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 집 뒤진다고 다이아 목걸이 나올 리 만무
윤석열 거주지 첫 압수수색…'건진 게이트' 관련
건진법사, 윤 부부 등에 업고 각종 청탁 브로커
'뒷북 수사' 정치검찰, 실제 의지 있는지 의문 커
신응석 남부지검장, 한명숙 수사 '위증교사' 연루
한동훈 법무 첫 인사 때 검사장 승진한 '윤 사단'
심우정·이창수·신응석 지휘라인…또 면죄부 쇼?
김건희 아직 참고인 신분…휴대전화 벌써 교체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의 거주지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무속인이자 정치 브로커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대통령 부부를 등에 업고 각종 청탁과 함께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가방 등을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한다는 명목이다. 그러나 여전한 '친윤' 정치검찰이 '면피용 수사쇼'를 연출한다는 의구심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정권 교체 뒤 특검 수사만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는 30일 오전 9시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아크로비스타 상가에 위치한 김건희 씨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과, 김 씨의 수행비서 2명의 자택도 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피의자 전성배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전직 대통령 사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은 오후 3시 40분쯤까지 6시간 넘게 진행됐으며 김 씨의 휴대전화와 PC를 확보해 포렌식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부부는 그간 갖가지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자택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공수처와 경찰은 내란 혐의와 관련해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 공관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경호처에 가로막혀 번번이 실패했다. 아크로비스타 사저도 경호 구역이기는 하지만 종전 한남동 관저처럼 형사소송법상 군사상·직무상 비밀을 요구하는 장소는 아니기 때문에 윤석열 파면 이후에 시도된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영장 집행이 가능해졌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지난 2018년 6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경북 영천시장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출마한 정재식 씨로부터 1억 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나아가 2020년 당시 통일교 2인자로 통하던 세계본부장 윤모 씨로부터 '김건희 여사 선물'이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백, 인삼 등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의 캄보디아 사업 등과 관련해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을 받기 위해 전 씨를 통해 윤석열 부부에게 청탁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실제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윤 전 대통령과 독대했다고 제 입으로 과시한 바 있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5월 통일교 창립 기념 행사에서 "제가 3월 22일 대통령을 뵈었다. 1시간 독대를 했다. 1시간 내내 한반도 서밋과 이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얘기했다"고 전했다. 또 2022년 12월엔 전 씨에게 "큰 그림을 만들자"는 문자 메시지도 보냈다. 윤 전 본부장이 대통령을 독대했다는 시점으로부터 3개월 뒤인 2022년 6월 13일 기획재정부는 향후 5년간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를 기존 7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증액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그해 11월 캄보디아 순방에 나서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통일교 계열 선문대를 압수수색하고 윤 전 본부장을 피의자로 조사했다. 윤 전 본부장이 전 씨에게 기도비 명목으로 3000만 원의 현금다발을 보낸 문자 메시지도 확보한 상태다. 윤 전 본부장은 금품을 건넨 사실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 씨는 이를 김건희 씨에게 전달한 사실이 없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잃어버렸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해당 목걸이는 영국 명품 브랜드 '그라프'(Graff)사의 한정판 제품으로 당시 가격은 6000만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전 씨는 2022년 3월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에게 "봉화군수 추천합니다" "합천군수 30년 친구 추천합니다" "성남시장 후보입니다" 등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며, 공천 대상으로 추천한 인물 중 일부는 실제 당선됐다. 전 씨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서울 양재동 한 건물에 윤 전 대통령을 위한 비밀 캠프를 차렸으며, 이후 대통령실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전 씨의 집에서는 '한국은행'이란 글자와 윤 전 대통령 취임 3일 후인 '2022년 5월 13일' 날짜가 적힌 비닐로 포장된 5만 원짜리 신권 묶음(일명 관봉) 5000만 원을 포함해 현금 총 1억 6500만 원의 뭉칫돈이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가 나온 이후에야 윤석열 부부에 대한 뒷북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건진 게이트'의 실체를 밝힐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남부지검장인 신응석 검사장이 실시간 보고를 받으면서 이끌었다고 한다. 신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와 한명숙 전 총리 불법 정치자금 사건 등을 수사한 이력이 있다. 특히 2010년 한 전 총리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수사할 때 법정에서 돈 전달 사실을 부인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 조사를 담당했으며, 한 전 총리의 유죄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한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검찰 모해위증교사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신 검사장은 '윤석열 사단'의 일원인 대표적 친윤 검사로 알려져 있다.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형사3부장으로 그를 보좌한 끈끈한 근무연이 있고, 윤석열이 검찰총장이 되자 서울남부지검 2차장으로 영전했다. 그러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첫 검찰 인사 때 청주지검 차장검사로 사실상 좌천된 데 이어 대구고검 검사, 서울고검 검사 등 한직을 돌았는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진행한 첫 검찰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의정부지검장으로 발령받았다.
심우정 검찰총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 등 윤석열 부부 관련 수사의 지휘 라인 면면을 볼 때 하나같이 무슨 기대를 걸 수 있겠느냐는 냉소가 나와도 무리가 아니다. 앞서 김건희 씨의 명품백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윤석열 부부를 둘러싼 무수한 부정비리 의혹을 덮거나 뭉개면서 면죄부 발급에만 골몰하던 정치검찰 행태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보여주기식 수사 시늉만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건진 게이트'의 경우 이제와서 압수수색을 한다고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아크로비스타에서 나올 리 만무하다. 검찰이 이날 김건희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고 하지만 김 씨는 벌써 오래전에 '명태균 게이트'가 본격화할 무렵이나, 적어도 12‧3 비상계엄 이후엔 교체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건희 씨는 아직도 미입건 상태의 참고인 신분에 머물러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3년 내내 윤석열 김건희 부부의 면죄부 자판기, 전속 로펌을 자처하던 검찰이 이제야 뒷북을 치고 있으니 면피용 쇼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무엇을 하다가 이제야 호들갑인가? 하이에나 근성의 발로인가, 아니면 수사쇼 후 면죄부 발급을 위한 '빌드업'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검찰이 그동안의 모든 범죄 혐의는 덮어둔 채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서만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의심을 키운다"면서 "수사하는 시늉만 하고 또 면죄부를 안겨줄 생각이라면 차라리 손을 떼기를 경고한다. 특검에 맡기는 것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도 "이제 와 압수수색을 한들 목걸이와 명품 가방이 집에 있을 리가 있겠는가? 아크로비스타 이웃사촌 심우정과 '윤건희'가 사전에 짜고 한 것은 아닌가?"라며 "증거확보가 아니라 특검 출범 전에 검찰의 영원한 보스 '윤건희' 방탄을 위해 증거인멸을 도와주러 간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 "검찰이 건진법사를 체포하고 그의 집과 법당을 압수수색을 해 장부와 컴퓨터, 휴대전화 3대를 압수한 시점은 지난해 12월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검찰이 청구한 건진법사 구속영장은 지난해 12월과 1월 두 차례나 기각됐다"면서 "검찰이 부실 수사를 한 것이다. 건진법사와 공범들이 증거인멸 할 시간을 확보해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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