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든 방면에서 포위했다” 주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항복한다면 생명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요청한 것에 답한 것이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국가안보회의 화상회의에서 “그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면 국제법과 러시아 연방법에 따라 생명과 적절한 대우를 보장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공감한다”며 “우리는 이 군인들에 대해 인도주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과 정치 지도부가 군에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라는 적절한 명령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으며 러시아는 이를 테러리즘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군에 포위돼 매우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군인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어제 푸틴 대통령과 매우 생산적이고 좋은 대화를 나눴다. 이 끔찍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마침내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종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 중이다. 8월 말에는 1300㎢까지 점령지를 늘렸으나, 하반기 이후 러시아의 공세에 밀리며 점령지를 상실해왔다. 러시아는 지난 11일 쿠르스크주 수자 지역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으며, “모든 방면에서 포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수자를 탈환하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에서 사실상 물러나게 된다. < 장현은 기자 >
푸틴 “휴전 옳다”면서도…협상 입지 다지려 시간 끌기 전략펴는 듯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안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휴전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논의할 문제가 많다”는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시간 끌기를 통해 러시아 쪽 요구를 더 반영하게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렘린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13일(현지시각) 열린 기자회견에서 “휴전 자체는 옳고 우리는 이를 확실히 지지하지만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면서 “최소 30일간 휴전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매우 유리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서부 쿠르스크를 완전히 탈환했다고 주장하며, 쿠르스크를 침공한 우크라이나군이 “완전히 고립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8월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를 전격 침공해 일부 지역을 점령했으며 러시아와 휴전 협상 때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생각을 내비쳐왔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최근 쿠르스크 대부분을 탈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미국 동료이자 파트너들과 논의할 필요가 있으며 아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할 것”이라며 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분명히 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발언은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가 모스크바에 도착해 크렘린 관료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계획에 대해 설명한 뒤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며 “푸틴 대통령이 매우 희망적인 발언을 했지만 완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세부 사항을 구체화하길 원하고 있다. 휴전 상황을 어떻게 검증할지, 휴전에 대한 통제는 어떻게 가능할지,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쿠르스크에서 벌어질 일 등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휴전이 성립되면 우크라이나 군인 모든 사람이 싸우지 않고 나올 것인가” 반문하며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라고 명령할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보좌관도 미국의 휴전 제안에 부정적 의견을 미국에 전달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13일 러시아 국영 언론에 “나는 이것이 우크라이나 군대를 위한 일시적 휴식일 뿐 그 이상은 아니라는 우리 입장을 (미국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입장에 대해 “교묘하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영상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 전쟁을 멈추길 원한다고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하길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모스크바에서는 휴전이란 아이디어에 조건을 부과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거나 가능한 한 오랫동안 휴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푸틴 대통령은) 종종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 대놓고 ‘안 된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전쟁이 계속돼 정상적 해결책이 불가하도록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구 언론들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러시아가 시간 끌기 전략을 취하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다. 이날 비비시(BBC)는 ‘푸틴은 휴전을 원하나 시간 끌기를 원하나’란 기사에서 “쿠르스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러시아가 강자의 위치에서 협상하고 강자의 위치를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충족하기 거의 불가한 조건이 산재해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김미향 기자 >
푸틴, ‘30일 휴전’ 수용 뜻 없어…트럼프 손에 쥔 카드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30일 휴전 제안을 수용하면서 공은 러시아에 넘어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용할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을 압박할 수 있는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휴전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정적 조처를 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실효성 있는 제재가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크렘린 고위 인사는 로이터 통신에 “푸틴 대통령은 현재 입장에서 휴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러시아는 현재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군은 막대한 손실을 보면서도 쿠르스크 지역에서 최근 점진적으로 전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중요한 카드로 보고 있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의 알렉산더 콜리안드르는 가디언에 “러시아의 지난해 대미 수출은 전쟁 이전과 비교해 80% 이상 감소해 약 3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1992년 이후 최저치”라고 말했다. 제재가 추가되어도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미국이 실질적으로 러시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유일한 금융 제재는 러시아 은행들이 에너지 수출 대금 결제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예외 조항을 철회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카드는 채찍 아닌 당근이다. 러시아의 서방 금융 시스템 접근 제한 완화, 일부 서방 기술에 대한 제한 해제 등이다. 다만 미국이 결심해도 유럽 동맹국들의 자체 제재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이 가장 경계하는 미국의 유일한 채찍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강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줄여왔기 때문에 미국이 군사 지원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포기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축소(비무장화) △러시아가 점령한 4개 지역(크림반도 포함)의 완전한 통제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30일 휴전을 받아들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카드’가 없는 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은 장기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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