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 취임을 보도하는 AP통신 
 

마크 카니 캐나다 자유당 대표가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캐나다 신임 총리로 취임했다.

카니 신임 총리는 14일(현지시각) 오타와의 캐나다 총독 집무실인 리도홀에서 메리 사이먼 캐나다 총독의 주재 아래 새 내각 구성원들과 함께 취임 선언을 했다.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국가원수이며, 캐나다 총독이 대리해 국가 주요 행사를 주재한다.

지난 9일 집권 여당인 자유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카니 총리는 취임식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전쟁과 주권 위협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관련 기사: 트럼프의 횡포...'창고 굴욕'이 떠오른 이유 https://omn.kr/2cj40 )

그는 "캐나다는 절대, 절대로 어떤 방식이나 형태로든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캐나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병하겠다고 밝히면서 트뤼도 전 총리를 미국의 주지사로 부르기도 했다.

카니 총리는 "우리가 조금 전 치른 의식(취임식)을 미국에서 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에서는 이런 내각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근본적으로 다른 나라"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존중하고, 그가 우리를 존중하길 기대한다"라며 "여러 측면에서 내 경험의 일부는 그의 경험과 겹치며, 우리 둘 다 조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경험에서 알고 있듯 우리는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협상을 통해 갈등을 풀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인 카니 총리는 2008년 2월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지내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버텨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2013년에는 외국인 최초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맡았다.

85.9% 압도적 득표율

현직 의원이 아닌 데다가 정치인으로서의 인지도도 낮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통'임을 내세우며 85.9%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 대표에 선출됐다.

AP통신은 "수십 년간 금융계에서 일하며 글로벌 위기와 격변의 시기를 헤쳐 왔던 카니가 이제 캐나다 총리로서 그 경험을 활용할 때가 왔다"라고 전했다.

카니 총리는 "부당한 외국의 무역 조치에 맞서 캐나다 노동자와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 새 정부의 우선순위"라며 "부정적인 태도로는 무역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뤼도 전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성명을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특권을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 윤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