵 소추되어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에게 남아있는 대통령실 지휘 권한은 없다”며 “정신 차리시라”고 일침을 놨다. 한 대변인은 이어 “잠시 구치소에서 벗어나니 웃음이 나느냐”며 “내란 면죄부를 얻은 양 행동하며 국민 분노를 불러일으키지 마시라. 다시 돌아갈 날이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 엄지원 기자 >
김용현, 탄핵 찬성 대학생에 “악의 무리” 또 옥중편지

감옥 안에서도 “헌법재판관들을 처단하라”는 섬뜩한 선동을 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대학생들을 두고 ‘악의 무리’라고 지칭하는 듯한 옥중편지를 공개해 또다시 논란이 예상된다.
반여성주의를 앞세운 ‘신남성연대’의 배인규 대표는 8일 김 전 장관이 자신 앞으로 보낸 옥중 편지를 공개했다. 전날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김 전 장관의 편지를 보면, 김 전 장관은 “자유대한민국의 수호를 위한 구국의 일념, 위국헌신의 결단을 존중한다”며 “지난 한남동에서의 맹활약과 함께 2030 청년들을 이끌어주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특히 최근 대학생들의 탄핵반대 시국선언에서 ‘악’의 무리들에 맞서 싸워주신 활약상을 잘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이 언급한 ‘활약상’은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린 이화여대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학교 쪽은 당시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지만 윤 대통령 지지를 위해 모인 학생들이 정문으로 이동해 밖에 있던 배 대표와 극우 유튜버 등과 합세하면서 순식간에 경비가 무너졌다. 캠퍼스 안으로 들어간 배씨는 탄핵에 찬성하는 이가 든 종이 손팻말(피켓)을 빼앗아 뜯어먹었고, 다른 남성들도 한 학생이 들고 있던 손팻말을 잡아 뜯어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배 대표는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와 함께 ‘윤석열 파면’이 적힌 현수막을 움켜쥐며 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이런 행태를 두고 교수·연구자 단체 10곳은 성명을 내어 “이화여대에서 하루종일 신남성연대 등 무지막지한 극우 유튜버와 반페미니즘 혐오 세력이 난동을 피웠다”며 “그자들이 바라는 것은 대학인 중에 윤석열 일당의 내란에 동조하는 자들이 많은 것처럼 왜곡·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지부·회원단체·연대단체 총 106개 단체도 성명을 내고 “이화여대 폭력은 묵과할 수 없는 반민주적·반인권적 여성혐오 폭력”이라고 규탄했다. 배 대표와 안씨 등은 집시법 위반, 폭행, 재물손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배 대표는 지난 3일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시국선언이 동시에 열린 중앙대 앞에도 나타났는데 할리우드 영화 속 악당 캐릭터 ‘조커’ 분장을 한 상태였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8일 쓴 옥중편지에서 헌법재판관 3명을 직접 거론하며 “불법 탄핵심판을 주도한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을 처단하라”고 적은 사실이 드러나 큰 논란이 일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전 장관은 “헌법재판관 처단하라”는 발언으로 인해 내란선동 혐의로도 고발된 상태다. < 한겨레 이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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