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서 열린 양국 고위급회담서 합의
루비오 국무 “이제 공은 러시아로 넘어갔다”
미국 "며칠 안에 러시아 쪽 만나 논의할 것"
우크라 부분휴전 원했으나 미 전면휴전 요구
미 중단했던 우크라 군사지원 정보공유 재개
유럽, 일제히 환영하며 러시아에 수락 촉구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 고위급 회담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30일간 멈추기로 합의하고, 러시아가 이에 동의할 경우 휴전은 즉시 실행될 수 있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휴전안은 미국이 제안한 것으로, 우크라이나의 동의을 얻어낸 미국은 며칠 안에 러시아 쪽과 만나 휴전안 수락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중단했던 군사지원 정보공유 재개
이날 합의 뒤 미국은 지난 2월 28일 백악관 정상회담 결렬 뒤 중단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과 기밀정보 공유를 즉시 재개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또 2월 28일 정상회담에서 결렬됐던 우크라이나 자원 공동개발협정을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한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날 회담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이크 월츠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과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루비오 국무 “이제 공은 러시아로 넘어갔다”
공동성명은 러시아가 휴전안을 수락할 경우 휴전은 즉시 실행에 옮겨지며,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합의에 따라 휴전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교섭을 하기 전에 서로 공격을 멈출 필요가 있다.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쪽에서 그럴 의사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휴전안을 러시아에 제시할 것이며, 그들이 이를 받아들이기를 희망한다”면서 “이제 공은 러시아 코트로 넘어갔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잠정 휴전에 동의하면 제2단계로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안전을 확보하게 해 줄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자세를 보였다.
러시아의 종전조건에 관한 논의 없었다
그러나 이날 논의에서는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4개 주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철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반대 등 러시아 쪽이 내건 정전조건들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아, 러시아가 휴전안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젤렌스키 부분휴전 원했으나 미국 전면휴전 요구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또 우크라이나가 요구해 온 안전보장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장기적인 안전보장을 제공해 줄 지속적인 평화를 향해 즉시 교섭을 시작”하기로 했으며, 휴전기간 중의 포로교환과 민간인 석방, 러시아가 강제로 데려간 어린이들의 귀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동성명 발표 직후 동영상에 담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공중과 해상에서의 ‘부분 휴전’을 제안했으나 미국이 지상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휴전을 촉구해 이를 받아들였다며, “러시아도 전쟁을 끝낼 의사가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계속할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로서는 미국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러 정상 며칠 내 전화협의, 위트코프 중동담당특사 모스크바로
공동성명 발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번에는 러시아에 가야 한다. 푸틴 대통령도 동의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푸틴 대통령과는 이번 주 내라도 전화로 협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러시아와 중요한 회담을 하는데, 훌륭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담당특사가 조만간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러시아 외교부의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이 며칠 안에 미국과 협의할 가능성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고 전했으며, 러시아의 한 기자는 SNS에 “푸틴과 트럼프의 (전화)협의가 금요일(14일)에 열린다”며 “단순한 전화회담 이상의 것이 될 것”이라고 썼다.
유럽, 일제히 환영하며 러시아에 수락 촉구
유럽은 두 나라의 이날 합의를 일제히 환영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총리는 이날 밤 두 나라 합의가 "획기적인 돌파구(breakthrough)"라며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제야말로 러시아는 휴전과 전투종결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15일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정상급 회의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자유를 향유할 수 있는, 공정하고 영속적인 형태의 종전을 맞을 수 있도록 밀어줄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협의 진전을 환영한다”며 “공은 분명히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다”고 했다. 또 “프랑스와 그 파트너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고한 안전을 보장하는 견고하고 영속적인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전향적인 진전”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포괄적이고 공정하며 영속적인 평화를 향해 가는 한 걸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공은 이제 러시아 코트에 있다”고 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간 협의에서 처음으로 나온 전향적 결과를 환영한다”며 러시아에 긍정적인 응답을 촉구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향해 중요한 일보를 내디딘 것 같다”며 “유럽은 공정하고 영속적인 평화의 실현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도 “우크라이나가 영속적인 평화와 안전을 추구하는데 큰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침략전쟁을 끝내는 것은 이제 러시아 몫”이라고 말했다. < 민들레 한승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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