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6개 부처 장관 인선…차관급도 단행
기재 구윤철·교육 이진숙·산업 김정관·보건 정은경
지방시대위원장 김경수, 경청통합수석 전성환 등
국정원 차관급 인사 3명 단행…식약처장은 유임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기획재정부·법무부·행정안전부·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장관급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 위촉과 함께 국정원 차관급 3명 임명, 식약처장 유임 등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민정수석과 경청통합수석 등 대통령실 참모도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이 대통령 장·차관 인선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구윤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를 지명했다. 구 후보자는 정통 관료 출신으로 분류된다. 경북 성주가 고향인 구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32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기재부에서 정책조정국장, 예산실장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기재부 제2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예산과 정책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강 비서실장은 구 후보자를 "자타공인 정책통'이라고 평가했다.
경제 사령탑이 임명되면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 라인업…정성호-윤호중-봉욱
지난 23일 11개 부처 장관 인선에 이어 이뤄진 이번 6개 부처 인선 발표는 법무부 장관, 행안부 장관과 함께 민정수석을 임명하면서 국민주권정부의 검찰개혁을 추진할 주요 인사들의 면면도 확인됐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는 내정설이 돌았던 5선 중진 정성호 국회의원이 지명됐다. 정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원조 친명그룹인 '7인회' 좌장이다. 이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개혁의 키를 쥐고 가야하는 자리인 만큼,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개혁 추진에 힘을 실어줄 인물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강 비서실장은 정 후보자에 대해 "국회 사법개혁특위위원장, 형사사법체계개혁특위원장, 법제사법위원 등을 역임해 사법 개혁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와 정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내실 있는 검찰 개혁의 아이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검찰청 폐지 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작업 등 검찰개혁 과제의 중요한 한 축을 맡을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5선 윤호중 의원이 지명됐다. 윤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내표, 비상대책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당초 법무부 장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강 비서실장은 윤 후보자에 대해 "국민 행복이 민주주의인 척도라는 신념을 가진 정책통"이라며 "보수적인 관료체계를 가치지향적이고 실용적 시스템으로 변화시키는 한편, 폭넓은 소통으로 중앙과 지방이 협업하는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검찰개혁을 이끌 법무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에 비검찰 출신의 5선 중진 의원들이 포진된 가운데, 민정수석에는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 봉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임명됐다. 검찰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비검찰 출신 법무부·행안부 장관-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균형과 내실을 모두 잡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봉 신임 수석은 대검 정책기획과장, 법무부 인권국장, 대검차장 등 요직을 두루 지냈으며, 2019년 검찰총장 후보로 윤석열과 최종 경합했지만 밀리자 사의를 표명하고 검찰을 떠났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으로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 전직 검찰 고위 간부들이 반대 입장을 낼 때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강 비서실장은 봉 신임 수석에 대해 "겸손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검찰 내외부의 신망이 두터우며 정책 기획 역량이 탁월하다는 평"이라며 "검찰 개혁 등 핵심 과제에서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육 이진숙·산업 김정관·보건 정은경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는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이름을 올렸다. 대전 출신의 이 후보자는 충남대 건축공학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충남대에서 건축계획학 석사, 일본 동경공업대에서 건축환경계획학 박사를 받았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전국 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장, 모교인 충남대에서 제19대 총장 등을 지냈다. 현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강 비서실장은 "충남대 첫 여성 총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을 맡았다"며 "미래인재 육성과 국가교육 균형발전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지명됐다. 전남 장성 출신의 김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36)회를 통해 공직에 들어섰으며,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선임 협조금융 전문가, 한국은행 국제경제부장,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 두산 경영연구원 원장 겸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강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는 기재부 정책기획관을 거치고 한국은행 근무 당시 특별공로상을 받는 등 열정 있는 관료로 인정을 받았다"며 "실물 경제를 경험한 핵심 인재로서 '지금은 성장에 집중할 때'라는 대통령의 철학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지명됐다.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지휘한 자타공인 방역 전문가다. 코로나 초기 방역 성과로 주목받으며 '국민 영웅'으로 불리기도 했다. 광주 출신의 정 후보자는 서울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보건학 석사, 예방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퇴임 후에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교실 임상교수로 임용돼 강단에 섰으며, 21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강 비서실장은 "정 후보자는 의사 출신으로 코로나19 당시 정책 수용 능력과 소통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보건 전문가"라며 "의료대란 등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각계와 소통해 해법을 제시할 역량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구윤철, 이진숙, 정은경 후보자의 경우 국민추천제를 통해 다수 추천이 접수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방시대위원장 김경수…오유경 식약처장 유임
국정원 차관급 인사도 단행…경청수석엔 전성환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위촉됐다.
강 비서실장은 "평소 균형발전과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분으로, 도지사와 국회의원 경험을 토대로 '5극 3특 추진' 등 대통령의 균형발전 전략과 자치분권 공약을 빠르게 현실화시킬 적임자"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경우 오유경 현 처장을 유임시켰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차관급 이상 인사가 유임된 것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
강 비서실장은 "학계와 관가를 두루 거친 전문가로, 해당 분야에서 보여온 역량을 고려했다"며 "무엇보다 유능함을 고려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결정"이라고 전했다.
국정원 1·2차장과 기조실장에 대한 인선도 이뤄졌다.
1차장에는 이동수 전 국정원 해외정보국 단장, 2차장에는 김호홍 전 대북전략단장을 임명했고, 기조실장으로는 김희수 변호사를 임명했다.
대통령실 인선으로는 봉 수석 외에도 전성환 경청통합수석도 이날 임명됐다. 경청통합수석은 시민사회수석을 확대개편한 자리다.
경남 하동 출신의 전 신임 수석은 부산대 사회학과를졸업했다. 대학 시절 농촌봉사활동을 한 것이 인연이 돼 1995년 충남으로 올라와 산기독교청년연합(YMCA)을 창립했고 2003년까지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국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방분권 국민운동본부 충남본부 사무처장으로 일했다. 전 수석은 충남도 정책자문위원, 서울시 대외협력보좌관, 세종교육청 비서실장 등을 지내는 등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방행정 경험을 쌓기도 했다.
강 비서실장은 "시민운동과 공공기관장 및 지방공무원 등을 거치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우리 사회의 낮고 작은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온 인물"이라며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경청과 통합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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